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자의 시선으로 시작된 신화 연구, 그 이후 news letter No.807 2023/12/5 올해는 주목할 만한 종교학 서적이 잇따라 출판되는 반가운 일이 있었다. 지난 4월에는 유기쁨 선생님의 《애니미즘과 현대세계: 다시 상상하는 세계의 생명성》, 이어 7월에는 방원일 선생님의 《개신교 선교사와 한국종교의 만남》이 간행되었다. 이미 두 책의 학술적 가치에 대한 학계의 평가는 있었고, 여기서는 그러한 평가와는 별도로 개인 공부와 관련하여 신화 연구에 이 책들이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피력하고 싶다. 《애니미즘과 현대세계》는 고전 종교학의 애니미즘에 대한 이해, 더 나아가 애니미즘 개념을 새롭게 사유하고 해석하여 저자는 인류가 직면한 생태적 위기에서 이 세계와 다시 연결되는 길을 모색하였다...
사랑이 이기지 못하는 것도 있을까: 영화 〈납치〉(2023)에 관하여 news letter No.806 2023/11/28 팬데믹 상황에서 영화제들이 대폭 축소되거나 온라인 위주로 진행되어 현장을 찾아갈 수 없었지만, 올해 들어 많은 영화제가 정상화되어 비로소 몇몇 영화제의 현장을 찾아갈 수 있었다. 그중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던 영화 한 편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보았던 〈납치〉라는 영화다. (Rapito [Kidnapped]: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 이탈리아 등 3개국, 2020년, 125분. 2023년 5월 칸영화제 공개. 10월 부산국제영화제 초청. 2024년 국내 개봉 예정) 〈납치〉는 19세기 중반 이탈리아에서 있었던 ‘모르타라 사건’(Mortara Case)을 소재로 한..
‘최초의 헝가리인 한국 여행자’ 버이 피테르의 저서 《동양의 황제들과 황제국》과 《동반구에서》 news letter No.805 2023/11/21 버이 피테르(Vay Péter, 1863-1948)백작은 헝가리 최초로 한국을 방문한 가톨릭 주교이자 선교사제이다. 버이 백작은 헝가리를 건국한 7개 부족 중 하나인 유서 깊은 대귀족 가문인 버이가(家)의 일원으로, 애당초 외교관이 될 운명이었으나, 로마에서 학업을 마친 후 1898년 헝가리의 에스테르곰 대교구에서 사제로 서품되었다. 이후 버이는 헝가리에서 사제로 활동 한 후, 교황청의 고위 성직자로서 1903년부터 1914년까지 전 세계를 여행하며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기구 및 사업을 점검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버이는 ..
사회적 참사와 한국의 종교학계 news letter No.804 2023/11/14 필자의 지난 뉴스레터 - 〈다크 투어리즘에 대한 잔상: 순례지가 된 어느 영국 축구 경기장〉2023/6/6, 781호 – 의 내용이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를 염두에 둔 것이었듯이, 어느덧 반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도 이들 참사는 여전히 필자의 머리를 맴돌고 있다. 그 이유로는 같은 시기를 사는 대다수 한국인에게 그렇듯이, 예기치 못한 연이은 대규모 참사가 남긴 깊은 충격과 아픔을 비롯하여, 처벌 없는 진상규명과 함께 피해자들을 위한 추모/애도 공간 구축의 어려움, 피해자 가족과 시민들의 연대를 저지하는 부당한 공권력 행사 등에 대한 분노가 차곡차곡 쌓인 것도 한몫한다. 그런데 여기서 필자에게 한 가지 더 좌절감을 선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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