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함께’를 보고나서 news letter No.507 2018/1/30 요즘 ‘신과 함께: 죄와 벌’이란 영화가 14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 저승사자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흔히 저승사자하면 죽은 자의 안타까운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죽은 자를 저승으로 잡아가는 냉혹한 존재를 떠올린다. 이와 달리 이 영화에서 저승사자는 죽은 자를 변호하고 죽은 자의 현실에 개입하는 대단히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 영화에서는 그 개입이 지나쳐서 ‘저승사자’가 아니라 ‘저승 구원자’라고 여겨질 정도이다. 영화에서는 저승사자의 인간 삶에 대한 개입이 지나치긴 해도, 한국 민간의 저승사자 역시 단지 죽은 자를 저승으로 끌고 가기만 하는 존재는 아니었다. 저승사자는 인간에게 반..
제9대 소장에 취임하며 회원 여러분께 새해 인사드립니다. 저는 이번에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제9대 소장직을 맡게 된 이진구입니다. 그 동안 연구소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힘써 주신 회원 여러분께 먼저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특히 지난 4년 동안 소장으로 일하면서 연구소를 위해 헌신하신 장석만 전임 소장님의 노고에 심심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장석만 선생님이 소장직을 맡고 있는 동안 연구소는 학술적 차원에서 많은 성과를 내었을 뿐만 아니라 대사회적으로도 매우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연구소 발전의 커다란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특별히 감사드려야 할 분이 있습니다. 연구소 출범 당시부터 이사장직을 줄곧 맡아 오시다가 이번에 퇴임하신 정진홍 선생님이십니다. 그 동안 정 선생님께서 연구소에..
순례와 구마노고도 news letter No.505 2018/1/16 산다는 건 알든 모르든 하나의 순례가 아닐까? 지난해 가을, 사람들이 왜 땅을 ‘대지의 모신(母神)’이라고 불렀는지를 새삼 반추하면서 아내와 함께 일주일에 걸쳐 구마노고도(熊野古道, 총 212.2km)를 걷고 왔다. 어머니 대지는 우리에게 생명을 주기도 하고 그것을 죽음으로 회수하기도 한다. 상반된 두 얼굴을 가진 땅은 그러나 지금도 ‘치유의 길’을 통해 우리에게 살아갈 힘을 주고 있다. 아마도 모든 ‘신에의 순례’는 먼저 ‘땅의 순례’일 것이다. 지중과 연결된 피뢰침이 벼락의 폭력을 중화시키듯이 땅은 자신을 밟고 넘어가는 순례자의 온갖 상처를 조용히 흡수하여 치유와 재생이라는 선물을 수여해 준다. 그래서인가 특히 1990년대 이래 포..
한밝 변찬린, 새 축(軸)의 시대 ‘한국적 기독교’의 해석 틀을 만들다 news letter No.504 2018/1/9 최근에 구도자 변찬린(邊燦麟·1934~1985)’의 생애와 사상을 추적한 책이 출판되었다. 성대 이호재 교수가 그의 삶을 20년간 추적하여 ‘한국종교사상가 한밝 변찬린’(도서출판 문사철 펴냄)이란 책명으로 독자에게 선을 보였다. 변찬린의 성경해석은 인류문명의 전환기에 출중한 사상임에도 그 사상을 기성 기독교계에서는 단순한 이단사상으로만 취급하고 있다며, 저자는 이에 대한 학문적 시각의 교정을 요구하기 위해 이 책을 낸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변찬린을 한국을 종교혁명의 기지로 삼아, 인류역사의 새 문명을 만들어 보겠다는 영원의 구도자이자 종교사상가라는 측면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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