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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페북에 밝혔듯이 정진홍 선생님은 연구소의 '고유 선생님'이십니다.


연구소 구성원 중에서 가장 유명하시고 가장 어르신이시고 이사장이시니 대외적 활동에서 '먼저 해 주세요'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십니다. 


이번 월간 종교인문학도 그러한 고려 때문에 1번이 되시긴 하셨습니다만, 언제나 뚜껑을 열어 보면 '훌륭한 1번'의 역할을 해 주십니다.


연구소의 '믿고 쓰는 1번 타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야구로 치면 사실 4번 타자 같은 1번 타자죠. 앞으로 후학들이 분발해서 선생님께서 원하시는 순번에 배치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정진홍 선생님 소개를 늘어 놓을 생각은 없습니다. 그야 말로 '각'이 나오지 않는 네임드 선생님이시니까요. 그리고 이제까지 연구원 소개를 제가 주저리 떠들기보다는 기록된 것 위주로 보여드리는 것이었으니, 역시 그렇게 하겠습니다.


'고유' 선생님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특별히 써야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만, 엄두가 나지 않네요..^^;


그래도 아마 늘어 놓을 이야기는 많을 것 같습니다. 자 시작해 보겠습니다.


연구소 인물정보를 조금 참조해 보자면요.


정진홍 선생님은 연구소의 이사장님이십니다. 그리고 '고유' 선생님입니다.


전공분야는 이렇게 설명이 되어 있네요.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대학원 및 미국 샌프란시스코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주 전공 분야는 종교현상학/ 신화 및 상징 연구이다.


종교학계에서는 관습적으로 '이론'과 '전통'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정진홍 선생님은 '이론' 연구자로 분류되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학위논문은


석사논문: 〈πaeaδoσls 硏究 : 初代敎會를 中心으로〉, 서울대 종교학과, 1965. 

서울대도서관 "정진홍"+학위논문 검색 결과를 참고(선생님께서 지도한 논문들 리스트도 볼 수 있습니다.)


*'πaeaδoσls'에 대해서는 글 말미에 정리한 것을 참고.


박사논문: "A Text of Traditional Religions for the Christians in Korea(한국기독교인의 전통종교 이해)”, 샌프란시스코 신학대학원, 1981.


우연히 검색을 통해서 보게 된 걸 보면,



박사학위 논문 연도가 80년인 것 같습니다.


이력을 이렇게 간단히 적어 놓은 것도 있습니다.


정진홍 선생은 1937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1960년 서울대 종교학과와 1965년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의 United Theological Seminary(STM)와 San Francisco Theological seminary(D. Min)에서 수학하였다. 덕성여대, 명지대를 거쳐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03년 은퇴하였다. 한국종교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장으로 있다. 종교현상학을 전공하였으며 신화학, 종교상징론, 신화와 역사, 종교와 예술 등을 강의하였다.


선생님의 일반 학술논문과 출판하신 책 소개는 생략하겠습니다. 너무 많습니다. 다 찾을 자신도 없습니다. RISS의 "정진홍&종교" 검색 결과를 참고하세요.


그래도 제가 인상 깊게 봤던 책들 몇 권은 뽑아 봤습니다. 이랬다 저랬다 같으시겠지만, 이건 뭐 영자 맘 아니겠습니까. ^^;;


《종교학 서설》, 전망사, 1980 



도서관에서만 볼 수 있는 책입니다. 한국 종교학계에 '종교학'다운[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도 많지만, 제 사견으로 봐 주세요] 책이 비로소 나왔다고 평가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신광철 선생님께서 〈교수신문〉에 쓰신 글도 있네요. "문화로 읽는 종교…한국종교학의 ‘문법’ 모색"


《한국종교 문화의 전개》, 집문당, 1986 



'한국종교사'를 전통의 종합이 아닌 다른 접근 방법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소개 받은 책으로 기억합니다. 한편으론 '한국종교사 서술'이라는 후학들의 '집착'을 낳은 책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을 찾아 인간을 찾아》, 집문당, 1994 



책소개에 따르면,


세계 각지의 다양한 종교는 인간의 삶의 현장에 각각 어떤 구체적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는가. 이같은 물음을 안고 국내외의 종교현장을 답사한 세계종교문화 기행집. 삶의 문제를 묻고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을 종교라는 창문을 통해 살피고 있다.


《종교문화의 이해》, 청년사, 1995 



독단론, 환원론, 물음의 전환, 작업 가설적 정의, 트로브리안드 섬 사람들, 쿠콰네부kukwanebu, 립워그워libwogwo, 릴리우liliu, 신현, 성현, 역현 등 종교학 일반에 대해서 소개받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청년사'의 표지디자인은 '구리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책이기도 합니다. ㅋ


《하늘과 순수와 상상》, 강, 1997

 


에세이인 듯 에세이 아닌 종교와 인간에 대한 논의. 정진홍 선생님의 '고유 스타일'이 잘 펼쳐진 책인 것 같습니다.


《경험과 기억-종교문화의 틈 읽기》, 당대, 2003 



도구주의적 종교문화 비판…일상경험의 종교적 고양 과제 남겨(교수신문)


오늘날 학문의 규범적 역할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요청이 제기되고 있는 터에 정 교수의 저서는 기존종교의 경직화된 관성과 우리들의 삶의 자리 사이에 벌어진 틈을 메우고자 하는 노력으로서 주목할 가치가 있지만, 종교경험의 설득력에 관해 보다 정교하게 천착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기고 있다. 또한 이 책에서처럼 종교학이 기술적 역할을 넘어서서 종교 비판의 규범적 역할을 자임할 때, 신학과 종교학의 경계가 허물어질 가능성에 대한 적극적 논의가 있을 수 있다. 서구학계에서는 이미 배타적인 특정 신앙을 전제하기보다는 종교사전체를 기반으로 하여 보편이성에 호소하면서 초월적 전망을 추구하는 종교학적 신학 내지 세계 신학이 태동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공교육에 있어서 국가주의나 세속적 가치를 넘어서서 보편적 설득력을 지니는 초월적 가치관 교육이 절실하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 류제동/가톨릭대


《M. 엘리아데: 종교와 신화》, 살림출판사, 2003 



'엘리아데 입문'의 결정판.


《고전, 끝나지 않는 울림》, 도서출판 강, 2003 



책소개에서


고전의 되읽기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발견한다. 카라마조프부터 삼국유사까지, 여덟편의 고전을 다시 읽어보며 그것에 대한 저자의 감동과 비판, 찬사와 불만에 찬 항변에 관한 글들이 담겨있다. 고전은 권장도서 목록 속이 아니라, 현재의 삶과 동행하고 만나고 경험하는 것이라 말하며, 살아있는 실체로 고전의 아름다운 울림을 보여준다.


《정직한 인식과 열린 상상력 (종교담론의 지성적 공간을 위하여)》, 청년사, 2010



종교를 바라보는 시각을 원점에서 새롭게 재구성한 책이다. 저자는 종교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의 심층에 자리 잡고 있는 인식론적 부정직성을 비판할 뿐 아니라, 종교적인 상상력이 지닌 본래적인 폐쇄성의 구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학습된 상상력이 빠져들기 쉬운 부정직한 인식의 악순환으로부터 종교와 종교학을 구제하기 위한 정진홍 교수의 ‘종교 구원론’이자 ‘종교학 구원론’을 제시한다.


《지성적 공간 안에서의 종교: 종교문화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위하여》, 세창출판사, 2015



저자의 말 중에


종교는 사실을 넘어서는 ‘다른 삶’을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유한의 닫힘에서 무한의 열림을 숨 쉬게 하고, 불가능의 벽과 마주치면서 가능성의 낌새를 터득하게 합니다. 미움의 늪이 사랑의 들판이 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하고, 사람의 귀함이 어떤 까닭으로도 가려지거나 지워질 수 없다는 것도 알게 하기 때문입니다. 삶은 이러한 경험을 통해 맑아지고 펴지고 다듬어지고 온전해집니다.


TV 강연도 많이 하셨습니다. Youtube에도 강연 자료가 몇 개 남아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요즘 부쩍 건강이 걱정됩니다.


최근 랜섬웨어로 컴퓨터 자료를 다 날리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일생의 원고며, 사진이며 등등. 기회가 되시면 위로의 메시지라도.. 


곧 스승의 날이네요. 인사드리러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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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πaeaδoσls'에 대해


영어알파벳으로 쓰면 'paeadosis'인데, 아마 'paradosis'(παράδοσις)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철자에 오류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발음 싸이트에서 돌려 보니 '파라도세스' 정도인 것 같습니다. 아마 통용되기는 '파라도시스' 아닐까 싶네요. 의미는 'tradition' 정도인 것 같습니다만, 아래 사전 설명을 참고해 보세요. 


Thayer's Greek Lex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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