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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연동개념의《한국철학사전》발간

2011.8.9



현대와 같은 세계화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힘으로 다른 하나를 포섭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고유한 사상과 문화가 자신의 고유한 자질을 간직한 채로 하나로 어울려 무지개를 빚어내는 것이다. 21세기 세계시민성과 함께 비전이 요청되는 이 시점에서 2011년 7월, 동방의 빛에서《한국철학사전》이 발간됨으로써 세계인과 더불어 한국의 미래사회를 열어가는 귀중한 이정표가 될 것을 기대하게 된다. 비록 제목이 한국철학사전이지만 그 내용은 민간신앙, 민족종교, 불교, 유교, 도교, 기독교를 망라하고 있으며 우리 민족의 사상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종교적인 인물과 한국종교사상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한국사상에 그리스도교 철학이 들어가서 함께 융합되어 우리의 사상으로 전개되고 있음에 주목하게 된다. 아무쪼록 이번에 발간된 한국철학사전이 한국 종교학의 발전에도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

이 사전은 한국철학, 종교 그리고 정신사에 흐르는 기본 정신이 무엇인가를 묻는 물음을 통하여 한국사유에 나타난 철학개념들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편찬하였다. 한국철학 사유의 흐름을 발견하면서, 그 맥을 잇는 인물과 저서들을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한국철학의 독자성을 주장하는 민족주의적 패러다임이나 한국의 독자성을 부정하고 중국과 서구의 수용의 면에서만 보려는 사대적이고 오리엔탈리즘적인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모든 문화가 만나서 뒤섞이고 변용되고 그러면서 다른 문화의 차이를 인정하는 차이와 혼성의 입장에서 기술하는 원칙을 세웠다. 아울러, 중국, 일본, 인도, 서양 등 외국에서 수용한 것을 한국적으로 변용시켜 한국적 철학사유가 나타날 경우, 그것이 원래의 발생의미와 무엇이 다르며 어떤 변화과정에서 독창성을 갖게 되었는지에 대해 보충하여 ‘비교철학’ 관점에서 기술하도록 함으로써 이 사전이 한중일 상관 연동철학 사전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도록 하였다.

무엇보다도 핵심용어의 경우, 개념의 출전, 개념의 원래 의미 풀이, 개념이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서 변용된 의미, 개념이 갖는 위상, 현재적 의미 등을 차이의 관점에서 기술하도록 하였다. 핵심사상가의 경우, 그 사상가의 일생을 사회적 맥락에서 기술하면서 사상 내용, 사상이 갖는 사회맥락에서의 의미, 사상의 계보와 현재적 평가 등을 차이의 관점에서 기술하도록 하였다. 핵심저술의 경우, 저술의 개괄, 구성, 저술에 담긴 사상의 지식사회학, 저술의 영향과 계보학, 현재적 의미 및 평가 등을 차이의 관점에서 기술하도록 유의하였다. 동시에 한국철학의 기본사유를 통하여 한국적 불교, 한국적 도교, 한국적 유교, 한국적 기독교 사상의 맥이 상통할 수 있도록 상호 긴밀한 연결고리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처럼 한국철학의 사유분야의 생산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도록 하는 철학용어 표준화 작업을 위하여 여러 차례 회합을 통해 서로 간의 의견 차이를 조율하고 집필진이 함께 검토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이 사전은 철학개념의 핵심 용어를 표준화된 형태로 제시하고, 이에 대한 해설을 함으로써 장차 한국철학사전과 연동되어 있는 일본철학 개념, 중국철학 개념을 함께 발굴하는 형식으로 구성함으로써 일본과 중국에서도 한국과 연동된 개념, 인물, 저서를 발굴하고 상관연동 술어를 찾아가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이번에 발간된 한국철학 인명사전에 배제된 인물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과 후속 연구를 통하여 꾸준히 보완하여 정비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이처럼 한국철학사전발간은 철학의 빈곤시대에 올바른 한국철학의식을 세우고 한국 사람으로 우리의 정신과 얼을 발굴하여 서로 화합하고 상생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모두가 물신(物神)을 향해 치닫는 이 시대에, 한국철학사전편찬위원회의 일원으로서 한국의 철학, 종교, 정신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신 분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끝으로 본 철학사전의 제안자는 공공철학 교토포럼의 김태창 공동연구소장이다. 이 제안에 대하여 사명감을 갖고 흔쾌히 발행을 맡은 사람은 ‘동방의 빛’ 출판사 박종도 사장이다. 그리고 집필은 각 분야별 전문가가 맡았다. 단군사상과 민족종교는 김용환 교수, 고대 사상과 삼국시대 사상은 이도흠 교수, 불교철학은 조은수 교수와 김천학 교수, 유교와 실학사상은 이기동 교수, 기독교 사상은 이정배 교수가 편찬 및 집필위원으로 참여하였다. 또한 각 분야마다 관련학자들께 청탁을 하여 석길암 교수를 비롯하여 총 34분의 전공 교수님들이 함께 집필하였다.

김용환_

충북대 윤리교육과 교수, 한국윤리교육학회장 교수

sunyanan@cbu.ac.kr


주요저서로 《세계윤리교육》,《종교윤리와 정산사상》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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