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책, 면역, 공동체 news letter No.677 2021/5/11 지난달에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이 용산의 옷가게에서 직원을 폭행하는 일이 일어났는데, 그것을 계기로 외교관 가족의 면책특권 문제가 세간의 화제로 등장하였다. 대사 부인이 자발적으로 조사받으러 출두하지 않는 한, 사실상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다. 벨기에 정부에 부탁하여 면책특권을 박탈하도록 하거나 그 부인을 한국에서 추방한 후 인터폴을 통해 압송해 오는 것밖에 없다. 외교관과 그 가족은 주재국에서 치외법권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1) 이런 면책특권은 1961년에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체결된 협약에 의한 것인데, (Vienna Convention on Diplomatic Relations)이 그것이다. 그에 따르면 외교사..
비는 내리지 않는다 newsletter No.676 2021/5/4 이번 학기에 《중론(中論)》을 읽고 있다. 기원 후 200년을 전후하여 인도에 생존했던 중관불교(中觀佛敎) 철학자 용수(龍樹, Nagarjuna, AD.150?~250?)의 대표적인 논서다. 주지하다시피 이 책은 이른바 ‘팔불중도게(八不中道偈)’로 알려진 다음의 유명한 문구로 시작한다. 不生亦不滅 不常亦不斷 不一亦不異 不來亦不出 (구마라집 한역, 이하 동일) “(새롭게) 생겨나지도 않고 (완전히) 소멸하지도 않으며, 항상되지도 않고 단절된 것도 아니다. 동일하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으며, (어디선가) 오는 것도 아니고 (어디론가) 나가는 것도 아니다.”(김성철 역, 《중론》, 경서원, 1996-개정판, 이하 동일) 여덟 번 부정함으로써 중..
한국 민간신앙에서의 인간의A sip of water 위치 newsletter No.675 2021/4/27 무속은 무속의 여러 신과 관련지어 인간 삶을 바라본다. 무속에서는 크고 작은 인간 삶의 문제는 신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으로 여긴다. 이런 까닭으로 무속은 인간의 삶을 변덕스런 신의 뜻에 따라 좌우되는 것으로 바라본다고 설명되기도 한다. 무속을 이렇게 이해하면, 무속에서 인간은 신과의 관계 속에서 삶의 주체로서 역할하지 못하는 수동적 존재에 불과하다. 무속에서 인간은 신이 초래한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피동적인 삶을 살아갈 뿐이다. 새삼스럽지만 이는 무속에 대한 타당한 견해라고 말하기 어렵다. 무속에서 인간은 전혀 수동적이지 않다. 무속에서 인간은 살아가면서 겪는 다양한 삶의 문제를 그저 어쩔 ..
애매모호한 나를 위한 변명 newsletter No.674 2021/4/20 젊은 시절의 기대와는 달리 살면 살수록 내 머리 속에 분명한 것들이 점점 줄어들고 기존에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오히려 부지(不知)의 류(類)에 분류되곤 한다. 그런데 귀동냥으로 들은 것이나 경험한 것은 있으니 머릿속이 맑고 투명하지도 못해 어떤 정보나 주장을 들으면 동조나 반문의 생각들이 스멀스멀 일어난다. 무식한데 순박하지도 못한 나의 내면을 들키지 않기 위해 더 큰 소리로 횡설수설 떠들어보지만 속으로는 점점 더 위축되고 자기혐오에 빠지게 된다. 명확한 분석과 판단에 대한 요구가 평생 버겁고 말과 글에 논리적 정연함이 없다는 비난이 늘 두렵다. 더욱이 나의 일상, 아니 나의 삶 역시 나의 생각을 닮아 있다. 학자나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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