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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레터

131호-다문화 사회의 종교를 묻는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 2011. 4. 26. 16:22

다문화 사회의 종교를 묻는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 2010년 하반기 정기 심포지엄-

2010.11.9


이번 학술대회는 다문화 시대로 접어든 한국사회에서 종교의 위상과 종교연구의 방향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국내 거주 외국인의 수가 1백만을 돌파하면서 한국사회는 급격하게 다문화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다문화사회로의 진입은 우리사회를 보다 역동적이고 활력있는 사회로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이와 반대로 우리사회를 엄청난 혼란과 갈등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 최근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한 공단지대나 다문화 가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문화적 갈등 현상은 다문화시대를 맞이한 우리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막중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정부에서는 몇 년 전부터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정책적 차원에서 여러 대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관주도의 다문화 정책은 외국인 노동자나 결혼이주 여성, 다문화 가정의 자녀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언어 교육, 일회성 행사 등에 치우쳐 장기적이고 심층적인 접근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교육학, 사회학, 인류학 등의 학문분야에서는 다문화 사회가 초래하는 문제점에 대해 보다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접근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들 학문의 경우 다문화 사회의 종교에 대한 관심과 분석은 상대적으로 약해 보인다.

그러면 왜 다문화사회의 형성에서 종교는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가? 첫째, 다문화사회의 등장은 다민족, 다인종 사회의 출현을 의미할뿐 아니라 다종교사회의 출현을 의미한다. 물론 우리사회의 경우 오래전부터 유교, 불교, 천주교, 개신교, 신종교, 민간신앙이 공존하는 ‘다종교사회’로 특징지어져 왔지만, 최근의 종교지형은 과거의 ‘다종교상황’과는 구별되는 ‘다문화 다종교지형’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둘째, 종교는 다문화 사회에서 살아가는 이주민들의 삶의 정체성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종교는 이주민들과 그 자녀들의 삶의 방향을 제시할뿐만 아니라 그들의 공동체의 기반 역할을 한다. 셋째, 현재 한국 종교계는 이주민의 삶이 처한 열악한 상황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데 종교계의 이러한 몸짓 속에는 ‘선교의 정치학’이 작동하기도 한다. 따라서 현재 한국의 다문화 상황이 지닌 독특성을 해명하고 다문화 시대가 초래하는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종교에 대한 관심과 분석이 필수적으로 요청된다.

서구사회는 우리보다 먼저 다문화사회를 경험하였다. 유럽과 북미의 경우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나름의 길을 모색해 가고 있다. 몇 년 전 프랑스에서 일어난 이주민 2세들에 의한 시위와 폭력 사태는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따라서 한국사회의 다문화 현상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서구사회가 겪은 역사적 경험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먼저 독일과 캐나다의 사례를 중심으로 서구국가들의 경험을 분석하는 2편의 논문이 발표될 것이다. 이어서 국내 천주교와 개신교의 사례를 분석하는 2편의 논문이 발표된다. 마지막으로, 다문화 사회 속에서 결혼 이주여성의 삶이 어떻게 규정되고 있는가를 규명하는 논문과 다문화 시대의 종교교육이 지닌 특성을 규명하는 논문이 각각 발표된다.


2010. 11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소장 윤승용
한국학중앙연구원 문화와종교연구소 소장 강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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