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억(記憶)을 좇아 사족(蛇足)을 달고 싶습니다 newsletter No.664 2021/2/9 바야흐로 새해를 맞는다고 마음이 환하게 번거로웠는데 어느새 한 달하고도 열흘이 지나 새해가 헌 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아쉽습니다. 요즘은 늙은이들도 카톡으로 새해 인사를 합니다. 아니, 늙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받은 인사 중에 이런 메일이 있었습니다. “새해는 new opportunity로 꽉 차 있지. 그러나 누구에게나 그런 것은 아냐. 늙은이들에게는 new memory로 채워야 겨우 지탱하는 새로운 찰나가 새해인 거야.” 또 다른 메일에는 이런 것도 있었습니다. “...흘러간 시간이 참 짧아서 / 시간으로 셀 수가 없네 // 사족을 달 겨를도 없네” 그 친구들의 깊은 뜻을..
소의 해, 신축년 2021년을 맞이하여 newsletter No.663 2021/2/2 어릴 때 미술 시간에 사용하였던 크레파스에는 ‘살색’이 있었다. 그땐 사람들의 살색이 모두 그 색인 줄 알았다. 깜상이란 별명에도 불구하고 나의 얼굴을 그릴 때엔 그 ‘살색’을 칠하였다. 황인종의 피부색을 가리키던 ‘살색’은 인종차별적이라 하여 연주황색으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살구색이라 부른다. 누군가 붉은색 살구를 만들어 낸다면 어떻게 될까? 무슨 색이든 이를 바라보는 우리는 사회적 학습과 경험 속에서 이를 판단하고 명명한다. 2021년 신축년을 맞이하여 또 하나의 색깔을 생각해본다. ‘한우’라 말을 들으면 ‘황우(黃牛)’가 생각난다. 젖소와 황우만 알던 시기 얼룩소는 젖소였고 서양 소였던 반면 한우는 황우로만 여겼다..
도끼와 칼 그리고 아틀라스 newsletter No.662 2021/1/26 이탈리아 북부 도시 페라라(Ferrara)의 스키파노이아 궁(Palazzo Schifanoia)에는 소위 '월력의 방‘(Salone dei Mesi (Hall of the Months))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15세기 중반 페라라를 다스린 에스테 가문의 보르소 공작은 프란체스코 델 코사(Francesco del Cossa), 코지모 투라(Cosimo Tura) 등 페라라의 화가들에게 이 방의 벽에 1년 12달을 상징하는 이미지들을 그리게 했다. 삼단으로 구성된 이 벽화들 하단에는 한 해 동안 보르소 공작의 영지 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이 묘사되어 있고(지상) 상단에는 각 달을 지배하는 올림포스 신들과 그들의 상징물들이 묘..
오류에 관하여: 말할 수 없는 것들의 만남 newsletter No.661 2021/1/19 “말해질 수 있는 것은 명료하게 말해질 수 있고,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논리철학논고』)고 말했던 비트겐슈타인 같은 언어철학자가 프레이저 같은 인류학자를 비판하다니 다소 의외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흥미롭게도 비트겐슈타인은 우리에게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소고 (Remarks on Frazer’s Golden Bough)을 “우리는 오류에서 시작하여 그것을 진리로 바꾸어야 한다”는 말로 시작하고 있다. 여기서 ‘오류’는 의도된 오류, 개념적 오류, 범주적 오류, 인식론적 오류 등 매우 다양한 층위에서 해석될 수 있다. 첫째, 조나단 스미스는 라는 글에서 이런 결론을 내린다: 프레이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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