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눈금 news letter No.502 2017/12/26 로빈슨 크루소가 날짜를 계산하기 시작한 것은 난파된 배에서 탈출하여 섬에 도착한지 며칠 지나서였다. 그는 그동안 만들어 놓은 거처의 문 앞에 기다란 말뚝을 세우고, 그 윗부분에 가로로 나무를 덧대어 큰 글자를 새겼다. “1659년 9월 30일 이곳 해변에 도착했다.” 로빈슨 크루소는 매일 아침 그 말뚝 위에 조그만 눈금을 새겼다. 7번째 눈금은 두 배로 크게 만들어, 일요일이라는 것을 나타냈다. 30번째 눈금은 좀 더 길고 컸다. 눈금이 365개가 되는 날이 되면 해가 있을 동안에는 금식을 하다가 해가 진 다음 약간의 음식을 먹었다. 그는 금식하면서 자신이 살아있음에 대해 신에게 감사를 드렸다. 로빈슨 크루소에게 눈금을 새기는 일은 자신을..
시골생활 단상: 도서관과 문학관 news letter No.501 2017/12/19 1. 요즘 난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내 자신이 어디로 굴러 떨어진 건지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 관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내 자신이 어색하기도 하고, 그런 나를 향해 어디서 굴러 먹다온 놈이냐고 윽박지르는 사람도 낯설기만 하다. 더욱이 이곳 사람들이 내게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주길 바라는 기색을 느낄 때는 정말 난감하기 그지없다. 자의든 타의든 시골자락에 숨죽여 살아가려는 사람에게 뭔가를 기대하고픈 심정도, 그런 기대에 조금이라도 응해야 한다는 일말의 책임감이 드는 마음도, 곰곰이 따지면 아직도 지식인에 대한 사회의 환상에서 나도 그들도 모두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서 연유하는 것 같다. 가끔씩 마을 입구에 달..
종교문화를 연구한다는 것 news letter No.500 2017/12/12 나는 요즘 강의, 학술모임, 대중강연 등에서 자기소개를 할 기회가 있으면 ‘종교문화를 연구하고 있다’는 말을 종종 덧붙인다. 왠지 ‘종교학자’나 ‘종교연구자’라는 말보다 ‘종교문화연구자’라는 말이 개인적으로 조금 더 편안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별로 대단한 일은 아니겠지만, 이런 자기소개와 관련해 꽤 흥미로운 경험이 있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자기소개에 뒤따르는 질문의 성격이 변했다. 예전에는 종교학을 전공한다고 말하거나 종교연구를 한다고 말하면 “그럼 무슨 종교를 연구하시는데요?”라는 질문과 종종 마주쳤다. 그럴 때 나는 분명하게 대답하지 못하고 그냥 ‘한국종교’라고 얼버무리곤 했다. 그런 후에는 질문자에게 적절..
연구소 상반기 심포지엄, "종교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종교"에서 제7 발표자로 활약하셨습니다. 발표제목은 "한국 민간신앙 의례에서 제물의 의미: 서울 굿을 중심으로"였습니다. '구글신에게 물어봐' 순서입니다. 이름 검색은 실패하였습니다. '종교학'과 함께 검색하면 선생님께서 참여하신 연구 저작물이 많이 나옵니다. '민속학', '안동대' 등의 검색을 통해서도 선생님의 모습을 발견하긴 어려웠습니다. 지금까지 소개된 선생님들 중 유일하게 구글신에게 포착되지 않는 선생님이십니다. 그럼 직접 안동대 민속학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민속학과 홈페이지의 '교수 소개'에 보면 선생님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해당 홈페이지로 가시려면 이미지를 클릭하세요) "경력 및 연구실적" 항목을 보면, 일단 '경력'은 등록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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