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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사회의 인간화와 문화 창달을 지향하며

 

 

                                

 

 

2014.1.7

 

    본 연구소가 ‘종교문화의 비평’을 기조로 하여 출범한지가 23년이 흘렀습니다. 1988년에 만들어진 한국종교연구회라는 작은 모임은 좀 더 개방적이고 조직적인 연구 활동을 위해 사회적으로 공신력 있는 학문단체로 다시 자리 잡았습니다. 즉, 2001년 사단법인 한국종교문화연구소로 재탄생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한종연은 ‘국내외 종교문화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종교문화에 대한 연구와 비평을 함으로써 종교에 대해 건전한 시민의식을 함양하고 한국사회의 바람직한 종교문화를 창달하는 데 기여함’을 설립 목적(연구소 정관1조)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리고 한종연의 주 연구와 비평의 대상이 되는 종교문화는 개별적인 종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개별 종교들의 활동을 포함해서 인간과 인간의 삶을 성스럽게 만드는 지고한 가치와 그런 삶의 양식과 패턴 모두를 포괄하고 있습니다. 종교문화를 연구하고 그것에 대한 평론을 통하여 우리시대 인간과 삶에 대한 성찰과 더불어 한국사회의 인간화와 문화 창달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한종연은 학계와 종교계를 매개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인문학으로서의 종교학을 대중화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사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하여 팽개친 종교문화를 종교문화의 비평을 통해 공적인 영역의 종교문화로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우리사회에서 별로 관심가지지 않는 종교라는 중요한 문화자산을 정리하고 다듬는 역할을 담당하고, 그러면서도 종교단체나 정부의 지원을 받지않는 유일한 민간 연구소가 아닌가 합니다. 그럼에도 한종연은 지난 23년 동안 회원 여러분의 열성적인 참여로 외부 도움 없이 많은 성과를 내었습니다. 일본 동경대학과 근대화와 종교 등을 주제로 ‘한일종교연구포럼’을 3회 이상 가진 바가 있고, 이후 <<한일 근현대와 종교문화>>(청년사,2001)로 묶어 내었다. 한종연의 대표적인 학술사업으로 종교를 인간의 삶과 문화라는 시각에서 바라본 대중서적인 <<종교 다시 읽기>>(청년사,1999), 한종연의 독자적인 시각에서 세계종교의 역사를 다시 정리한 <<세계 종교사 입문>>(청년사,2002), 일반 역사학계에서는 잘 취급되지 않는 종교관련 주제들을 다룬 <<한국종교문화사 강의>>(청년사,1998), 한국종교학의 기초를 다진 장병길 선생의 <<한국종교와 종교학>> (청년사,2003) 등 종교연구의 기초서적들을 연이어 출판하였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으로는 1) 매월 월례포럼과 상하반기 공개 심포지엄의 개최입니다. 종교문화와 관련된 주제를 가지고 2명의 연구자가 주제발표를 하고 토론하는 종교문화포럼을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개최하고 있으며, 당해 연도에 학술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주제나 사회문화적인 이슈를 선정해 매년 2회에 걸쳐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2) 매주 종교문화에 대한 주간 시평인 <종교문화 다시 읽기>의 뉴스레터가 발간되고 있다. 1,900여명의 종교인과 종교연구자들에게 매주 이메일로 발송되고 있으며, 현재 295호까지 발간되었습니다, 주로 종교연구관련 새로운 동향 소개나 사회적 이슈에 대한 종교학적인 시각에서 시평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3) 연구소 기관지에 해당되는 <<종교문화비평>>(한국연구재단 학술등재지)을 연2회 발간하고 있으며, 주로 종교문화에 대한 학술적인 이슈들을 개발하여 특집으로 담아 학계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4) <<종교 다시 읽기>>와 같은 단행본 및 종교문화총서들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현재 총10권이며 최근에는 <<죽음의례 죽음 한국사회>>(모시는사람들, 2013), <<산화, 신화담론, 신화만들기>>(모시는사람들, 2013), <<문화로 본 종교학>>(논현, 2013) 등을 발간하였습니다. 5) 공개대중 강좌와 종교문화탐방 등도 행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학계 동향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종교문제를 분석하고 이해하기 위한 집담회도 열고 있습니다. 특히 종교문화에 대해 관심을 지닌 일반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서 종교문화 강좌를 개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종연은 계속 한국 종교문화의 창달을 위한 종교연구와 비평에 관한 기초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볼 계획입니다. 특히, 다른 연구기관들이 관심을 별로 두지 않는 ‘한국종교연구나 인문학으로서의 종교학 정립’에 필수적인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선 한국 종교사를 체계적으로 재 서술하고, 그러한 바탕 위에서 한국적인 종교심성이 담긴 종교학을 체계적으로 정립해 보려고 합니다. 한국 종교사의 서술을 통해 한국의 전통과 역사, 문화를 제대로 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다음은 한국의 개별 종교들은 한국문화와 삶의 방식으로서 읽어 내는 틀과 체계를 제공하는 ‘한국의 종교문화사전’의 발간입니다. 개별 종교들의 기독교, 가톨릭, 불교, 유교 등 개별 종교사전들은 각 종교단체에서 이미 출판되었으나 한국문화로서의 종교사전은 아직 만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근대 이전의 전통사회에서는 물론이고 근대 이후 현대사회에서도 한국종교가 한국사회와 문화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습니다.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적 심성을 이해하지 않고는 한국인의 사상도 문화도 이해하기가 힘들 것입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희수(喜壽)를 맞이하는 ‘소선 정진홍 선생의 학문세계’를 집중 조명하면서, 연구소 초기부터 지도해 주신 선생님과 관련하여 연구소의 학적 위상과 정체성을 다시 점검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하반기에는 ‘감각의 종교학’이라는 주제로 제하에 연구소 여성분들만으로 연구팀을 구성해 새로운 시도와 연구영역을 탐색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기독교, 불교, 유교, 신종교 등 한국 근대종교들의 종교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탐색하는 모던코리아 사업, 카이스트의 한국문명사 연구소에서 요청받은 한국사에서의 ‘종교와 과학의 역사’를 편찬하는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그 동안 어렵게 준비한 종교문화비평총서의 연속 시리즈물에 해당하는 ‘종교문화 다시읽기(III)’의 발간에 박차를 가하고, 한국종교사 서술을 위한 ‘한국종교사 자료집’을 집성하는 작업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또 연구사업의 다양화를 위해서 소규모 학술모임을 활성화시키고 학문후세대를 위해서 ‘종교문화총서’ 발간 사업에 더욱 힘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이번 토요일(1/11) 연구소 회의실에서 갑오년 청마의 해 신년하례를 겸해서 지난해 결산과 올해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연구위원회의 모임을 가질 예정입니다. 소장을 비롯한 새로운 임원진 구성도 함께 논의할 예정입니다. 연구소에 헌신할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제 한종연은 몇몇 회원들만의 것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사회의 꼭 필요한 학 단체로서 공공의 자산된 것입니다. 여러 선생님들의 참여와 후원이 없었더라면 연구소가 결코 여기까지 올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총회를 앞두고 여러 회원님께 거듭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리며 연구소는 올 한 해도 보다 더 겸손한 자리에서 시작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신년 하례식이 시장만능사회에서 찌그러진 우리의 삶을 조금이나마 회복시키는 기회가 되고, 인간의 가치와 삶을 보존하려는 인문학에 대한 사랑과 자긍심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한국종교문화연구소 소장 윤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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