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기독교와 한국 기독교사 news letter No.821 2024/3/12 1. 한국은 다양한 종교가 중층적이고 다원적으로 축적된 종교전통을 가진 역사적 공동체이다. 선맥(僊脈)과 무맥(巫脈)의 종교적 심성을 바탕으로 유교, 불교, 도교 등의 전통종교, 근대에 발현한 동학(천도교), 증산교, 대종교, 원불교 등 민족(신)종교, 외래종교인 천주교와 개신교 등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한국 종교문화의 맥락에서 근대에 ‘수용’된 천주교와 개신교는 짧은 기간에 종교 내·외적인 요인으로 폭발적인 양적 확장을 통해 불교와 더불어 주류 종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 기독교(그리스도교)에는 천주교와 개신교 등 두 유형의 기독교만이 존재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한국 기독교 문화에는 천주교와 개신교에 의해 ..
불안과 종교 news letter No.765 2023/2/7 선종(禪宗)의 이야기에는 달마대사가 9년 면벽 수행을 할 때, 혜가(慧可)가 자신의 팔을 잘라 가르침을 구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달마가 혜가에게 왜 왔느냐고 묻자 혜가는 마음이 불안해서 왔다고 한다. 그러자 달마는 혜가에게 마음을 꺼내서 가져와 보라고 말한다. 그러자 혜가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불안(不安). 우리 마음 가운데서 그 얼마나 중요한 마음이길래 깨달음의 이야기에 등장하는가. 그리고 사실 여부를 떠나서, 혜가의 마음이 얼마나 불안했길래 팔을 잘라서까지 해결하고 싶었던 불안이었던가. 혜가의 이야기에서처럼 불교도 마찬가지겠지만 불안은 종교가 해결하고자 하는 중요한 근본문제라고 할 수 있어 보인다. 기독교 또한 믿는다는 것은 결국..
한밝 변찬린, 새 축(軸)의 시대 ‘한국적 기독교’의 해석 틀을 만들다 news letter No.504 2018/1/9 최근에 구도자 변찬린(邊燦麟·1934~1985)’의 생애와 사상을 추적한 책이 출판되었다. 성대 이호재 교수가 그의 삶을 20년간 추적하여 ‘한국종교사상가 한밝 변찬린’(도서출판 문사철 펴냄)이란 책명으로 독자에게 선을 보였다. 변찬린의 성경해석은 인류문명의 전환기에 출중한 사상임에도 그 사상을 기성 기독교계에서는 단순한 이단사상으로만 취급하고 있다며, 저자는 이에 대한 학문적 시각의 교정을 요구하기 위해 이 책을 낸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변찬린을 한국을 종교혁명의 기지로 삼아, 인류역사의 새 문명을 만들어 보겠다는 영원의 구도자이자 종교사상가라는 측면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종교문화로 보는 한국 기독교 [2017년도 하반기 정기 심포지엄]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계기로 하여 그동안 한국에서 기독교가 어떤 의미를 지녀 왔는지, 그리고 지금 기독교가 우리사회에 던지는 문제가 무엇인지에 관해 많은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 하반기 심포지엄의 개최 목적도 이런 문제의식과 맥락을 같이 한다. 특히 기독교와 한국사회의 현재적 관련 양상에 주목하여 종교개혁 500주년이 한국 기독교 연구에 어떤 성찰을 마련해 주고 있는지 살피고자 하는 것이 심포지엄의 목적이다. 접근 방식은 그동안 흔히 거론된 관점이 아니라, 한국 기독교를 ‘종교문화’의 하나로 보고 접근하는 방식을 취한다. 즉 한국 기독교와 관련하여 등장하는 혐오담론, 혼합주의(syncretism) 혹은 혼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