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개신교이야기: 양림동, 선교사, 5.18 newsletter No.679 2021/5/25 I. 작년 말부터 몇 달 동안 광주 개신교를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디지털광주문화대전’ 작업에서 광주 개신교 항목을 집필하게 된 것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주관하는 전국 디지털문화대전 작업 중 디지털광주문화대전을 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에서 담당했다. 개신교 항목은 대부분이 광주 개신교회이며, 광주와 관련된 개신교 기관과 사건 등 약 55개 정도였다. 디지털광주문화대전의 총 항목이 5,500개 정도 알고 있으니, 광주 개신교 비중이 1% 정도로 보인다. 광주는 내가 태어나 자란 곳이며, 20년의 타지 생활 후 25년째 양림동에 있는 신학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니 꽤 익숙한 동네다. 광주 개신교는 내가 태어나고..
법당에 불이 나면 news letter No.678 2021/5/18 대개는 어떤 글을 쓰기 위해서 자기 생각의 흐름을 조절하게 되는 측면이 있지만, 오늘은 생각이 일어나는 대로 가다듬지 않고 말해보려 한다. 실은, 지금 두서없이 떠오르는 몇 가지 질문들은 아직 내 머릿속에 그 어떤 정향(orientation)이나 답안을 갖지 못한 탓이기도 하다. 지난 3월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 내장사에서 어떤 승려가 홧김에 불을 질렀고 그래서 대법당이 완전히 타버렸다고 한다. 법당이 불에 타는 뉴스의 영상을 보면서 맨 처음 내게 떠오른 생각은 불교경전 중 법화경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중생의 온 세계가 불타는 집과 같다’는 화택(火宅)의 비유였다. 설법 그대로, 불이 난 집을 리얼하게 목격한 것이다. 소위 일미..
면책, 면역, 공동체 news letter No.677 2021/5/11 지난달에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이 용산의 옷가게에서 직원을 폭행하는 일이 일어났는데, 그것을 계기로 외교관 가족의 면책특권 문제가 세간의 화제로 등장하였다. 대사 부인이 자발적으로 조사받으러 출두하지 않는 한, 사실상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다. 벨기에 정부에 부탁하여 면책특권을 박탈하도록 하거나 그 부인을 한국에서 추방한 후 인터폴을 통해 압송해 오는 것밖에 없다. 외교관과 그 가족은 주재국에서 치외법권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1) 이런 면책특권은 1961년에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체결된 협약에 의한 것인데, (Vienna Convention on Diplomatic Relations)이 그것이다. 그에 따르면 외교사..
비는 내리지 않는다 newsletter No.676 2021/5/4 이번 학기에 《중론(中論)》을 읽고 있다. 기원 후 200년을 전후하여 인도에 생존했던 중관불교(中觀佛敎) 철학자 용수(龍樹, Nagarjuna, AD.150?~250?)의 대표적인 논서다. 주지하다시피 이 책은 이른바 ‘팔불중도게(八不中道偈)’로 알려진 다음의 유명한 문구로 시작한다. 不生亦不滅 不常亦不斷 不一亦不異 不來亦不出 (구마라집 한역, 이하 동일) “(새롭게) 생겨나지도 않고 (완전히) 소멸하지도 않으며, 항상되지도 않고 단절된 것도 아니다. 동일하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으며, (어디선가) 오는 것도 아니고 (어디론가) 나가는 것도 아니다.”(김성철 역, 《중론》, 경서원, 1996-개정판, 이하 동일) 여덟 번 부정함으로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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