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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성,장대익,신재식, <종교 전쟁>, 사이언스북스, 2009, 648.

 

 

책소개


사이비 과학/사이비 종교 운동이 파고들 틈을 메울 수 있는 과학과 종교 간의 진지한 대화를 다룬 책이다. 전공과 입장이 서로 다른 세 소장 학자가 주고받은 13편의 편지와 10시간에 걸친 좌담 기록으로 이루어졌다. 과학과 종교 사이의 거대한 간극을 메우고 진정한 소통을 하는 데 필요한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주제들을 전면적으로, 아무런 감춤 없이, 그리고 진솔하게 다루고 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본격화된 기독교 근본주의와 이슬람 근본주의 갈등에서 시작해, 우주와 생명의 기원에서 인간 정신의 본질과 마음과 종교성의 비밀까지 들여다봄으로써 기존에 종교가 해 왔던 역할을 대신하려는 과학의 야심 찬 시도에 대한 종교와 과학의 갈등은 물론이고, 더 이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사회 발전의 장애가 되어 대중의 멸시를 받는 종교와 인간의 갈등 양상까지, 종교와 종교, 종교와 과학, 종교와 인간의 전쟁에 얽힌 다양한 주제를 오가며 지혜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세 저자들은 “왜 지금 과학과 종교가 문제인가?”, “종교의 유통 기한은 이제 끝난 것은 아닌가?”, “과학이 정말 종교의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는가? 그것은 과학의 오만이 아닌가.”, “창조 과학이 이렇게 번성하는 것은 어떤 징후인가?”, “종교는 미래에도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가?” 같은 질문들을 주고받으며 자신의 경험과 지식과 성찰을 최대한 짜내며 나름의 논의를 전개해 나간다.

 

목차

 

책을 시작하며
과학, 신학, 종교학의 만남과 진화를 꿈꾸며 장대익
1부 과학이 종교에게
편지 1.1
과학의 시대, 종교가 더 이상 필요할까요? 장대익
편지 1.2
종교와 과학, 원래 이웃사촌입니다 신재식
편지 1.3
종교와 과학의 논쟁, 행복하게 엿듣겠습니다 김윤성
2부 다시 과학이 종교에게
편지 2.1
반성 없는 과학, 중세 기독교와 다를 게 뭔가요? 신재식
편지 2.2
종교는 말살해야 할 정신의 ‘바이러스’일지도 모릅니다 장대익
편지 2.3
실재의 깊이는 종교나 과학보다 깊습니다 김윤성
3부 종교가 과학에게
편지 3.1
종교인은 과학을 어떻게 보나요? 장대익
편지 3.2.1
종교는 과학을 시녀로 보지 않습니다 신재식
편지 3.2.2
과학과 종교의 새로운 공존을 꿈꿔 봅니다 신재식
편지 3.3
9·11이 종교 전쟁의 결과라고요? 아닙니다 김윤성
4부 과학과 종교가 함께
편지 4.1
나의 창조 과학 탈출기 김윤성
편지 4.2
창조 과학과 지적 설계? 그것은 틀린 것조차 아닙니다 장대익
편지 4.3
창조 과학과 지적 설계론, 사이비 종교 운동이 기독교를 잡다 신재식
5부 대화: 과학과 종교의 미래
종교 없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나요? 신재식+김윤성+장대익
책을 마치며
친밀한 타자들의 대화 김윤성
더 읽어야 할 책들/참고 문헌/찾아보기/도판 저작권

 

출판사 서평

 

종교 전쟁을 끝낼 대화의 시작

과학과 종교의 새로운 만남과 진화를 꿈꾼다!

목사, 종교학자, 과학 철학자가 주고받은 뜨거운 지적 대화의 기록

지난 5월 (사)한국창조과학회는 논평을 내고 “진화론만 교과서에 싣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이라며 진화론만 가르치라는 교육부 지침을 폐기하기 위해 “헌법 소원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 단체는 일방적인 진화론 교육에 반대하는 한국진화론실상연구회, 좋은교사운동,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진화론대책위원회, 성경과학선교회, 지적설계연구회 등과 힘을 합쳐, 진화론은 문제가 많은 이론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선포’하고, 창조론을 과학 교육에 편입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한다. 진화론 교육 문제가 법정까지 가기도 하는 미국의 사정이 한국 사회에서도 재현되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야심 찬 시도는 종교 다원주의 사회인 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둘까? 호남신학대학교 신학과 교수이자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의 목사이기도 한 신재식 교수는 한마디로 창조 과학이나 지적 설계론 등은 사이비 과학조차도 아니고, 사이비 신학 수준에도 못 미치는 “문제 많은 종교 운동”이라고 일갈한다. 기독교 성서의 ?창세기?를 역사적, 과학적 사실의 근거인 양 들고 나오는 이들의 시도는 성서를 과학 논문 수준으로 격하시키고, 한국 교회의 보수성에 기생하는 “반기독교적인 종교 운동”이라고 비판한다.

또 진화 생물학과 생물 철학을 연구하는 과학 철학자로 동덕여자대학교 교양교직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장대익 교수는 자신들의 이론이 다윈주의 진화 생물학과 경쟁하는 과학 이론으로 자처하는 창조 과학과 지적 설계론이 “틀린 것조차도 아니”라고 단언한다. 진화론에는 어떤 이론도 사이비 과학이 될 수밖에 없는 엄격한 기준을 갖다대면서 자신들의 이론에는 한없이 관대한 “이중 잣대”의 논리에 의존하고, 과학자들이 말을 섞기 싫어서 그렇지 한번 제대로 비판당하면 순식간에 붕괴될, 제대로 된 연구 프로그램을 하나도 가지지 않은 사이비 이론이라는 것이다.

또 한신대학교 종교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는 종교학자 김윤성 교수는 과학 교육 과정에 창조 과학과 지적 설계론을 포함시키려는 시도는 국교를 두지 않고, 정교 분리를 규정하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에 직접적으로 반하는 “위헌적인 시도”라고 규정한다.

본질적으로 반기독교적이고, 비과학적이...(하략)

 

책 속으로

 

솔직히 저는 요즘 도킨스의 외침이 진실이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적인 정직성을 견지하다 보면 종교는 더 이상 인류에게 필요 없는 밈(meme)같아 보입니다. 유효기간이 지나 버린 밈인데도 사람들이 거기에 뭐가 더 있을 줄 알고 계속 그 주위를 맴도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렇다면 종교는 과학에 의해 대체되거나 아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하는 유물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편지 1.1 과학의 시대, 종교가 더 이상 필요할까? 중에서, 53쪽

장 선생님께서 언급했다시피, 최근 들어 진화론적 입장에서 종교를 바라보는 저작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습니다.(조금 전까지 저는 대성당 옆 의자에서 도킨스의 을 읽었습니다.) 생물학, 철학, 심리학 , 인류학 등 각 분야에서 제시하는 종교에 대한 진화론적 설명은 마치 온갖 색깔의 폭죽이 동시에 터지면서 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의 화려한 '절정'이자 '마지막'처럼 느껴집니다. 이것은 이전에 다른 폭죽들이 벌써 이런저런 모습으로 하늘을 밝혔다는 말이죠. 누가 폭죽을 터트렸는지 색깔별로 살펴볼까요? - 편지 1.2 종교와 과학은 원래 이웃사촌입니다 중에서, 75쪽

나름대로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만, 제 글이 두 분의 편지에 대한 답변이 되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과학과 종교 간의 갈등이나 대화에 대한 관심이 생기는 까닭은 결국 우리 삶에는 서로 구분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분리되지 않는 복잡하고도 모호한 중첩 지대가 무수히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과 종교는 그러한 중첩 지대의 어디쯤엔가 놓여 있겠죠. 과학과 종교에는 진리의 문제를 둘러싼 나름의 독립된 영역이 있고, 또 서로 중첩되는 많은 영역이 있습니다. - 편지 1.3 종교와 과학의 논의 행복하게 엿듣겠습니다 중에서, 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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