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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각의 종교학, 종교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찾아서

 

종교문화비평학회ㆍ한국종교문화연구소 2013년도 하반기 정기 심포지엄


 

 

2013.11.5

 

종교는 사유와 관념 체계만이 아니라 우리 몸을 통해 직접 느끼고 행하는 실천이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연구에서도 단지 텍스트와 교리, 관념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행위, 몸, 장소, 일상생활과 물품, 대중 매체 등 종교의 물질적 차원에 주목하는 연구가 최근 들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감각의 종교학’이라는 이름하에 종교현상의 감각적 차원을 전면적으로 고찰해 보고자 한다.

 

종교에 대한 연구는 다양한 측면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종교를 하나의 사유체계로 상정하고 그 구조와 본질을 논하는 담론에만 치중하다보면, 종교가 작동하는 데 필수적인 체화된 경험이나 느낌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하는 매체로써의 몸, 감각, 이미지 등은 간과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일차적으로 종교적 경험이 이루어지는 인간의 몸과 생생한 감각들에 다시 한 번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종교의 물질성 전반에 대한 연구와 관심 안에서도, 본격적으로 감각 자체에 주목해서 종교를 재서술해 보고자 하는 시도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감각은 종교경험의 가장 근저를 이루는 것이다. 감각은 주체와 객체, 인간과 신적 존재, 물질세계와 초월세계의 간극을 메워주는 궁극적인 매개이며, 인간은 감각을 통해 성스러움을 경험하고 표현한다. 따라서 종교의 관념적 사상적 표현의 한끝은 언제나 감각을 통해 경험되고 상상된 성스러움에 맞닿아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감각적 차원에 주목하여 종교를 재검토하고 재서술하는 작업은, 종교가 초월을 지향하면서도 항상 우리를 둘러싼 구체적인 사물들과 그 속에서 움직이는 우리의 몸을 토대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줄 것이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발표될 논문들은 고·중세 그리스도교, 티벳 불교, 현대 영화, 생태 의례, 사이버 의례 등 다양한 종교전통과 종교현상을 다루고 있다. 총 6편의 관련된 논문이 발표된다.

첫째, 고대 그리스도교를 다룬 논문은 단순히 이미지를 둘러싼 성상파괴/성상옹호 논쟁을 넘어서 그리스도교 주체의 형성 과정에서 시각적 신심(visual piety)의 역할에 주목해보는 글이다.

 

둘째, 중세 그리스도교를 다룬 논문은 특히 중세 후기에 유행한 ‘열리는 성모상(Vierge ouvrante)’과 제단화를 중심으로 그리스도교 신앙의 물질적 상상력을 보여준다.

 

셋째, 티벳 불교의 감각적 차원을 다룬 논문은, 탄트라 불교 수행에서 행해지는 감각기능을 활용한 시각화 명상 (visualization meditation)의 구체적인 양상과 내용, 의의 등을 조명해 본다.

 

넷째, 일본 영화 감독 소노 시온의 영화를 다룬 논문은, 라깡의 ‘응시’ 개념을 중심으로 소노 시온의 영화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영화의 감각적 측면과 ‘종교로서의 영화’의 측면을 함께 고찰해보는 연구이다.

 

다섯째, 생태의례를 다룬 논문은 생태운동 현장에서 행해지는 의례의 수행적 차원과 감각적 차원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현장성과 몸의 경험, 환경과 의례참여자와의 상호작용적인 측면을 조명하는 글이다.

 

마지막으로, 사이버 의례에서의 감각을 고찰하는 논문은, 한국의 불교 사찰/단체가 제공하는 온라인 의례의 콘텐츠를 분석함으로써 전통적 불교의례가 사이버 공간에서 어떻게 재구성되고 감각이 재배치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연구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이상과 같은 논문들을 통해 이미지/종교적 이미지, 종교 수행과 의례, 의례의 공간 등이 인간의 감각을 자극하고 특정한 경험을 유도하는 방식, 종교의 물질적 실천과 당대의 감각 문화와의 연관성, 감각적 경험이 종교적 주체 형성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한 논의들을 진행시켜 볼 것이다. 다양한 시대 다양한 종교현상의 감각적 차원과 그 종교문화적 의미를 검토해보는 이번 심포지엄이 감각의 공동체로서 종교를 논의해보는 소중한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 


                                                       2013. 11. 5

                                         종교문화비평학회 회장 장석만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소장 윤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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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문화비평학회ㆍ한국종교문화연구소

              2013년도 하반기 심포지엄

 

 

 

⊙ 제목: 감각의 종교학


⊙ 일시: 2013년 11월 30일(토), 오후2시


⊙ 장소: 만해NGO교육센터(전철 3호선 동대입구역 2번 출구, 우리함께빌딩 2층)


⊙ 주최: 종교문화비평학회


⊙ 주관: 한국종교문화연구소

 

★ 자료비: 5천원

⊙ 발표순서

제1발표
제목: 이미지와 응시: 고대 그리스도교의 시각적 신심(visual piety)
발표: 최화선 (한국종교문화연구소)
논평: 전예완 (서울대학교)

제2발표
제목: 중세 후기 “열리는 성모상(Vierge ouvrante)”과 그리스도교 신앙의 물질적 상상력
발표: 안연희 (서울대학교)
논평: 방원일 (서울대학교)


제3발표
제목: 티벳 탄트라 불교수행에서의 감각활용
발표: 조승미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논평: 차상엽 (금강대학교)

제4발표
제목: 소노 시온 영화의 '응시'와 감각의 종교: 욕망과 환상의 쌍곡선
발표: 박규태 (한양대학교)
논평: 구형찬 (서울대학교)


제5발표
제목: 생태의례와 감각의 정치
발표: 유기쁨 (한국종교문화연구소)
논평: 장석만 (종교문화비평학회)

제6발표
제목: 사이버 불교의례의 구성과 감각의 배치
발표: 우혜란 (한국종교문화연구소)
논평: 도태수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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