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개, 드루리와의 공생 news letter No.567 2019/3/26 몇 주 전에 밭에 가보니 어디선가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났다. 살펴보니 밭두렁 좁은 배수관 안에서 개 한 마리가 웅크리고 사람을 경계하며 짖어대고 있었다. 조만간 어디론가 가겠지 하며 말았는데, 거센 비가 몰아친 다음날에 가보니 녀석은 배수관 근처에 있다가 나를 보자 짖어대며 황급히 배수관으로 기어들어갔다. 가까이 가보니 물이 가득 고여 있는 배수관 안에서 목만 내놓고 사람이 무서워 나오지 못한 채 떨고 있는 녀석의 모습이 보였다. 추운 날씨에 물에 몸을 담그고 웅크린 그 모습이 몹시 애처로웠다. 집에서 사료와 물을 가지고 그릇에 담아 근처에 놓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녀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한참 후에 배수관에서 나온 녀석은..
종교와 초자연적 호러물,‘두려우면서도 매혹적인 것’에 대한 열망? news letter No.566 2019/3/19 땅속에서 귀신이 올라오고, 얼굴이 여럿 달린 생명체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공중에 갑자기 손이 나타나 저주의 글을 벽에 쓴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무서우면 무서웠지 결코 아름답지 않은 장면들을 오히려 즐기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그 중에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이들은 ‘초자연적 호러물’의 팬들이다. 귀신이나 괴수를 다루는 영상 또는 글 외에도 SF나 판타지와도 겹치는 부분이 많은 이 장르는 이른바 ‘힐링’을 제공하는 문화상품과는 거리가 멀다. 도대체 왜 즐기는 것일까? 이런 것들을 좋아하는 게 괜찮긴 한 걸까? 나 역시 초자연적 호러물의 팬으로서, 석사졸업을 위한 연구주제로 ‘종교와..
넷플릭스의 훌륭한 신종교 연구 news letter No.565 2019/3/12 인상적으로 본 다큐멘터리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Wild Wild Country)다. 이 다큐는 오쇼 라즈니쉬가 1980년대에 미국에 공동체를 설립하였다가 퇴출당하는 과정을 다룬다. 우리에게 사상가로 잘 알려진 라즈니쉬가 미국에서 겪은 좌절은, 미국에서는 아니겠지만 한국에선 잘 알려진 이야기가 아니라 매우 흥미롭다. 매우 잘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필자는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한 종교공동체를 연구하면서 만날 수 있는 거의 모든 쟁점을 볼 수 있었다. 6편으로 구성되어 총 6시간이 넘는 이 다큐의 내용을 요약 소개할 공간적 여유는 없으므로, 두드러지게 느껴진 사안 몇 개만 언급하고자 한다. ○ ..
파리 팡테온: 살아있는 근대 국가의 성전 news letter No.564 2019/3/5 파리 라틴지구에 있는 팡테온(Panthéon)은 고대 로마의 기념비적 건축물 판테온(Pantheon)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기념비적인 현대의 만신전이다. 파리 팡테온은 코린토스식 기둥이 늘어선 고전적 파사드와 돔 지붕 위의 십자가가 눈길을 끄는 웅장한 건물로, 생트 즈느비에브 도서관과 파리5구청, 소르본 대학건물이 에워싸고 있는 광장의 중심에서 그 앞으로 펼쳐지는 유서 깊은 파리 대학들과 콜레주 드 프랑스와 같은 프랑스 지성의 산실들과 사르트르 대성당이 있는 시테 섬을 내려다보고 있다. 애초에 교회로 설계되었던 십자형 건물의 내부로 들어가면 바로 목 잘린 프랑스의 순교성인 생 드니의 선혈 낭자한 벽화로 시작하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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