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 ‘인지적 부조화’와 종교 news letter No.812 2024/1/9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는 1968년 체코 프라하에서 한 권의 책을 입수한다. 그 책은 1842년 발레 수도원장이 펴낸 《마비용 수도사의 편집본을 바탕으로 불역한 멜크 수도원 출신(베네딕트회 수도사) 아드송의 수기》(이하, 《아드송의 수기》)였다. 에코는 이 책을 발견하고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오죽했으면, 이 책을 단숨에 대학노트 몇 권에 이탈리아어로 번역할 정도였을까. 하지만 이 책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에코의 손을 떠나 사라지게 된다. 여행을 같이했던 동료가 헤어지면서 자신의 짐을 싸는 도중에 우연히 이 책을 가지고 갔던 것이다. 책을 잃어버리고 에코는 적이 상심했던 것 같다. 더욱이 안타까운 ..
나는 이 혼돈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news letter No.811 2024/1/2 연말과 새해를 맞이하는 이때쯤이면 우리는 누구나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려 한다.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이다. 그러나 올해처럼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든 해도 드물 것 같다. 3년에 걸친 코로나 질병은 잦아들었지만, 사회 구석구석에서 알게 모르게 큰 변화가 일어났고 뉴노멀이란 말이 일상화되어 있다. 아직도 정상화되지 못한, 무엇인가 다른 새로운 생활 패턴을 향하려는 우리 주변의 변화를 목도하게 된다. 우리는 전례 없는 불안정 속에 처해 있다. 가까이는 국내 정치의 혼란과 경제적 불안정, 그리고 격화된 북한과의 대결 상황은 더욱 우리를 불안으로 내몬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2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이런..
동지, 새로운 시간의 시작 news letter No.810 2023/12/26 한 해가 저물어 간다. 2023년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하지만 새해는 이미 시작되었다. 동지가 지났기 때문이다. 지난 금요일인 12월 22일이 동지로, 동지가 지난 지 이미 4일째이다. 동지는 흔히 팥죽을 먹는 날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다른 말로 아세(亞歲), 작은 설이라고 부르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동지는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는 때이다. 동지를 기점으로, 밤이 가장 길었다가 낮의 길이가 점차로 늘어난다. 이러한 동지의 시간을 주역의 괘로 표시하면 복(復)괘가 된다. 복괘(그림참조)는 초효만 양효이고, 나머지 다섯 효는 모두 음효로 구성된 괘이다. 동지를 복괘로 나타낸다는 것은, 음의 기운이 가득 찬 가운데 양..
종교, ‘거룩한 상상’과 ‘상식’ 사이에서 news letter No.809 2023/12/19 종교, 빌런이 되다 벌써 2023년이 끝나가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올 한 해 역시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도처에서 많이 일어났던 것 같다. 올해 여름 미국에서 일어난 애틀랜타의 살인 사건도 그중의 하나이다. 이 글은 이 사건으로 인해 촉발된 단상이다. “종교는 왜 상식을 벗어나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허용(혹은 양산)하는가?”라는 의문이 그 핵심이다. 이창동 감독의 2007년도 개봉작 〈밀양〉은 여주인공 신애 역을 맡은 배우 전도연에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이창동 감독에게는 각본상을 안겨주었다. 영화에서는 신애가 아이의 유괴와 죽음이라는 비극 속에서도 종교에 귀의하며 꿋꿋하게 삶을 지탱한다. 그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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