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여성들 : 걷기의 자유를 위하여 news letter No.546 2018/10/30 '맨스플레인(mansplain)'이라는 말을 우리에게 각인시킨 리베카 솔닛의 책 중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와 더불어 한국 서점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또 다른 책은 《걷기의 인문학》이란 책이다. 걷기와 관련된 인류의 문화사를 다양한 차원에서 흥미롭게 저술한 이 책에는, 솔닛 자신이 걷기를 사랑하며 걸을 때만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생생히 드러나 있다. 솔닛이 들려주는 걷기의 역사 속 모든 이야기들이 흥미롭지만, (여성 순례에 관심이 있는) 나에게는 그중에서도 순례에 대한 고찰과 (솔닛 스스로가 신앙과 관계없이 치마요(Chimayo) 성지 순례길을 걷기..
이야기로 사는 삶 news letter No.545 2018/10/23 1. “참 차경석이가 큰 갓을 쓰고 옥색 명주로 도포를 크게 히서 입고 유기로 맨든 책상이 있어. 거그다 호랭이 껍딱 깔고 앉아서 질다란 장죽 물고 앉아서 말여. 그러고 수염, 허여허니, 지드란허니 수염이 난 노인 양반 둘이서 양쪽으로 서 있어. 하나가 담배를 쟁여서 넣으먼 하나는 벌써 불을 등대허고 있어. 그러면 태고, 다 탤 만허먼 재떨이를 갖다 놔주고 이려. 또 여름으는 예쁜 처녀들이 초롱을 들고 섰어. 큰애기들 둘이 들고 섰네. 그리고 또 큰애기 둘이 큰 부채를 들고 양쪽으로 서서 부쳐 줘.” 이 이야기는 설장구 명인 신기남(1914~1985)의 생애를 담은 《어떻게 허먼 똑똑헌 제자 한놈 두고 죽을꼬?》(구술 신기남, 편집 ..
백두산 천지(天池)의 신성성의 기원에 관한 단상 news letter No.544 2018/10/16 “천제(天帝)의 대궐이요 천화(天化)의 근원이매, 천(天)이라 함은 진실로 마땅하거니와 물이 괸곳이라 해서 그만 지(池)라고 해버림은 너무 간차롭게 손쉽게 지어 던진 이름이 아닐까? 보아라! 다시보면 그것이 대수롭지 않고 예사롭게 물을 담고 있는 하나의 못동이가 아님을 깨달을 것이다....(중략) 조선의 마음이 어떻게 발전하였는지, 조선의 역사가 어떻게 펼쳐졌는지, 조선의 운명이 무엇으로써 그 구심점 추기(樞機)를 삼는지를 조금이라도 살피고 생각한 이로야, 천지를 한 늪으로 아는 이가 반쪽인들 있을 것이냐? 안될말이지. 못될말이지” 이 글은 1926년 7월 24일 경성을 출발하여 7월 29일부터 8월 7..
하느님의 올바름을 묻는 요즘 영화들 news letter No.543 2018/10/9 세상이 이 모양인데 하느님이 도대체 어디에 있다는 건가? 서구 유일신 전통에서는 납득하기 힘든 일들을 겪을 때마다 세계관에 대한 회의가 하느님의 존재를 묻는 형식으로 솟아올랐다. 이에 대한 신학적 대답을 신정론(神正論)이라고 부른다. 오래된 물음과 답변이지만, 문제가 사그라들기는커녕 더 강렬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서양에서는 아우슈비츠 이후에 이 물음이 전면적으로 재검토되었고, 한국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에 이 문제를 더 진중하게 끌어안고 있다. 필자는 직업적 필요 때문에 종교와 관련된 영화가 나올 때마다 꾸역꾸역 보는 편이다. 그런데 최근에 본 영화들에서 신정론의 문제는 꾸준히 그리고 더 신랄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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