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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레터

317호-종교와 공공성(상반기심포지엄)

한국종교문화연구소 2014. 7. 17. 16:23

 

 

                               종교와 공공성

      종교문화비평학회ㆍ한국종교문화연구소 2014년도 상반기 정기 심포지엄

                

                       
                              

 2014.6.3

 

    

 

    근래 한국사회의 도덕적 불감증 확산과 관련하여 정부기관 혹은 국가의 ‘공’과는 다른 의미에서의 ‘공공성’, 가령 시민을 담당자로 하는 공공성을 학문적으로 해명해야 한다는 관심이 널리 공유되고 있다. 물론 이런 관심의 밑바닥에는 종래 상식으로 말해져온 공사 이원론으로 공공성을 다 파악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깔려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우리는 거기서 종래의 전문화되고 칸막이 쳐진 학문시스템만으로는 공공성을 충분히 포착하기 어렵고 따라서 새로운 통섭적 학문시스템의 형성을 위한 구조개혁이 절실히 요청된다는 문제의식을 찾아볼 수 있다. 나아가 우리는 냉혹한 무한경쟁의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사회에 있어 무차별적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개인주의의 확산 속에서 ‘공공성과 개인(私)’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라는 근원적인 물음에 직면해 있다. 오늘날 냉전체제의 붕괴 및 종래의 이데올로기가 매력을 상실한 가운데 값싼 유행사상이 아닌, 현실과 이념을 통합하면서 현재의 글로벌 문제를 논할 수 있는 새로운 포스트 이데올로기적 비전에 대한 관심이 급등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왜 지금 ‘종교와 공공성’인가? 여기서 ‘종교와 공공성’이란 개인, 집단, 사회, 국가와 종교 사이의 다양한 연관성 및 거기서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군을 지칭한다. 이때 종교는 어떤 공공성을 내포하는지, 그리고 종교에 대해 공(公)은 어떤 식으로 관여하며(했으며) 혹은 어떻게 관여해야만 하는지 등이 물어질 수 있을 것이다. 금번 심포지엄의 기획은 이런 큰 틀 하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1. ‘종교와 공공성’이라는 문제는 그동안 종교가 사적 영역에 속해 있다는 생각이 무너지면서 등장한 것이다.
2. 종교와 공공 영역의 문제는 종교가 해야 할 일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근본적 전제로서 나타난다.
3. 공적 영역을 정의내리는 일은 분명하지 않고 하나가 아니다. 국가권력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의 맥락 등 상이한 관점이 존재한다.
4. 현재의 공공성 논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국가권력과의 관계, 그리고 시장권력과의 관계 설정 문제이다.
5. 특히 세계화 혹은 지구화 담론의 확산과 함께 그동안 국가권력 문제에 치중해온 경향이 점차 시장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으로 변하고 있다.
6. 현재 한국에서 상당수의 종교단체는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기업집단을 닮아있다. 종교와 공공성 문제는 종교 내부의 공공성 문제에 대해서도 외면할 수 없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과 취지로 개최될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생태문제를 비롯하여 한국 개신교회, 미국 개신교와 종교자유, 한국 신종교, 일본 국가신도 등과 공공성이라는 주제를 결부시킨 총 5편의 논문이 발표된다.

 

 

    첫째, 생태공공성과 종교의 관계를 다룬 논문은 현대사회의 생태론적 위기의식을 배경으로 한국사회에서 저항적 생태운동의 현장과 종교가 어떤 식으로 결부되어 있는지를 중층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둘째, 한국교회의 공공성 문제를 다룬 논문은 특히 대형교회의 문제점을 공공성의 위기라는 관점에 입각하여 비판적으로 기술하면서 공공선의 구현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셋째, 미국 현대종교와 공공성의 문제를 다룬 논문은 오늘날 미국사회에서 공적 영역을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는 개신교 근본주의 진영과 세속주의 진영의 대결을 종교자유 담론과 관련하여 분석하고 있다.

 

    넷째, 한국 신종교와 공공성의 문제를 다룬 논문은 동학/천도교, 대종교, 증산교, 원불교 등의 개벽사상에 내포된 공공적 측면을 자아에 대한 주체의식과 타자인식, 민족주체성과 세계인식, 사회혁신을 통한 공공사회 실현과제와 연관시켜 검토하고 있다.

 

 

    끝으로, 일본 국가신도와 공공성의 문제를 다룬 논문은 국가신도의 국체이데올로기에 내포된 종교적/신학적 의미와 관련하여 특히 <<국체의 본의>>(1937년)에 대한 분석을 중심으로 그 멸사봉공의 공사 관념에 주목하고 있다.

 

 

    금번 심포지엄에서는 이상과 같은 논문발표를 통해 기존의 다양한 공공성 담론에 결여되었거나 혹은 새로운 관점과 보완이 필요한 ‘종교와 공공성’이라는 주제에 집중하면서 궁극적으로 종래의 공사 이원론적 관점을 넘어선 새로운 지식체계의 창출에 기여할 만한 창발적인 논의들을 진행시키고자 한다. 이 심포지엄이 종교와 공공성의 관계뿐만 아니라 종교(안팎)의 공공성을 물음으로써 한국사회의 공공성 문제에 내포된 근원적인 의미를 검토해 보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4.6.3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소장 장석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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