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학의 효용을 생각하며 news letter No.797 2023/9/26 종교학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그 성격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듣는 이야기가 여러 다양한 종교를 비교의 관점에서 객관적이며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 정도가 아닐까 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러한 특징들이 유독 종교학에만 국한하는 것은 아니다. 비교 방법, 객관성, 과학성은 근대학문이 발원하고 발전하는 출발점이었다고 해도 무리는 없다. 비교 방법만 하더라도 근대 이후 지리적인 확장과 함께 지구상에는 수많은 부류의 사람과 문화가 존재한다는 자각으로 이어졌고 학문적으로도 어떻게 하면 이 다양성을 파악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필연적인 산물이었다. 중립성이니 객관성이니 하는 가치도 연구자의 편견이 연구 대상에 미칠 영향을 최소..
종교학하는 재미를 알려주다 newsletter No.668 2021/3/9 후배 학자의 책을 받자마자 냉큼 읽어버렸다. 한승훈 선생의 《무당과 유생의 대결: 조선의 성상파괴와 종교개혁》(사우, 2021)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벌써 주요 언론에 소개되었고 팔림새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일반 독자의 흥미를 끌고 있음이 분명한데, 이 책의 ‘재미’가 간단한 것이 아니어서 이 글을 통해 소개하고 싶다. 종교학이 흥미로운 학문이라는 것은 우리끼리 흔히 하는 이야기이리라. 종교학을 아는 주변 학자들도 그 말에 흔쾌히 찬성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재미라는 것이 상당히 고생해서 올라가야 비로소 보이는 것이어서, 눈앞에서 실증해 보이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하는 이 책은 종교학 하는 재미..
새로운 기억(記憶)을 좇아 사족(蛇足)을 달고 싶습니다 newsletter No.664 2021/2/9 바야흐로 새해를 맞는다고 마음이 환하게 번거로웠는데 어느새 한 달하고도 열흘이 지나 새해가 헌 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아쉽습니다. 요즘은 늙은이들도 카톡으로 새해 인사를 합니다. 아니, 늙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받은 인사 중에 이런 메일이 있었습니다. “새해는 new opportunity로 꽉 차 있지. 그러나 누구에게나 그런 것은 아냐. 늙은이들에게는 new memory로 채워야 겨우 지탱하는 새로운 찰나가 새해인 거야.” 또 다른 메일에는 이런 것도 있었습니다. “...흘러간 시간이 참 짧아서 / 시간으로 셀 수가 없네 // 사족을 달 겨를도 없네” 그 친구들의 깊은 뜻을..
팟캐스트(podcast) 세계의 종교, 종교학, 그리고 나 news letter No.518 2018/4/17 "야! 팟캐스트를 가지고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너 밖에 없어! 그러니 써!" 위의 인용문은 대학원 후배 형님(?)과 술을 한 잔 하던 도중 그 사람이 한 말이다. “미디어와 종교”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필자가 팟캐스트를 진행한 경험을 글로 써 보라는 그 사람의 조언이었다. 대학원에 다닐 때 지도교수는 ‘무슨 일을 하던지, 해당 분야에 관하여 글 하나는 남겨야 된다.’라고 조언한 적이 있다. 그리고 필자는 약 6년 전 공주대학교에서 재외동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문화”와 “한국사”를 강의했을 때의 강의 내용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논문을 작성했다. 그 이후 팟캐스트를 5년이 넘게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