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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레터

38호-구미 종교학계의 연구 동향(박상언)

한국종교문화연구소 2011. 4. 14. 15:23

구미 종교학계의 연구 동향

2009.1.20



<Method & Theory in the Study of Religion<:Method & Theory in the Study of Religion>>,<Journal for the Scientific Study of religion>, <NUMEN>, <Social Compass> 등 4개 대표적인 저널을 통해 2008년도 구미 종교학계의 주요 논의들과 그 성격을 살펴보았다. 각 학술지의 특성은 다르지만 학술지 특집 주제들은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는 것들이다. 구미 종교학계의 동향을 충분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동 연도 출판된 단행본과 더 많은 학술지를 검토해야 하지만 지면상 한계도 있고 해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표적인 저널의 경향성만을 간단하게 정리하였다.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는 않지만 우리 종교학계를 성찰하는 계기가 되고 우리의 위상을 잡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먼저 <JSSR>에서는 사회과학을 지향하는 학술지의 방향성에 부합하는 심리학, 사회학, 교육학 분야와 연계된 종교학 주제들이 두루 다루어졌다. 47집 1호에서는 “종교와 인종”이라는 넓은 틀에서 미국사회에서 다인종으로 구성된 교회의 인종적, 성적 평등성, 교회의 통합성 등을 중심 주제로 다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단일 인종으로 구성된 교회와 다인종으로 구성된 교회의 인종적 평등성과 관련된 차이점을 검토하는 논문도 발견된다.

47집 2호에서는 “종교와 정치”란 넓은 주제 틀에서 미국의 ‘대외정책과 종교’의 상관성을 고찰한 논문, 그리고 이란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란의 이슬람 규범에 대한 지지와 종교성의 상관성을 다룬 논문이 기고되었다. 또한 “이민과 종교”의 문제를 이론적으로 다룬 논문과, 그 사례로서 한국 개신교와 뉴욕 한국 이민자 교회에서 나타나는 성적 불균형과 여성 억압의 문제를 다룬 논문도 보인다. 그리고 서구 후기근대에서 나타나는 종교현상의 특징으로는 자기애의 문제를 다룬 논문, 그리고 종교적 참여 및 헌신성, 그리고 공격성 등의 상관성을 다룬 심리학적 주제를 다룬 논문도 있다.

47집 3호에서는 개인적 차원에서 형성된 종교와 편견의 연관성을 다룬 논문이 발견된다. 이 논문은 집단적 요소, 즉 집단 내부와 외부에 대한 태도와 정체성의 문제, 그리고 종교가 특별한 대상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데 고려되는 도덕적 성향들을 다루었다. 또한 종교성과 영성의 문제를 다룬 두 편의 논문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특히 아델만(Janice Adelman)은 최근에 뒤섞여 사용되는 종교와 영성 개념이 사용되는 용례분석을 통해 두 개념의 유사점과 다른 점을 제시한다. 성직자와 교회의 대중 강연이나 공개적인 정치적 발언에 대한 종단 내부의 갈등과 태도를 분석한 논문도 주목된다. 그밖에 토마스 오데아의 <<몰몬>>에 관한 재평가를 민족지학적 관점에서 다룬 논문, 그리고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복음주의 용례를 분석한 논문, 나치에 의한 유태인 학살 사건인 수정밤 사건(Kristallnacht)의 사례를 통해 성스러움의 집단기억의 문제를 다룬 논문도 있다.

47집 4호에서는 미국사회의 마녀교를 사회생태학의 관점에서 다룬 논문과 대안교육과 청소년의 종교생활을 다룬 논문, 종교생활과 유전적 요인의 상관성을 다룬 논문이 주목된다. 그밖에 세계종교의회를 분석한 논문, 종교와 건강의 상관성을 다룬 논문, 몰몬교 선교를 다룬 논문 등이 있다.

다음 <<Social Compass>> 55집 1호에서는 네덜란드의 교인 감소와 세속화 문제를 특집으로 다루었다. 특히 실존적 안정감과 네덜란드에서 형성된 종교형태의 변화 간의 연관성을 여러 민족지학과 이론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가톨릭교회의 영향력이 크고, 지역적 소속감이 강한 지역에서 생활세계와 문화적 영역의 다양성이 증가하면서 종교적이고 도덕적 레퍼토리와 관련된 실존적 확실성의 물음이 인간이 다룰 수 있는 영역과 없는 영역의 경계를 설정하고 다루는지를 검토한 논문, 복음주의적 청년 집회와 교회에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데 그들의 불안감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다룬 논문, 불확실성을 해결과 연관된 주요 특징들을 지닌 점술 행위를 네오 샤머니즘의 영역에서 검토한 논문 등이 있다.

55집 2호는 2007년 7월 23-27일 동안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종교사회학회에서 다룬 주제, 즉 종교와 세속성 관계와 관련된 논문들을 실고 있다. 구동독 지역의 종교영역의 변화를 다룬 논문, 탈공산국가에서 형성된 종교부흥과 세속성의 긴장을 다룬 논문, 또한 유럽과 라틴 아메리카 지역의 사례연구를 통한 종교의 생명력과 세속성의 문제를 검토한 논문들이 있다.

55집 3호는 21세기 초에 진행되는 세계화의 복잡한 과정에서 나타난 엄청난 변화와 연결된 라틴아메리카의 종교현상을 특집으로 다룬다. 독제정권, 인권탄압, 시민전쟁, 사회적 전복 등으로 점철된 1980년대의 라틴아메리카 주요 국가들의 사회는 1990년대에 예상하지 못했던 수준에서 전지구적 자본주의에 노출되면서 점차 신자유주의의 모델들을 추구해갔다. 또한 가톨릭 대륙이라는 라틴아메리카의 전형적인 이미지도 종교다원주의의 가속화로 희석되고 있다. 개신교, 특히 오순절교파의 급속한 성장은 이 지역의 종교지형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3호에서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문화갈등과 종교, 대중문화와 종교, 브라질 가톨릭교회, 라틴 아메리카의 종교적 역학 등을 다룬 논문들이 실려 있다.

55집 4호에서는 “종교와 사회자본”의 주제를 다룬 논문들로 채워져 있다. 종교집단이 신뢰와 연대성을 생산하고, 공동의 경계와 사회분화를 재생산하는지에 관심을 둔 분석들은 사회학에서 사회자본이론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최근에는 초민족적 이민자들의 종교네트워크에서 생산된 사회자본을 다루거나, 집단 내부와 외부의 결속력에 미치는 인종적 다양성의 영향력을 검토한 논문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호에는 종교와 사회자본 간의 관계를 형성하는 사회경제적 맥락을 영국 사례를 통해 분석한 논문, 부르디외의 관점에서 영국사회에서 통용되는 헝가리의 사례를 통해 사회자본이론을 검토한 논문, 지역 무슬림공동체가 단지 사회자본의 결속뿐만 아니라 인종적 종교적 내적 연결을 형성함을 제시한 논문, 개인의 종교성과 집단적인 종교활동이 사회자본과 교육성취를 촉진함을 밝힌 논문 등이 주목된다.

셋째, <Method & Theory in the Study of Religion<:Method & Theory in the Study of Religion>> 20집 1호에서는 데니얼 데닛(Deniel C. Dennett)의 이론을 검토한 논문들과 그의 책 <<주문깨기>>(Breaking the Spell)에 대한 주제 서평을 다루고 있다. 데닛의 철학적 관점이 종교학자와 어떤 연관성을 가질 수 있는지를 검토한 논문, 데닛이 자신의 책에서 종교학에 대해 지나치게 무관심하고 오만하며, 다양한 문헌들을 간과하고 있음을 지적한 비판적 서평, 다니엘의 책이 대중여론에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지를 다룬 논문, 문화적응주의 측면에서 데닛의 이론을 검토하고 종교문화를 다룰 수 있음을 강조하는 논문, 종교학의 과학적 연구의 지향성이라는 점에서 데닛의 과학적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종교에 대한 지나친 적대적인 태도에 대해서는 비판한 위베의 논문 등이 있다.

20집 2호에서는 종교학과 역사의 관계를 주로 다룬다. 특히 마수자와의 <<세계종교의 창안>>에 대한 주제서평들, 그리고 자신의 책에 대한 비판에 관해 마수자와의 반론적 성격의 글 등이 실려 있다.

20집 3호에서는 보수 개신교인들의 학문성과 병리학적 성격을 다룬 논문, 그리고 종교행위, 신념, 종교경험에 대한 신경학적 연구의 성격을 다룬 논문, 조나단 스미스의 비교이론을 중심으로 종교연구와 비교의 상관성을 다룬 논문 등이 있다.

20집 4호에서는 보이어(Boyer)의 반직관적 문화이론을 검토한 논문, 인지학과 진화론적 관점에서 낙원 표상의 문제를 다룬 논문 등이 주목된다. 그밖에 유토피아란 새로운 장르가 어떻게 역사화되었는지를 밝힌 논문, 성안 셀름에게 나타난 이성과 역사의 문제를 다룬 논문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NUMEN> 55집 1호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 실러 시에 단기간에 라틴아메리카 출신 이민자들의 대량 유입으로 인해 형성된 종교문화 현상을 다룬 논문, 벵갈지역의 힌두교와 이슬람의 상호 영향을 사례로 혼합주의 개념 분석과 현상을 다룬 논문, 소비와 생산을 추동하는 전략에 기초한 악마적 사회화 형성에 미친 대중문화의 역할을 다룬 논문 등이 있다.

55집 2/3호은 “종교교육”을 주제로 한 논문들로 구성되었다. 남아프리카의 종교교육, 스위스의 종교교육, 영국의 종교교육, 호주의 종교교육, 덴마아크의 종교교육, 종교학과 종교교육의 연관성 등을 다룬 논문들이 있다.

55집 4호는 서평 중심으로 편집되어 있고, 논문으로는 비파사나 명상법을 다룬 논문, 고대종교를 “고대성”의 측면에서 접근하기보다는 고대 문화의 다른 영역에서 잉태된, 혹은 새겨진 ‘embedded religion'이란 개념에서 접근해야 함을 제시한 논문 등이 있다.

박상언(서강대학교,laet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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