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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보신문]종교, 영원히 번성할까 아니면 소멸될까?

[1246호 / 2014년 5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병두 문화체육관광부 종무관 2014.05.26

 

 

‘종교전쟁-종교에 미래는 있는가’는 ‘무신론자를 자처하는 과학철학자 장대익’, ‘끊임없이 과학과의 소통을 추구해온 신학자 겸 목사 신재식’과 ‘종교학자 김윤성 교수’가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의 주선으로 이메일을 통해 나눈 대화와 좌담을 엮어 만든 것이다.

책 제목만으로는 얼핏 ‘종교 간의 전쟁’으로 이해하기 쉽지만, ‘종교와 반(反) 종교 사이의 갈등과 불화가 점점 깊어지고 그래서 종교가 소멸할지도 모른다’는 것이 저자들의 진단과 염려이다.

실제로 이제 종교와 종교 사이의 갈등과 분쟁을 넘어, 종교 자체를 부정하는 반(反)종교 움직임이 점점 큰 목소리를 내고 있고 이 움직임에 동조하는 기운도 전 세계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이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그룹도 마르크스주의자나 일부 철학자들에 머물지 않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만들어진 신’을 써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리처드 도킨스를 선두로 하는 생물학자와 물리학자들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 걸쳐있다.

어쨌든 이 반(反)종교 운동에 참여하는 이들은 전통적인 반(反)종교 운동가들, 이제까지 ‘특정 종교 전통에 속해 있었지만 너무 실망이 커서 종교 자체에 대해 회의를 품게 된 자발적 종교 이탈 그룹’, 그리고 이렇게 종교에서 이탈해서 이제는 적극적으로 ‘종교는 백해무익하다’며 큰 목소리를 내게 된 사람들까지 그 범위가 매우 넓고 층도 두껍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세계 곳곳에서 종교가 번창하고, 불황과 관계없이 종교 산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그럴 리가 없다’며 종교의 끝없는 번영을 점치면서 정 반대의 견해를 보이는 이들도 많다.

실제로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도 이처럼 상반되는 두 주장의 가능성을 쉽게 엿보았듯이 종교의 미래에 대한 정답을 찾기는 아주 어렵다. 어쨌든 종교가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여 세속 권력 위에 군림하고, 계속해서 신도들의 충성을 받을 가능성은 있는가?

이 책의 공동저자인 세 사람의 공통점은, 모태 신앙으로 개신교를 거의 ‘숙명’처럼 안고 태어나 젊은 시절까지 개신교도로 살다가 확 ‘깨어났다’는 점이다.

오랜 동안 이메일로만 의견을 주고받으며 토론을 하던 세 사람이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마지막 장 ‘대화, 종교 없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나요?’에서 딱 한 구절이 이 책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리처드 도킨스가 제기했던 문제인 종교의 박멸, 혹은 종교의 죽음은 정말 가능한 일일까요? 어떻게 보시는지요?”(사회)

“종교를 죽이는 제일 좋은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간단합니다. 돈을 많이 주면 종교는 죽습니다.”(신재식)

“맞습니다.”(장대익)

“모처럼 셋이 만장일치네요.”(김윤성)

“종교에 돈이 많아지면 망한다”고 하는 사람이 누군가? 바로 신학자이자 현직 목사이다. 목사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얼핏 보기에 한국 개신교가 총체적인 어려움에 놓인 것 같지만 그래도 그곳에 희망이 있는 이유는, 이처럼 ‘이게 아닌데…’하는 사람들 덕분이리라.

 

 

출처 링크: http://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82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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