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6호-노란 채송화, 그리고 우물과 왕잠자리
노란 채송화, 그리고 우물과 왕잠자리 news letter No.736 2022/7/12 요맘때였을 것이다. 냄새나고 누추한 청계천변의 옷 수선집에서 그가 녹슨 깡통 속에 핀 그 꽃을 보게 된 것은 여름이 한창인 요즘이었을 것이다. 그때는 휴전 직후. 내전이고 국제전이기도 한 전쟁이 터져, 남과 북의 군대가 일진일퇴를 하면서 그 사이에 휩싸인 백성들이 톱질 당하듯 혹은 맷돌에 갈리듯, 살육되던 광경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던 때. 그리고 전쟁이 멈추자 그동안 밖의 적을 향해 퍼붓던 적개심이 손쉬운 대상을 잃고, 안으로 방향을 바꿔 서로를 증오하던 살벌하던 때. 어렵사리 구한 옷을 수선해 입으려고 그가 골판지로 뼈대를 세워 만든 가게에 간다. 낮인데도 안이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옷 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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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7. 1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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