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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장직에 피선되면서
news letter No.866 2025/1/21
모든 것이 급변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어려운 종교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연구소 회원 여러분. 저에게 연구소 이사장이란 중차대한 역할을 맡겨주신 데 대해 우선 감사드립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아서 연구소의 짐을 넘겨 받기에는 좀 이르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연구소 안팎으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이사장직을 수락했습니다.
앞으로 저는 종교문화에 대한 ‘인문학적 비평’이라는 본 연구소의 설립 목적에 충실하도록 더욱 중점을 둘 것이며, 나아가 학문적 사회 환경과 종교 연구의 새로운 과제에 부응하면서 본 연구소가 향후 미래에도 지속 가능한 인문학 학술단체로서 굳건히 자리를 잡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연구소 창립부터 줄곧 참여해 왔기 때문에 해당 소임이 크게 낯설지는 않습니다만 학문적 환경과 종교 연구의 내용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져 버린 지금, 과거의 연구소 활동 경험이 도리어 연구소 발전에 누를 끼치지 않을지 그리고 회원 여러분의 기대에 얼마나 부응할 수 있을지 정말 걱정이 앞섭니다.
우리 연구소는 젊은 종교학자들에 의해 1987년 한국 사회 민주화 운동기에 학술단체연합회의 일환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이후 한국학계에 탈냉전의 학문이 정착하기 시작한 2001년 자발적인 학술단체로서 법인화를 추진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초기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소는 발전을 거듭해 이제 우리 사회 대표적인 종교 연구단체로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자발적이고 순수한 인문학 학술단체로서는 어느 연구소에 뒤처지지 않은 유무형의 자산을 가진 연구소로 발돋움했습니다. 연구소를 대표하는 학술지 《종교문화비평》은 반기별로 지속 발간되어 올해 47호에 이르고 있으며, 그 속에는 매년 새로운 종교 연구 주제들이 개발되어 한국의 종교 연구 깊이와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창립 초기부터 어려운 가운데서도 연구소 발전에 노력해 주신 많은 분들의 연구 꿈과 노고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사장을 역임해 주신 정진홍, 이민용 이사장님, 그리고 연구소 운영을 담당해 주신 역대 소장님과 집행부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저는 연구소에 헌신했던 이들의 전통을 이어받아 앞으로도 기존의 연구 활동을 강화하면서 연구소의 설립 취지에 맞는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학술 사업들을 개발하고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향후 단순히 학자들이 모여 있는 여러 학회 중 하나가 아니라 개성 있는 연구 활동하는 연구소로서 기능을 갖추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특히, 종교 연구가 다양해지고 관련 학회도 적지 않은 만큼 우리 연구소의 한계와 운영 효율성을 고려할 때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필요가 없는지 선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지금이 인문학을 기반으로 한 종교문화에 대한 비평이라는 방향성 있는 연구소로 특성화하기 위한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연구법인도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생명체인 이상 자기 목표를 실현하고 지속 가능한 인적 물적 기반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자율적인 성향의 느슨한 조직을 연구원의 권리와 책임이 보다 분명한 좀 더 짜인 조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특히, 연구소의 미래의 주체세력을 만들기 위해 연구원의 권리와 의무를 분명히 하는 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연구소 운영에 과거와 같이 개인의 희생만 강요하는 방식으로는 이제 한계에 봉착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구성원들이 연구소의 연구 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연구 활동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회원 여러분들과 함께 고민하는 토론의 장을 자주 만들어 볼 예정입니다.
연구소가 무엇을 구상하든 향후 미래 연구소의 발전을 위해서는 회원 여러분의 협력과 지원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하여 항시 연구소의 운영과 미래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임 이사장을 역임한 정진홍, 이민용 선생님을 상임고문으로 모시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인간적인 관계로 인해 연구소에서 멀어졌던 과거 회원들에게도 다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보겠습니다. 앞으로 연구소는 초기 어려운 과정을 함께 했던 사람들의 학문적 꿈과 노고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종교 연구를 통해 자신의 꿈을 성취하고자 했던 연구소를 거쳐 간 한 사람 한 사람이 우리에게는 모두 아주 귀중한 자산입니다. 돈이 안 되는 인문학을 하는 학술단체의 특성상 앞으로의 연구소 행로도 쉽지는 않겠지만 그동안 노고를 아끼지 않았던 사람들을 생각해 본다면 분명 어떠한 어려움도 잘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다시 한번 회원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윤승용_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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