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丹)』, 정신세계사의 에소테리시즘, 그리고 국선도 news letter No.758 2022/12/20 1984년은 유리 겔러와 소설 『단(丹)』이 한국을 뒤흔든 해였다. 당시 어린아이였던 나는 TV전파를 타고 염력으로 숟가락을 구부리게 한다는 초능력자만 알았다. 나중에 보니 종교사(?)적으로 더 중요한 사건은 『단(丹)』의 출간과 이례적인 성공이었다. 기성 종교 위주가 아니라 대중의 종교적 관심이 드러난 사건들을 통해서 한 시대를 서술해 보는 ‘대중 종교사’나 ‘민간 종교사’ 같은 분야가 생긴다면 그 방면에서 두 사건은 1984년의 종교사를 장식하는 대표적인 일화가 될 것이다. 1980-90년대는 얼마 지나지 않은 과거이지만 20세기 후반기 한국 대중의 종교적 열망을 연구하기 좋은 시기인 것 같다..
비인간의 행위주체성 개념에 따른 새로운 신화읽기 news letter No.757 2022/12/13 우리 사회에서 마스크가 필수품이 된지 만 3년이 되어간다. 당장 마스크 사용상의 답답함보다는 폐(廢)마스크로 인해 닥쳐올 환경오염 문제를 생각하면 답답한 마음이 든다. 2020년 3월, 코로나바이러스19 확진자 급증으로 마스크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정부는 보건용 마스크에 대한 공적 공급제도를 시행했었다. 당시 정부에서는 마스크 구매 횟수와 수량을 제한했었는데, 이 제도가 시행되었던 137일 동안 조달청에서 무려 10억 장의 마스크를 공급했다고 한다. 그 이후 지금까지 우리는 손쉽게 다양한 마스크를 소비하고 있다. 곧 마스크에서 해방될 날이 오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마스크로 인한 문제들은 여전히 남..
무녀와 남격의 대결 news letter No.756 2022/12/06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총독부 유리건판 사진들이 온라인으로 공개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https://www.museum.go.kr/dryplate/), 내가 가장 먼저 검색해 본 것은 무당들의 사진이었다. 무녀, 무당, 굿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자 기대한 것보다도 훨씬 많은 사진들이 나왔다. 그 대부분은 1910년대에 도리이 류조(鳥居龍蔵, 1870-1953)에 의해 촬영된 것들이었다. 내친김에 몇 시간을 투자하여 그의 사진 자료 전체를 하나하나 살펴본 결과 무당들의 모습이나 굿 연행 장면이 찍힌 수십 장을 얻을 수 있었다. 좀 더 잘 알려진 서울대학교 박물관 소장 아키바 다카시(秋葉隆)와 아카마츠 치죠(赤松智城..
고혼(孤魂)을 위한 나라는 없다! news letter No.755 2022/11/29 가끔 어릴 적 품었던 궁금증이 새삼 이 나이에 다시 떠오르기도 한다. 그중 하나가 안전사고가 났을 때 TV에서 장관이나 총리 즈음 되는 자들이 머리를 숙이고 사과하고 사퇴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도대체 저 일의 직접적인 발단과 전혀 무관해 보인다 싶은 사태의 책임을 왜 그/그녀가 짊어져야 하는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것을 이제 겨우 조금 알 것도 같다. 1. “불교설화와 마음치유” 시간에 어쩌다 「장화홍련전」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장화홍련전은 효종 연간 실제 사건을 토대로 소설화한 작품으로 배경은 평안도 철산이다. 주인공 장화(薔花)와 홍련(紅蓮)은 배좌수의 딸로 계모 허씨의 계략에 빠져 억울한 죽음에 이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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