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의 방식 news letter No.764 2023/1/31 한 사람이 죽었을 때 살아있는 가족이나 죽은 자 모두 서로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이는 전쟁이나 불의의 사고 등 불행한 죽음의 경우에 더욱 그렇다. 가족들은 자신들의 안타까움과 아쉬움, 미안한 마음 등을 전하고 싶고, 죽은 사람이 어떤지 알고자 한다. 이 세상을 떠나는 망자 역시 이승 삶에 대한 아쉬움이나 한스러움, 가족들에 대한 섭섭함과 미안함, 고마움과 당부 등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한다. 아마 어떤 죽음도, 그것이 아무리 밝고 행복한 죽음일지라도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의 직접적인 대화의 바램을 해소하진 못할 것이다. 죽은 자를 위해 행하는 무속의 굿에는 죽은 자가 자기 이야기를 하며 산 자..
도교와 불교는 무엇을 논쟁했나? news letter No.763 2023/1/24 저명한 중국학자인 앤거스 그레이엄이 쓴 고대중국철학사의 제목은 『도의 논쟁자들(Disputers of the Tao): 중국 고대 철학 논쟁』이었다. 제자백가로 불리는 묵자, 맹자, 노자, 장자, 순자 등은 저마다 도(道)를 주장했고, 자신들이 말하는 도야말로 천하를 다스릴 수 있는 올바른 방법(way)이 될 수 있다며 논쟁했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도는 중국철학을 관통하는 핵심 개념으로 자리 잡게 된다. 크게는 자연의 운행에서부터, 작게는 인간의 행위에 이르기까지, 우주 전체를 각자의 길을 가는 하나의 도(道)의 시스템으로 파악하기 시작한 것이다. 천도(天道)나 인도(人道), 효도(孝道)나 사도(師道) 같은 개념들은 이러..
욘더: 죽음의 기억, 기억의 죽음 news letter No.762 2023/1/17 새학기에 의대생을 대상으로 하는 죽음학 수업을 준비중이다. 수업시간에 활용할 자료를 찾다가 2022년 10월 14일에 방영된 티빙(TVING) 오리지널 시리즈 를 알게 되었다. 총 6화 드라마인데 편당 30분 정도라 모두 합쳐도 긴 영화 한 편 정도의 분량이다. 단숨에 볼 수 있었다. 이준익 감독이 연출을, 신하균과 한지민이 주연을 맡았다. “2032(년) 새로운 안락사법에 따라 죽음을 맞이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실행되었다.” 1화 첫 장면에 등장하는 시대적 배경 설명이다. 남자주인공(이하 남주)과 여자주인공(이하 여주)은 부부다. 38세인 여주는 심장암으로 죽어간다. 드라마는 여주가 안락사로 죽음을 맞이하고 남주가 홀로..
왜 1950년대의 종교인가? news letter No.761 2023/1/10 군대에 끌려가기 전인지, 후인지 아리송하다. 하지만 장병길 선생님과 함께 갔던 것은 확실히 기억나고, 답사 여행지였던 당시 신도안의 모습도 여전히 생생하다. 길게 소리를 뽑아내며 노래하고, 춤을 추며 뛰어오른다는 영가무도(詠歌舞蹈)를 앞세운 종교단체도 인상적이었고, 신심 수행에 방해가 된다고 하여 자신을 성(性)불구자로 만든 이의 이야기를 들은 것도 기억에 남아 있다. 그리고 또 하나, 거기에서 누군가에게 스치듯이 들었던 한 조각 이야기가 거듭 다가와 사라지지 않는다. 아마 우리 쪽에서 그에게 도깨비나 귀신에 대해 물었을 것이다. 그러자 그가 이렇게 대답했다. “도깨비는 대포 소리에 놀라 다 도망가고 없어요!” 여기서 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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