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茶禮)와 공양(供養) 이모저모 news letter No.957 2026/10/20 어릴 때 추석을 돌아보자면, 그 며칠 전부터 어머니가 우리에게 뭔가를 사주시리라는 기대가 있었고, 평소와 다른 음식물 준비에 긴장한 어머니와 할머니의 모습이 뒤섞이고, 차례상을 앞에 두고 돌아가며 절하는 아저씨들 뒤에서 구경이나 하던 그림으로 기억이 재생된다. 재정 형편이 어렵던 시절인데도 어머니는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차례상에 올리고 양말 한 켤레씩이라도 사서 자식들에게 명절의 기분이 들게 하셨다. 그 자식들이 자라서 어른이 된 훗날에 “엄니의 미스테리”라고 부르는 사건들 중 하나다. 혹시 독자들께도 비슷한 추억이 있으실까.결혼 후에는 무조건 시댁의 관습대로 명절을 지내왔으나 수년 전에 나도 시어머니가 되고 ..
『제릉지(齊陵誌)』를 읽고 news letter No.956 2026/10/13 1.최근에 『제릉지』를 읽을 일이 있었다. 『제릉지』는 태조 이성계의 첫째 왕비 신의왕후 한씨(神懿王后韓氏, 1337~1391)의 능으로 현재 개성에 있다. 조선 왕릉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때 북한에 있어서 포함되지 않은 2개 왕릉 중의 하나이다.신의왕후는 조선의 왕후이지만 고려 사람이다. 조선이 건국되기 전인 1391년에 사망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조선이 건국된 후 왕후에 추존되었고 묘는 왕릉으로 봉릉되었다. 남편 이성계, 둘째 아들 정종, 다섯째 아들 태종 등 집안의 세 사람이나 왕이 되었기에 사후의 삶이 대단하였는데 이 대접은 고스란히 제릉이 받았다. 『제릉지』 편찬 역시 그 대접의 하나이다. 『제릉지』는 1392년 ..
무속과 단군 news letter No.955 2026/10/6 무속에 대한 인식 가운데 무속을 단군과 관련짓는 흐름이 존재한다. 무속은 단군에 대한 신앙에서 비롯되었으며, 단군은 무속의 중심 신앙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무속은 단군과 연결됨으로써 단군신앙의 한 갈래로 파악되며, 오랜 역사를 갖는 한국 전통 신앙의 하나로 자리매김된다. 이러한 무속 인식은 한마디로 단군에 대한 신앙에서 무속의 연원을 찾는다.단군신앙에서 무속의 연원을 찾는 관점을 잘 보여주는 자료로,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된 『무당내력(巫黨來歷)』을 지적할 수 있다. 『무당내력』은 무당과 굿의 연원을 밝히고, 관련 채색 그림과 글로써 서울 천신굿의 개별거리에 대해 설명한다.『무당내력』의 주된 관심은 ‘내력’이란 명칭에서 드러나듯 무속의..
종교를 경험하는 문화 news letter No.954 2026/9/29 1.고향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는 전쟁에서 승리한 오디세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부터 고향을 떠나온 자들은 타향에서 한 번쯤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 곁에 있는 유교나 불교, 기독교나 심지어 자국 내에서 생긴 신종교조차 태어나자마자 고향을 떠난 방랑자인지 모른다. 죽음조차도 궁극적으로 고향을 찾는 일이라고 선지식들은 말해 왔다.나는 그런 고향을 30년 만에 여행자처럼 와서 지낸다. 오래된 낡은 몸을 이끌고 온 고향이지만, 이곳에서 새로운 각오가 없지는 않았다. 그중에는 종교여행도 포함되었다. 다만 이번에는 좀 더 용기를 내어보았다. 일요일마다 교회를 가 보는 것이었다. ‘일요일 오전은 예배중’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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