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좀비 news letter No.697 2021/9/28 초등학교에 갓 들어간 아들 녀석은 날마다 좀비 놀이를 해달라고 성화다. 좀비 흉내를 내고, 총으로 좀비 쏘아죽이는 놀이를 하면서 저녁 시간이 다 간다. 나는 이쪽 문화에 시큰둥해서 끝까지 본 좀비 영화도 별로 없지만, 그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연 좀비는 이 시대의 지배적인 상징이다. 좀비의 유래와 영화적 발전에 관해서는 이젠 우리나라에서도 꽤 알려진 편이지만, 그 변화를 종교연구자의 관점에서 정리해보고 싶다. 여기에는 상징의 생명력에 관한 중요한 쟁점들이 녹아 있다. 공동체 바깥의 존재 좀비는 아이티의 부두교 주술사 보코르(bokor)가 노예처럼 부리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었다. 보코로는 특정한 사람에게 테트로도톡신이라는..
인접성과 기호이데올로기, 그리고 다시 불복장 news letter No.696 2021/9/21 필자는 지난 뉴스레터 683호(“물질의 존재론과 성물의 의미”)에서 물질의 존재론을 탐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종교적 신앙대상인 성물의 의미 읽기를 시도하였다. 하지만 성물의 의미 읽기라는 화두만 제시했을 뿐 이렇다 할 논의를 진행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조현범 선생님은 693호(“불교 물질 또는 불복장의 세계”)에서 종교적 성물을 읽어내는 단서로 ‘유사성’과 ‘인접성’의 원리를 제시하였다. 이어서 민순의 선생님은 694호(“《법화경》과 영산제, 그리고 ‘인접성’과 ‘유사성’”)에서 불교 경전과 의례를 통해 인접성과 유사성의 원리를 적용하는 실질적 방편을 보여주었다. 두 편의 글을 보면서 필자는 종교적 물질, 다시..
반복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 구룡성채를 떠올린다 news letter No.695 2021/9/14 사람 간의 거리를 넓혀야 하는 이 시기에 그와 정반대의 공간을 생각하게 된다. 밀접한 공간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갔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긴다. 뉴욕 대비 119배의 밀집도를 보였던 어떤 공간에 관한 이야기이다. 홍콩의 구룡성채(Kowloon Walled City)로 떠나본다. 구룡성채는 20세기에 가장 거리두기가 안된 장소로 꼽힌다. 성룡의 폴리스 스토리 같은 홍콩 영화 속에서 범죄자들의 소굴과 무법지대로 등장한다. 협소한 공간들이 촘촘하게 들어찬 밀집된 건물에 사람들이 부대끼며 시끌벅적하게 살고, 위생이 엉망이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건물 사이로 무질서한 배수관들이 보이고, 간판은 건물 여기저기 빼곡..
《법화경》과 영산재, 그리고 ‘인접성’과 ‘유사성’ news letter No.694 2021/9/7 뉴스레터 지난 호 기고문에서 조현범 선생님께서 불복장(佛腹藏)을 소재로 불교물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신 것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가슴이 뛰었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 2021년 하반기 심포지엄의 주제가 ‘종교와 물질주의’로 예정되어 있기에 몹시 시의적절한 글이었다고 생각한다. 필자 또한 물질주의라는 분야에 관심을 가져왔던 터라 심포지엄 발제자 분들의 공부모임을 따라가며 소식을 듣고 있다. 필자가 연구 기반으로 삼고 있는 불교 특히 대승불교 전통은 물질의 실체성을 인정하지 않고 집착에 기반한 인식의 산물로서 그것을 이해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불교에서 물질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으로 생각될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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