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와 올바른 종교학 news letter No.839 2024/7/16 조너선 스미스의 학문 세계를 정리할 일이 생겨 읽은 책이 샘 길(Sam Gill)의 『올바른 종교학: 조너선 스미스를 바탕으로』(2020)이다. 2017년 스미스가 사망한 이후 그의 학문적 성과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출판된 책 중 하나이다. 개인적으로는 수십 년째 스미스와 길의 책을 읽으며 종교학을 공부해 왔던 터라 둘 다 친숙한 학자이다. 그 둘의 대화를 듣는 기분으로 읽은 책이다. 샘 길은 북미 원주민(Native American) 종교 연구자로, 스미스와 전공 분야는 달라도 이론적 관심을 공유하며 작업해 왔다. 예를 들어, 스미스의 꼼꼼한 자료 비평에 자극받아, 원주민 자료가 학자들에게 변용되어 인용되는 방식을 추적한 ..
《장미의 이름》, ‘인지적 부조화’와 종교 news letter No.812 2024/1/9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는 1968년 체코 프라하에서 한 권의 책을 입수한다. 그 책은 1842년 발레 수도원장이 펴낸 《마비용 수도사의 편집본을 바탕으로 불역한 멜크 수도원 출신(베네딕트회 수도사) 아드송의 수기》(이하, 《아드송의 수기》)였다. 에코는 이 책을 발견하고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오죽했으면, 이 책을 단숨에 대학노트 몇 권에 이탈리아어로 번역할 정도였을까. 하지만 이 책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에코의 손을 떠나 사라지게 된다. 여행을 같이했던 동료가 헤어지면서 자신의 짐을 싸는 도중에 우연히 이 책을 가지고 갔던 것이다. 책을 잃어버리고 에코는 적이 상심했던 것 같다. 더욱이 안타까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