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업적 및 기사

이진구, <아메리카나이제이션>, 푸른역사, 2008(공저)

한국종교문화연구소 2012. 2. 16. 16:11

이진구, <아메리카나이제이션>, 푸른역사, 2008, 464쪽(공저)

책소개

이 책은 근대 이후 전 지구적으로 퍼져 있는 미국과 거기에서 예외가 될 수 없었던 우리 사회의 ‘미국화’ 양상을 정치, 언론, 종교, 학문, 대중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총체적으로 살펴 보고 있는 연구서이다.

근대 이후 우리의 삶에서 미국은 빠질 수 없는 화두였다.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하든 한국 사회를 논하는 담론에서 미국은 제외시킬 수 없는 핵심 변수였고 지금도 여전하다. 일제 시기에는 근대성의 담지자로, 해방 직후에는 해방군으로, 분단 직후에는 혈맹으로, 지금은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동반자로 자리 잡은 미국. 이 책에서는 미국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압도적 영향력에 비해 미국화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연구가 매우 빈약했다는 것에 대해 지적했다. 또한 지금까지 혼선을 빚어 온 '미국화'라는 개념을 정의하고 '미국화'된 우리 사회의 각 영역들을 세부적으로 나누어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화'에 대한 총체적 연구를 담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의 정체성 문제에 대한 해법과 친미와 반미의 대립 구도에 갇혀 그 실체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미국화 양상을 올바르게 인식하는데 하나의 지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이진구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졸업, 동 대학원 석사학위(1988)와 박사학위(1996)를 취득하였다. 뉴욕 주립대학교(스토니 부룩) 객원연구원으로 있었으며, 한국종교문화연구소와 한국 기독교 역사 연구소의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4년 현재 호남신학대학교 강의전담 초빙교수로 있다.

목차

머리말

서문
미국화, 어떻게 볼 것인가 _ 김덕호·원용진
연구의 왜소와 언설의 과잉
미국화에 대한 이론적 논의
타 지역, 특히 유럽에서의 미국화 논의
아메리카나이제이션,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미국화 연구의 체계화를 희망하며
1부 미국과 함께 혹은 따로―일상생활, 대중문화에서의 미국화
한제국 그리고 일제 식민지배 시기 미국화 _ 유선영
해방 전 시기 미국화에 대한 문제 제기
구한말 그리고 식민지배 시기 미국화에 대한 이론적 접근
구한말과 일제 식민치하의 아메리카니즘 또는 미국화
황색 식민지의 미국화
미국 연극의 수용과 전후 한국 여성의 정체성: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한국 초연을 중심으로 _ 최성희

1950년대 대중문화 속에 투영된 미국화의 ‘복수성’을 찾아
역사적 배경: 연극과 신여성
미국화와 자유부인의 등장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탈)미국화와 미국 문학
한국에서의 일상생활과 소비의 미국화 문제 _ 김덕호
미국, 근대성의 세트
산업화 이전 시기(1945~60): ‘김미 쪼꼬렛’ 에토스
‘압축적’ 산업 사회의 형성(1961~85): ‘잘 살아 보세’ 에토스
소비 사회의 탄생(1980년대 후반~현재): ‘교황보다 더 가톨릭적인’ 에토스
미국화=세계화, 미국 문화의 내재화인가 현지화인가
한국 대중문화, 미국과 함께 혹은 따로 _ 원용진
대중문화의 미국화, 어떻게 논의해야 하나
대중문화의 미국화, 무엇을 분석해야 하나
‘미국’과 ‘미국적인 것’의 일체화 수용
‘미국’과 ‘미국적인 것’의 분리 수용
혼성성과 능동성의 한계를 노정한 대중문화의 미국화
2부 친미와 반미 사이에서―정치, 언론, 종교, 학문에서의 미국화
한국 정치의 미국화에 대한 역사적 조망 _ 안병진
정치는 미국화의 예외 영역인가
미국식 정치의 기본 특징과 현대적 양상
미국화의 전사前史: 의사 미국화Pseudo-Americanization 시기
부분적 미국화 시기
실제적 미국화의 진행과 좌절
미국화에 대한 비판적이고 근본적인 성찰의 필요성
‘친미’와 ‘반미’ 사이에서
한국 언론을 통해 본 미국의 이미지와 미국화 담론 _ 김연진

미국에 대한 급격한 인식 변화, 긍정에서 부정으로
언론, 대중의 미국 인식에 영향을 미치다
탈식민과 근대화의 모델(1945~50년대)
가짜가 아닌 진짜를 받아들이자(1960~70년대)
강제되는 미국화, 거부가 필요하다(1980~90년대)
미국, 이상화와 현실화의 교차
해방 이후 남한 개신교의 미국화 _ 이진구
한국 교회, 미국을 욕망하다
군사정권 시기 이전의 개신교
군사정권기의 개신교
민주화와 신자유주의 시대의 개신교
개신교 신학의 토착화를 위해
한국 사회과학 패러다임의 미국화: 근대화론의 한국 전파와 한국에서의 수용 _ 정일준
대한민국은 어떻게 근대화를 꿈꾸게 되었나
미국의 시야에 포착된 대한민국 지식인: 미국의 근심과 관심
미국 근대화론의 이론 구조: 제3세계 사회 발전의 개념지도
근대화론의 한국 전파: 제도와 아이디어
한국 지식인들의 근대화론 수용 또는 변용: 두 차례 심포지엄 비교 검토
근대화론의 한국화 또는 한국의 근대화
주 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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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리뷰

미국은 우리에게 과연 무엇인가

미국식 영어에 미친 나라

풍경 하나. 2008년 1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이경숙 위원장이 “오렌지가 아니라 어륀지”라며 미국식 영어 발음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미국에서 ‘오렌지’라 했더니 아무도 못 알아듣더라는 것이다. 어느새 아침 인사는 ‘안녕하세요’가 아닌 ‘굿 모닝’으로 바뀌어 있다. 영어몰입교육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향해 ‘영어 안 하겠다는 사람들 배우기만 해봐라’라는 뼈있는 농담까지 내뱉는다.

풍경 둘. 2007년 4월, 토플TOEFL(Test Of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시험 응시 접수를 못한 학생들이 시험 주관사인 미국 ETS를 향해 원성을 드높인다.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공급 부족이 불러온 ‘토플 대란’. 일부 대학과 외국어고등학교에서 무분별하게 요구하는 토플 성적 덕분에 초등학생까지 나서서 낯선 외국말 시험에 목을 매고, 단 한 차례의 시험을 위해 해외 원정도 불사한다. 2004년 전 세계 55만 토플 응시생의 20%를 차지한 한국의 자화상이다.

미국,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하다

이뿐인가. 비자 인터뷰를 위해 미국 대사관 앞에 길게 늘어선 사람들, 재미 유학생 수 세계 1위, 도심 빌딩과 동네 상가의 간판을 휩쓸고 있는 영어 학원들, 학생들을 위한 영어 캠프와 영어 마을, 신문 광고란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영어 공부 비법. 주위에서 우리 사회의 영어 열풍을 보여주는 풍경을 찾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미국식 영어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이기에 사회 전체가 들썩거릴 정도인가. 아니, 이러한 풍경이 단순히 영어 하나에만 그치는가. ‘미국’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비단 영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미국은 그 정도를 따지기 힘들 정도로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아메리카나이제이션-해방 이후 한국에서의 미국화』는 이처럼 미국이 우리 안에 깊숙이 자리 잡게 되는 역사적 과정을 분석한다. 근대 이후 전 지구적으로 퍼져 있는 미국, 거기에서 예외가 될 수 없었던 우리 사회의 ‘미국화’ 양상을 정치, 언론, 종교, 학문, 대중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총체적 연구를 지금 여기를 살피는, 우리 사회의 정체성 문제를 밝히는 디딤돌로 삼고자 한다. 친미와 반미의 이항대립 구도에 갇혀 그 실체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미국화 양상 연구에 이 책은 분명 하나의 유용한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화,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과잉된 언설 그러나 왜소한 연구

근대 이후 우리의 삶에서 미국은 빠질 수 없는 화두였다.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하든 한국 사회를 논하는 담론에서 미국은 제외시킬 수 없는 핵심 변수였고 지금도 여전하다. 일제 시기에는 근대성의 담지자로, 해방 직후에는 해방군으로, 분단 직후에는 혈맹으로, 지금은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동반자로 자리 잡은 미국. 이러한 미국을 제쳐두고 한국 사회를 말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 내의 미국화 논의가 과연 체계적이고 과학적이었는가. 필자들은 이러한 물음에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구한말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미국이 우리 사회에 갖는 압도적 영향력을 고려해볼 때, 미국화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연구가 놀라울 정도로 빈약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처럼 관련 언설만 넘쳐날 뿐 체계적 연구는 왜소한 현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첫 시도다.

역사적 과정으로서의 미국화

미국화를 한 마디로 정의내리긴 대단히 어렵다. 공간별로 각기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시기별로도 진행된 정도와 방식이 달랐기 때문이다. 큰 맥락에서 보면 보편적 현상이긴 하지만 구체적인 양상은 시기와 공간에 따라 비균질적으로 진행된 미국화. 그러나 필자들은 지금까지의 미국화 논의에서 드러난 합의점과 논쟁점을 토대로 미국화의 윤곽을 정리한다.

미국화Americanization란 “20세기 초반 미국의 다양한 제도와 가치가 새로운 자본주의 질서 재편성과 (정보)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토대로 세계 각 지역에 다양한 방식으로 펼쳐지고, 그 결과 수용 지역에서 자발적이거나 강요에 의해 그러한 것을 베끼고 따라잡는 현상과 과정”이다.

이러한 미국화 정의를 토대로 필자들은 다음과 같은 이론적 기반을 공유하여 논의를 전개한다. 경제라는 단일 변인보다는 복잡성에 의한 미국화 형성, 일방성보다는 쌍방성에 대한 관심, 종속보다는 변종적/혼종적/잡종적 혹은 저항적이거나 능동적 수용에 대한 관심, 미국화에 대한 자유방임보다는 사회 정책적 관심(대응의 활성화)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론적 기반을 토대로 ‘역사적 과정으로서의 미국화’에 연구의 초점을 맞춘다. 즉 미국화의 기원이나 그 동력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어떤 과정을 거쳐 수용이 진행되었으며 현재 어느 상태에 와 있는지에 대한 분석을 주로 삼은 것이다.

아메리카나이제이션,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미국과 함께 혹은 따로―일상생활·대중문화에서의 미국화

유선영의 「대한제국 그리고 일제 식민지배 시기 미국화」는 식민지 조선인들이 당시 조선 식민 경영을 하는 제국이 일본이었음에도 오히려 미국을 구원자이자 근대성의 시혜자로 받들었던 모습을 보여준다. 유선영에 따르면, 일제 식민지 시기 공적 영역에서의 식민화는 일본화일 수밖에 없었지만 사적 영역에서의 식민화는 미국화였으며 양자가 별도로 진행되었다. 따라서 일제 식민지 시기는 “식민지적 특수성과 중첩된 그리고 식민지적 근대화에 덧씌워진 독특하지만 보편적이기도 한 미국화의 과정”이라고 결론 내린다.

최성희는 「미국 연극의 수용과 전후 한국 여성의 정체성」에서 한국전쟁 직후 한국 여성 관객들이 미국 작가인 테네시 윌리엄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연극 공연에 열광적인 환호를 보낸 반면 주류 남성들은 이를 미국의 소비주의, 물질주의와 동일시하며 비난한 모습을 대비시킨다. 이를 통해 미국적인 것의 수용 과정인 미국화가 단수가 아닌 복수로 일어났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김덕호의 「한국에서의 일상생활과 소비의 미국화 문제」는 해방 직후부터 현재까지 일상적 소비에서의 미국화 문제를 분석한다. 미국을 선망의 대상이자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존재로 인식했던 ‘김미 쪼꼬렛’ 에토스 시기(1945~60), 소비의 미국화가 가능할 수 있는 물질적 기반이 마련된 ‘잘 살아 보세’ 에토스 시기(1961~85)를 거쳐 ‘교황보다 더 가톨릭적인’ 에토스 시기(1980년대 후반~현재)에는 미국보다 더 미국적인 소비 성향을 보인다고 지적한다.

원용진은 「한국 대중문화, 미국과 함께 혹은 따로」에서 대중문화 전반에 드러나는 미국화 흔적을 주입된 것으로 파악하는 대신 주도적인 것, 부상하는 것, 잔여적인 것 간의 경쟁에서 비롯된 결과로 파악할 것을 제안하며 아래로부터의 미국화, 즉 일반 대중의 미국 수용, 포섭, 전유, 저항에 눈을 돌린다.

‘친미’와 ‘반미’ 사이에서―정치, 언론, 종교, 학문에서의 미국화

안병진은 「한국 정치의 미국화에 대한 역사적 조망」에서 정치의 미국화를 대통령제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다. 미국식 대통령제의 핵심이 권력 분립과 공유에 의한 견제와 균형이며, 이는 세 단계를 거쳐 한국에 이식되었다고 말한다. 즉 미국식 대통령제의 외관만 빌려왔을 뿐 실제 내용에서는 권위주의적 정치제도를 구축한 의사 미국화 단계(제1공화국~제5공화국), 미국적 선거 캠페인을 차용하고 연두 교서 등 미국적 국적 운영을 부분적으로 실험한 부분적 미국화 단계(1987년 대선~김대중 정부), 미국적 대통령제를 급진적으로 실험했지만 실패한 실제적 미국화의 진행과 좌절 단계(참여정부 기간)를 겪었다는 것이다.

김연진은 「‘친미’와 ‘반미’ 사이에서」를 통해 해방 이후 한국 언론이 본 미국을 시기별로 분석한다. ‘혈맹’, ‘자유의 수호자’, ‘선진화의 모델’로 묘사된 한국전쟁 직후를 거쳐 1969년 닉슨독트린 이후 미국은 배신자 국가로, 나아가 주체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대상으로 변화한다. 나아가 1980년대에는 몇몇 언론에서 ‘적대적 타자’로 불리기까지 한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서면서 언론은 미국화를 하나의 현상으로 받아들인다.

이진구는 「해방 이후 남한 개신교의 미국화」에서 미국 없는 한국 개신교는 존재할 수 없다며 한국 개신교의 역사에서 미국이 가지는 위상을 강조한다. 구체적으로, 군사정권 시기 이전의 개신교는 정권 차원의 개신교 지원, 친미적 지도자들의 교회 장악 등으로 인해 미국화가 급속도로 진행된다. 군사정권 시기 개신교는 진보와 보수로 분열된다. 그러나 진보 진영의 경우 미국식 민주주의를 모델로 제시하고, 보수 진영에서는 미국식 대규모 부흥회 등을 개최하는 등 미국과의 연결 고리는 양측 모두 놓지 않는다. 1987년 민주화항쟁 이후 개신교는 진보 진영의 위축, 보수 진영의 확대로 대변된다. 특히 노무현 정권 이후 보수 진영은 집권 정권을 친북 좌파 반미 정권으로 규정하며 정치적 행동주의를 표출한다.

정일준은 「한국 사회과학 패러다임의 미국화」에서 근대화론의 수용과 실천 분석을 통해 한국 사회과학의 미국화 양상을 살핀다. 정일준에 따르면, 한국 학자들은 미국의 근대화론을 그대로 단순 수입·이식하지 않았다. 근대화론의 기본 입장을 수정하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목적과 맥락에 맞게 수정해서 사용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처럼 변형된 근대화론을 각각의 전공 분야 현장에 직접 참여하여 적용하기도 했다. 이는 한국에서의 미국화가 미국적인 것의 단순한 수입만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미국화 연구, 갈등 극복의 디딤돌

글로벌 기준의 준거점 미국

1990년대 중반부터 제기되어온 세계화의 필요성이 꾸준히 강조되고 있다. ‘글로벌 기준’을 확립한다며 사회 여기저기에 세계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세계화의 모델은 다름 아닌 미국이다. 공대에서의 공학 인증제 도입, 법학 대학원 설립 등도 모두 미국 제도에 토대를 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글로벌 기준의 준거점이 미국이어야만 하는가. 필자들은 많은 한국인들이 이러한 현상을 미국화라기보다는 여전히 세계화라고 이해하고 있으며, 그것을 미국화라고 지적하거나 비판하면 시대에 뒤진 민족주의적 관점이라고 말한다고 토로한다. 책 제목을 ‘미국화’ 대신 구태여 ‘아메리카나이제이션’이라고 한 이유 중의 하나도 미국화를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낯설게 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은 이러한 사회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한미 간 긍정적 미래를 위해

그러나 세계화와 미국화를 나눌 수 있는가. 세계화라고 이 땅에서 일컬어지는 것들 중 미국화와 동떨어진 것이 과연 있는가. 비단 세계화뿐만이 아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한국 사회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미국은 자신의 영향력을 마음껏 발휘해 왔으며 지금도 발휘하고 있다. 또한 그만큼 미국을 거부하는 반미의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갈등은 이를 잘 보여준다.

필자들은 이처럼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새로운 관계 정립이 요구되는 현 상황에서 지난 과거를 되짚어보는 것이 한국과 미국 모두에 긍정적이고 도움이 되는 미래를 위해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한다. 또한 냉전 체제의 붕괴 이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한 세계화 문제와 관련해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라고 지적한다. 한국 사회의 미국화 역사를 다룬 이 책이 그러한 작업의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