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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에 대한 생각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에 대한 소동파(蘇東坡, 1036~1101)의 해설이다. 소동파의 말에 따르면, 얼음을 저장하고 꺼내는 일은 양기(陽氣) 곧 양(陽)의 기운을 컨트롤하는 일과 관계가 있다. 양기가 천지(天地) 사이에 존재하는 방식은 불이 사물에 작용하는 방식과 같아서 너무 세력을 부리게 하면 안 된다. 12월은 《주역(周易)》의 임괘(臨卦)에 해당하여 양기가 아래에 엎드려 있는 형국(아래 괘 그림 참조)이므로 얼음을 땅 속에 갈무리함으로써 땅 속에 갇혀있는 양기를 제어하고, 2월은 대장괘(大壯卦)에 해당하여 양기가 막 땅 위로 올라와 세력을 떨치기 시작하는 때이므로 얼음을 처음 꺼내어 종묘에 제사지냄으로써 막 기세를 올리기 시작하는 양기를 제어하고, 4월은 건괘(乾卦)에 해당하여 양기가 최고조에 이르는 때이므로 얼음을 크게 내어 대부들에게 나누어줌으로써 양기의 막강한 기세를 제어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춘하추동 음양(陰陽)의 기운이 순조롭게 작용하여 자연재해나 기상이변이 없게 되고, 돌림병도 생기지 않아서 백성들이 억울하게 죽는 일이 없게 된다는 것이 소동파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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