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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민, [21세기 人文學 리포트] 종교를 인정하는 사회주의 국가, 중국

 

 

[MK뉴스]2012.06.29

 

 

 

한국의 최대 교역국은 어느 나라일까요? 한국과 유학생 교류가 가장 많은 나라는? 한국 개신교 선교사가 가장 많이 진출한 국가는? 모두 중국이다. 2011년 기준 한ㆍ중 교역 규모는 22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인적 교류는 약 650만명이나 된다. 우리가 중국을 보다 더 많이 배우고 제대로 이해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중국을 이해하고자 할 때 가장 난감한 영역의 하나가 종교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중국은 종교에서도 한국과 가장 관계가 깊은 국가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연원된 유교와 도교가 우리에게 미친 영향은 불문가지일 만큼 어마어마하다. 전통 종교의 하나인 불교 또한 중국을 통해 전래되었고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다. 한국인(이승훈)이 최초로 세례를 받은 곳이 중국이고, 한국을 최초로 방문하고 순교한 신부도 중국인(주문모 신부)이었다.

 

그런데 중국의 집권당은 유물주의(唯物主義) 세계관을 신봉하는 마르크스주의 정당, 공산당이다. 공산당원은 종교를 신앙할 수 없고 무신론자여야 하며 무신론을 선전해야 한다. 중국은 총인구 대비 종교인구 비율이 10%도 안 된다고 공식적으로 밝혀왔다. 전 세계에서 북한 다음으로 종교인구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가 중국일 것이다. 13억 인구 중 약 1억명의 종교 신자가 있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공식적 언명이다.

그런데 개혁개방 이후 종교인구의 괄목할 만한 증가가 확인되고 전국적 종교인구 분포도 달라지고 있다.

중국의 종교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국의 종교정책을 알아야 한다.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종교의 존재를 긍정하고 있는 근본 이유를 중국의 종교정책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헌법에는 종교 신앙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종교를 이용하여 사회질서를 해쳐서도 안 되고, 공민의 신체 건강에 위해를 주어서도 안 되며, 국가의 교육제도를 훼손해서도 안 된다고 단서 조항을 붙였지만 정상적인 종교 활동을 보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면서도 종교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서로 연관된 이유로 설명되고 있다. 하나는 중국이 사회주의 초급 단계에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종교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종교에 대한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고유한 이해 때문인데, 이른바 `종교오성론(宗敎五性論)`이 바로 그것이다. 곧 종교존재의 장기성(長期性), 종교행위의 군중성(群衆性), 종교문화의 민족성(民族性), 종교표현의 국제성(國際性), 종교문제의 복잡성(複雜性)으로 설명되는 중국 종교의 다섯 가지 특징이 중국의 종교에 대한 이해이자 종교정책의 토대다.

 

중국 정부는 그러한 토대 위에서 종교정책을 펴고 있다. 종교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첫째고, 종교를 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둘째며, 사회주의와 종교를 상호 적응시키는 것이 셋째다.

 

소수의 종교와 종교인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전면적이고 강력한 종교정책의 추진은 사회주의 초급 단계에 있는 중국을 이해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중국 종교는 중국인들의 삶이자 문화이며, 중국 정부와 공산당도 종교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 종교의 현실은 사회주의 국가 중국을 직시하는 창(窓)이 될 수 있다.

 

 

[류성민 한신대학교 종교문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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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링크: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397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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