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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을 돌아보고, 2025년 희망의 문을 열다

 

 

 

 news letter No.864 2025/1/7

 

 

 

안녕하세요.

지난 한 해 동안 연구소에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신 이사, 연구원, 그리고 회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올 한 해도 건강하시고 연구와 하시는 일에 좋은 성취가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 한 해 연구소는 비대면과 대면의 공존이란 모토로 시작하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단절된 만남을 다시 회복하는 것이 큰 과제였죠. 몇 해 동안 온라인으로만 진행되었던 월례 포럼을 지난해 4월부터 마침내 오프라인 공간에서 시작하였습니다. 서초구 교대역 근처 윤민창의재단에서 현장과 온라인을 통해서 발표자와 논평자, 그리고 회원님을 만났습니다. 한 해 동안 발표와 논평을 맡아주신 여러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사실 발표의 장에 참석자가 많지 않았습니다. 어느덧 익숙해진 온라인 모임을 오프라인으로 완전히 대체할 순 없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느끼지 못하는 열정과 향기를 오프라인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비대면과 대면의 공존2025년에도 잘 이어가겠습니다.

 

 

지난해 만남의 노력은 종교 탐방으로 이어졌습니다. 7월에 자연을 느끼며 매의 눈으로 종묘 문화를 탐색하는 연구소 답사가 있었습니다. 한강길을 따라 양화진에서 여주 영·녕릉(英寧陵)까지 12일로 달렸습니다. 물을 찾아 나섰으나 강가에 접근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7월 말 무더위도 만만찮았습니다. 그럼에도 양화진에서 선교사 묘소를 보고 절두산 순교터를 밟고, 구산 성당, 다산 유적지를 헤매면서 개항기 종교 만남의 현장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서빙고동 부군당에서는 한강을 배경으로 살았던 관, 민의 신앙을 엿볼 수 있었고요, 여주의 대순진리회 박물관에서 신종교의 탄생을 보고, 강가 신륵사에서 수로(水路)를 따라 오갔던 사람들의 염원을 상상하고, 효종의 영릉에서 한강을 거슬러 온 인선왕후의 수로 발인을 떠올렸습니다.

 

 

답사와 관련되어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종교답사분과의 신설입니다. 종교 유적과 현장, 사람을 찾아 나서는 답사분과는 2024년과 2025년 행선지를 서울로 정했습니다. 매달 모이는 데 한 번은 온라인, 한 번은 오프라인 답사로 진행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지난 한 해 동안 남산, 이태원, 정동을 다녀왔습니다. 2025125()에는 청와대, 칠궁, 자교교회, 필운대, 사직단, 국사당 지역을 답사할 예정입니다. 분과원이 아니라도 참여가 가능하니 많은 관심 부탁합니다.

 

지난해 상반기 심포지엄은 기후위기와 종교라는 주제로 숭실대에서 열렸습니다. 우리가 직면한 기후 위기의 성격을 여러 각도에서 천착하는 자리였습니다. 기후 위기가 가져다준 인식의 전환과 위기에 대한 우리 사회 대응 양상을 고찰하였습니다. 탈성장 대안 연구소의 김현우, 생태적 지혜연구소의 김영준, 서울대학교/캣츠랩의 김성우 선생님, 연구소의 장석만, 유기쁨 선생님께서 수고해 주셨습니다. 하반기 심포지엄은 한국 종교학의 시작과 그 계보를 찾는 작업의 두 번째 시도로 "식민지 지식인의 종교학"이란 주제로 개최하였습니다. 헨리 찜머만, 방원일, 심일종, 조성환 선생님께서 이영재, 채필근, 송석하, 김효경에 관한 연구를 발표해 주셨습니다.

 

 

작년 한 해의 종교학 총서의 발간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였습니다. 세속주의를 묻는다-종교학적 읽기(최정화 엮음, 모시는 사람들, 2024), 한국 종교학-성찰과 전말(정진홍, 김태연, 장석만, 이진구, 임현수, 모시는 사람들, 2024)이란 두 권의 출판기념회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종교학의 서재(가제), 물질과 종교(가제), 종교와 노인(가제)등을 준비 중입니다. 출판기념회가 넘쳐나는 즐거운 2025년이 되길 바랍니다.

 

이러한 만남의 현장, 토론의 광장은 2025년에도 이어질 것입니다. 열린 공간에 많은 회원님의 참여를 기대합니다. 올해는 무엇보다도 종교문화 강좌를 개최하고자 합니다. 종교학이 대학 밖에서 대중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최근 온라인으로 많은 강좌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종교학 또는 종교 관련 강좌도 적지 않습니다. 그 가운데 우리가 어떤 강좌를 새로 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듭니다. 그러나 강의는 연구하고 토론하는 학문 공동체의 자연스러운 장이라 여겨집니다. 이제 요청에 의한 강의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는 강좌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그와 동시에 올해에는 연구소 홈페이지를 개편하려고 합니다. 오랜 시간 우리의 집이 되었던 홈페이지를 새로 단장하고 정리하여 종교문화의 센터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연구소에서는 앞서 소개한 포럼, 답사, 심포 외에도 꽤 많은 연구활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중국종교 분과, 잡분과, 답사분과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책 한 권 프로젝트와 주역 강좌도 매달, 매주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알리고 회원과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앞서 오프라인 만남을 강조했으나 우리는 온라인의 공간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이 함께 만날 수 있는 공간이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소셜 네트워크를 넓히고자 합니다.

 

우리의 사회 문화가 많이 변하였습니다. 연구 환경도 바뀌었습니다. 이 가운데 한국종교문화연구소는 어떻게 존재해야 할지, 우리는 어떻게 연구를 해나가야 할지,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여러분의 지혜를 모을 뿐입니다. 2025118()에 연구소 정기 이사회와 총회가 열립니다. 많은 이사, 회원께서는 꼭 참여해 올해 연구소의 방향을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욱_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소장
주요 저서로 《조선시대 재난과 국가의례》, 《조선왕실의 제향 공간-정제와 속제의 변용》, 《조선시대 국왕의 죽음과 상장례-애통・존숭・기억의 의례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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