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名分)이라는 말에 대한 잡념 news letter No.742 2022/8/30 조선의 노예제를 유지하게 했던 유교 지식인들의 명분이 무엇이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이것저것 읽고 생각하던 중에, 그 명분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명분론’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주지하다시피 18세기, 특히 영ㆍ정조 시기에 조선의 신분제는 크게 동요되었고 그 중심에는 노비제의 문제가 있었는데, 영ㆍ정조 모두 노비제의 폐단을 시정하려는 노력을 다방면으로 기울였다. 이는 노비의 인권에 눈을 떠서라기보다는 더 이상 기존의 노비제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봉착했기 때문이었다. 양란을 거치는 과정에서 병사나 곡식을 얻기 위한 노비 면천이 허락되면서 점차 신분적 제약은 허물어졌고, 국가는 더 이상 노비 통제를 위한 공..
영성 개념의 확산과 한국적 영성의 이해 news letter No.741 2022/8/23 올 4월 한종연의 종교문화포럼에서 ‘불교에서 영성의 의미에 관한 고찰’이라는 제목으로 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최근 영적 지성으로서 영성이 학계의 주목을 받는 주제라서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줌(zoom)포럼에 참여했다. 필자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한국학 전공 교수인 돈 베이커(Don Baker)가 논한 적이 있는 한국인의 영성(Korean spirituality)을 화두로 삼고 고심하던 차에 한 수 배움을 기대하며 자리를 채웠다. 그런데 발표와 토론이 이어지면서 영성에 대한 공통된 이해는 고사하고 서로 간에 소통마저도 쉽지 않았다. 필자는 왜 그런 사태가 일어났는가를 생각해 보면서 한국 사회의 ‘영성의 의..
고래와 구름, 그리고 잡초와 낙타 news letter No.740 2022/8/9 신드롬이 한류 열풍을 타고 이국인들에게까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나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라는 일종의 후렴구는 자폐스펙트럼의 도돌이표 같은 것이다. 따뜻한 시선으로 마이너리티 문제를 다룬 이 휴먼드라마는 그래서 분명 감동적이지만, 내게 그것은 무엇보다 ‘고래 이야기’로 다가섰다. 주인공의 고래 사랑은 특별하다. 고래는 그의 삶 자체를 버티게 해 주는 도돌이표이기 때문이다. 넘어서기 어려운 높은 벽에 가로막힐 때마다 그의 앞에는 고래가 튀어 오른다. 그는 고래와 함께 이해할 수 없는 삶의 망망대해를 건너간다. 청와대 근방의 청운(靑雲)중학교에 갓..
종교다원주의와 민족종교 news letter No.739 2022/8/2 이제 종교다원주의는 현시대의 종교생활에서 상식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 과학기술문명과 경험실증적 철학이 초래한 허무주의의 시대정신에서 독단적 신학의 형이상학은 이제 존립 지반을 상실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젠 신(神)은 절대적 실재이자 사실의 지위를 주장할 수 없게 되었고, 다만 인간의 주관성의 결단에 의한 신앙적 체험에서 비롯한 종교적 다양성 가운데 하나일 수밖에 없다. 세계관과 가치관의 다원성을 상징하는 종교다원주의는 철학에서도 탈근대적 조류 속에서 동일한 형태로 반복된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철학, 즉 학문은 맑스의 유명한 말인 ‘당파성의 철학’이라는 언명 속에서도 발견되듯, 보편학의 이념은 이제 불가능한 이상이라는 점이 기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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