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신화에 대한 몇 가지 단상 news letter No.877 2025/4/8 중국신화에서 우(禹)는 홍수를 다스리고 세계 질서를 창출한 문화영웅으로 묘사된다. 우가 신화의 한 주인공으로 부각된 배경은 20세기 초 중국에 신화 개념이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그전까지만 해도 우는 요, 순, 우, 탕, 문왕, 무왕의 성인 계보에 속하는 존재로 인식되었을 뿐 역사적인 실존 여부가 중요한 관심사가 된 적은 없었다. 신화 개념이 인식의 잣대로 작용하면서 우는 역사성이 부정되었고 급기야 신화의 세계로 들어갔다. 중국인들이 서구의 신화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 보였던 반응은 일종의 열등감이었던 것 같다. 이들이 왜 우리에게는 신화가 없을까 하는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꼭 있어야만 했던 것이 없다는 ..

헌재 선고를 기다리며 미얀마 사람들로부터 배우기 news letter No.876 2025/4/1 올해 상반기 연구소 심포지엄 발표 주제를 ‘국경을 넘은 불교. 미얀마인들의 노동과 민주화 운동’으로 정한 후 인천 부평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부평역에 도착하면 미얀마 핸드폰 가게들이 여럿 보인다. 5번 출구 방면 미얀마 음식점들과 로컬 슈퍼가 있는 곳을 ‘미얀마 거리’라고 부른다. 아직 현지조사의 초기 단계이지만 인상적인 만남들이 있었다. 핸드폰 가게를 운영하는 미얀마 난민이자 민주화운동 활동가가 전하는 긴 이야기를 들었고, 미얀마불교전법사원의 승려와 노동자들과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평범한 오피스텔 건물 6층에 자리 잡은 사원에 도착했을 때 눈에 들어오는 모습이 있다. 사원으로 들어가는 현..

신화의 키치의 몇 가지 사례에 대한 단상 news letter No.875 2025/3/25 지난해 필자는 본 연구소의 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것이 계기가 되어, 신화의 키치(mythological kitsch)와 그 사례들과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키치라는 말은 신화만큼이나 그 용례가 다양하고 부정, 긍정의 의미를 모두 내포하는 다의적 용어이다. 오늘날 키치 아닌 것은 없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로 이 말은 사전의 뜻과 정의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한 개념이다. 키치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1870년대에 뮌헨에서 값싸고 시장성이 높은 그림이나 조각상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견해가 다수이다. 그 당시 난해한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신흥 부르주아들은 구 귀족계급의 ..

대만 세계종교박물관 참관기 news letter No.874 2025/3/18 2008년 연구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발주로 종교문화원형의 발굴 및 활용>이라는 제목의 연구를 수행한 바 있습니다. 디지털문화콘텐츠학과에 몸담고 있는 까닭에 연구 수행의 책임을 맡았습니다. 당시 연구소의 여러 식구들과 함께 즐겁게 과제를 수행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0년에 또다시 종교문화원형을 활용한 성공사례 조사 연구와 ‘선무도’라는 특정한 종교문화원형을 활용한 콘텐츠 기획 제안 연구까지 수행하였으니, 종교문화원형과 관련한 연구소의 역량과 성과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3건의 종교문화원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의 경험은 2003년 문화콘텐츠 교육을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