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뉴스 레터

331호- 종교기업의 역할과 과제(전명수)

한국종교문화연구소 2015. 2. 3. 21:44

                                 종교기업의 역할과 과제

 

                       
                              

 

2014.9.9

 

 

 

        최근 종교기업에 관한 연구논문을《신학과 사회》제28집 1호에 게재하였다. 여기서 ‘종교기업’이란 종교를 경영에 내세우는 기업 외에도 종교를 전혀 드러내놓지 않으나 경영주의 종교적 신심이 경영에 반영되는 기업 모두를 가리킨다. 종교기업에 관한 관심은 이미 2004년도 신원과 이랜드를 중심으로 한국의 경제발전과 개신교의 역할을 고찰(《종교연구》제36집)할 때부터 시작되었다. 이러한 논문을 쓴 배경에는 중고등 학생 시절부터 익숙해진 신원의 “일요일은 쉽니다”라는 TV 광고가 있었다. 초과 근무가 다반사였던 당시 노동계에 그 광고는 무더위를 날리는 청량제 같았다. 종교와 경제발전의 상관성에 대한 관심은 필자의 이런 소박한 믿음에서 출발했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경제제도이므로 기업에게 기대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경제제도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것이다. 그것은 여러 학자들이 지적하듯이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여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경제활동인구를 대상으로 고용을 제공하며, 이윤을 창출하여 주주와 투자자의 배당을 증대시키고, 미래의 국가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기업의 위상과 역할이 보다 강화됨으로써 기업에게 단지 이윤 추구만이 아닌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한 주체자로서의 능동적인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이것은 종교기업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종교기업의 경영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특성은 기업 이윤의 사회적 전지구적 환원이다. 이것은 선교의 일환일 수 있으나 그 대상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난한 이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종교기업의 사회적 기여도 많지만 ‘종교’기업의 핵심가치는 본래 여기에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종교적 기부행위와는 별도로 종교기업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다양한 방면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종교기업의 사회적 기여와 비판을 분석해보면 그 특성이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종교기업은 한편에 종교를 다른 한편에 기업을 내세우는 기업형태이다. 먼저 자비, 사랑, 평화와 같은 기업의 종교적 가치가 지향하는 것은 고객우선이나 근로자 처우 등에서도 얼마간 반영되겠지만 이 점은 일반기업과의 큰 차이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오히려 종교기업의 사회적 기여가 경영에서의 종교이념의 구현으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종교기업의 경영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특성은 기업 이윤의 사회적 전지구적 환원이다. 이것은 선교의 일환일 수 있으나 그 대상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난한 이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종교기업의 사회적 기여도 많지만 ‘종교’기업의 핵심가치는 본래 여기에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종교적 기부행위와는 별도로 종교기업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다양한 방면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종교기업의 사회적 기여와 비판을 분석해보면 그 특성이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종교기업은 한편에 종교를 다른 한편에 기업을 내세우는 기업형태이다. 먼저 자비, 사랑, 평화와 같은 기업의 종교적 가치가 지향하는 것은 고객우선이나 근로자 처우 등에서도 얼마간 반영되겠지만 이 점은 일반기업과의 큰 차이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오히려 종교기업의 사회적 기여가 경영에서의 종교이념의 구현으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업의 종교는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으나 기업에 가장 큰 경제적 이득을 제공하는 고객을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의 종교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포용하고 있는 것이다. 가톨릭기업인 평화드림 산하 평화상조도 종교에 상관없이 고객을 받아들이고, 동국대 경주병원은 직원 채용에서 “자비정신으로 인류의 건강한 삶에 이바지하는 사람”이란 규정을 둠으로써 불교신자를 대상으로 한 것임이 드러나지만 그렇다고 환자를 종교별로 차별화해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개신교기업임이 공인된 신원에서는 각 파트별 직원채용의 공통사항 중 하나에 “기독교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자”라 해서 아마도 기독교신자나 잠재적 신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러나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을 종교에 따라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또 하나는 종교기업의 대부분이 기독교(개신교) 기반 기업이고, 종교기업들에 대한 비판이 기독교 비판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개신교의 타종교에 대한 배타성이나 해당 종교기업의 선교에 대한 강력한 열망과도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정도경영을 더욱 확실히 하면서 각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최선의 그리고 균형적인 관심과 배려를 보여준다면 기업이 오히려 그러한 종교적 비판을 극복할 수 있는 도구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종교기업에 대한 비판이 오히려 그 종교에 대한 신뢰의 역설적인 표명일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교기업은 경제성장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경제성장이 재화(財貨) 및 서비스 생산의 지속적인 증가와 확대를 뜻한다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으나 진정한 경제성장은 기업이 정도경영과 나눔활동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것으로, 이러한 기업문화의 조성에는 종교기업이 큰 몫을 담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종교기업은 의지와 노력에 따라 진정한 경제성장의 주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전명수_
고려대 인문대학 사회학과 조교수
54mschun@hanmail.net
주요 논문으로 〈정보화사회와 종교문화의 변용〉, 〈한국의 경제발전과 개신교의 역할에 관한 고찰〉, 〈현대적 불안의식과 종교의 역할에 관한 사회학적 연구〉, 〈종교와 대중문화의 관계 연구〉, 〈종교사회복지에 대한 비판적 고찰〉, 〈한국 종교와 정치의 관계〉 등이 있고, 저서로는 《뉴에이지 운동과 한국의 대중문화》, 《한국의 종교와 사회운동》(공저), 《21세기 종교사회학》(공저), 《화합사회를 위한 복지》(공저) 등이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