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참사와 한국의 종교학계 news letter No.804 2023/11/14 필자의 지난 뉴스레터 - 〈다크 투어리즘에 대한 잔상: 순례지가 된 어느 영국 축구 경기장〉2023/6/6, 781호 – 의 내용이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를 염두에 둔 것이었듯이, 어느덧 반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도 이들 참사는 여전히 필자의 머리를 맴돌고 있다. 그 이유로는 같은 시기를 사는 대다수 한국인에게 그렇듯이, 예기치 못한 연이은 대규모 참사가 남긴 깊은 충격과 아픔을 비롯하여, 처벌 없는 진상규명과 함께 피해자들을 위한 추모/애도 공간 구축의 어려움, 피해자 가족과 시민들의 연대를 저지하는 부당한 공권력 행사 등에 대한 분노가 차곡차곡 쌓인 것도 한몫한다. 그런데 여기서 필자에게 한 가지 더 좌절감을 선사하는 것..
맨발의 조고각하(照顧脚下) news letter No.803 2023/11/7 근래 뉴스를 보면 가슴 아픈 장면들이 사방에 넘친다. 마치 지구 종말을 그린 SF(science fiction) 영화처럼, 예전에 경험한 적 없는 자연재해가 도처에서 일어날 뿐만 아니라, 참혹한 전장(戰場)의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 온다. 인간들이 도모하는 일 중에서 가장 어리석고 사악(邪惡)한 짓은 바로 전쟁일 것이다. 태어나서 불과 몇 해를 살지도 못한 어린아이들이 어른들의 살기(殺氣) 때문에 다치고 목숨을 잃는 것, 상상만으로도 죄(罪)이다. 전쟁은 대개가 종교와 민족을 빙자해 벌어지는데, 지구촌에서 거창하게 잘나가는 여타 종교계들이 당면한 살육(殺戮) 의 죄업(罪業)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끊임없이 유려(流麗)하던 ‘..
이-팔 전쟁 시기에 나치즘 종교연구가의 텍스트를 읽으며 news letter No.802 2023/10/31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가자 지구를 떠나서 남쪽으로, 이집트 국경으로 피난을 가고 있다. 그러나 삶의 터전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폭격을 피해 집을 떠나도 안전한 곳이 별로 없고, 평생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삶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 사실은 유대인들이 오랜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통해서 더 잘 알 것이다. 이집트는 난민을 거부하며 국경을 피난민들에게 열고 있지 않다. 이런 시기에 우연히 1920년대부터 1945년까지 독일에서 민족주의적 종교연구가로 활약했던 야콥 빌헬름 하우어(Jakob Wilhelm Hauer 1881-1962)의 글을 읽고 있어 기분이 묘하다. 물론 반유대주..
10월에 생각하는 크리스마스 news letter No.801 2023/10/24 나는 전부터 크리스마스에 관심이 많았다. 대중적으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종교 기념일이지만 학문적 설명이 풍부하지 못하다는 느낌에 더 그랬다. 그래도 공부가 많이 되었던 1990년대 연구들이 있었다. 역사학에서는 미국에서 근대 크리스마스가 형성되는 과정을 풍부한 사료로 그려낸 니센바움(Stephen Nissenbaum)의 저서(The Battle for Christmas)가 있고, 인류학에서는 세계 각지에서 크리스마스가 정착한 다양한 양상을 통해 이론화를 시도하는 밀러(Daniel Miller)의 작업(Unwrapping Christmas)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비교적 최근 책을 통해 이 주제를 차분히 정리할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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