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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 반란과 대응방안-한글 첨수도를 중심으로

 

 

2012.7.31 

 


        소위 동북(東北)공정이란 중국이 2002년부터 뜬금없이 내세운 역사 왜곡 프로젝트를 말한다. 언필칭 동북변강지역의 안정을 유지하고, 이 지역의 발전을 촉진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과거시기 중국 동북부에서 활동한 나라들(고구려, 발해 등)의 역사는 중국 역사의 일부임을 주장하기 위하여 단행한 역사 조작을 위한 공작일 뿐이며, 세계사에 대한 반란이라고 본다. 그들의 논리는 간단하다. 옛날 고구려의 영토였던 만주는 현재 중국 땅이다. 그러므로 고구려 및 발해 역사는 중국 역사의 일부라는 것이다. 이러한 영토지상주의라는 역사논리의 밑바탕에는 한반도의 통일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한반도가 통일이 될 경우 가장 우려되는 조선족의 이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사실 고구려역사를 중국 동북지방사로 연구하는 시각은 최근에 와서야 나타난 것이 아니다. 1940년대부터 김육불(金毓? 1887~1962)에 의해 고구려사는 중국 동북지방사로 연구되어 왔다. 그는 중국 동북지방에서 발생한 여러 민족들을 통일국가를 구성하는 한 단위로 보고, 그 겨레의 특징에 의하여 한족(漢族), 동호(東胡), 숙신(肅愼), 부여(夫餘) 등으로 나누어 연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 측이 주장하고 있는 논리가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인데, 이에 대한 한국학자들의 대응논리 중의 하나가 바로 ‘고고학적 관점’이다.


        대다수 한국학자들의 관점에 근거하면 비파형동검, 온돌, 고인돌, 적석묘 등 동아시아 고고문화를 통하여 고구려와 한반도 역사상의 고조선, 백제, 신라가 동일한 문화특징을 갖고 있음을 설명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비파형동검문화는 요동(遼東) 및 한반도에 중요하고도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 또 온돌은 한국 재래의 주요한 난방시설로서 집안 지구에서 발견한 고구려온돌유적을 통하여 고구려가 한민족형성의 중요한 구성부분임을 증명할 수 있고, 고인돌문화도 주요하게 한반도에 집중되어 있으며 요동 및 길림집안지구에 산발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따라서 고조선인, 고구려인, 백제인, 신라인의 거주지역에 집중되어 있다는 면에서 민족문화의 동질성을 입증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중국의 동북 공정에 대응하기 위하여 『돈』(동방의 빛)이라는 책을 의도적으로 출간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인터넷 상에서 필자의 보도기사에 의해 한-중 네티즌 간에 뜨거운 논쟁이 되었던 옛 한글 기원 문제에 대하여 요약적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1. 첨수도(尖首刀)는 명도전(明刀錢)보다 먼저 주조되어 유통된 중국 고대화폐중의 도폐(刀幣)이다. 첨수도는 머리가 뾰족한 도폐(刀幣) 즉 돈칼이라는 뜻이다. 현재 중국 학자들은 첨수도는 춘추 중기(中期) 쯤에 유통되었다고 한다. 공자가 태어난 전후기에 해당한다.


        2. 이 첨수도 도폐에는 글자 한 글자씩이 새겨져 있다. 한자로 숫자(一, 二. 五, 六, 八, 九 등), 간지(丁, 己)를 비롯하여 土, 工, 王, 壬 등의 글자가 새겨있다. 그런데 이 글자들 중에는 알 수 없는 부호가 있는가 하면 산융(山戎)글자, 중산국(中山國) 글자, 몽고글자 들이 있고, 또 이들과 전혀 다른 문자도 있다. 필자가 찾은 첨수도 상의 글자는 오늘날의 한글과 유사한데, 바로 < >과 <>의 두 글자이다. 필자는 이것을 돈(don)과 노(no)의 한글로 추정한다.<>자 첨수도는 李佐賢(이좌현1806~1876)의 『續泉匯속천회』(亨집-3권7면;1875년 발간)에만 유일하게 실려 있다. <>는 최근에 나온『燕下都東周貨幣聚珍연하도동주화폐취진』(42쪽)과 『中國錢幣大辭典중국전폐대사전 : 先秦篇 』(418쪽)에 실려 있다. 또 거꾸로(倒書) 된 <>자 첨수도는 이좌현의 『古泉匯고천회』(亨집-12권9면:1864년 발간)에 실려 있다. 저자인 이좌현은 이 자를 알 수 없는 글자[不可識]라고 했다. 또 중국학자 오량보(吳良寶)는 이 를 알 수 없는 글자로 분류했다. 다시 말해 이 글자를 알 수 없다고 말한 것은 이 글자가 한자(漢字)가 아니라는 말이다. 한편 오량보는 자는 보지 못했기 때문에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 중국의 학자들이 알 수 없는 글자라고 한 이는 어떤 글자인가? 필자는 이들 글자들이 한자(漢字)가 아니라면 현재로써는 한글로 보아야한다는 것이다.


       3. 그러면 이 첨수도상의 한글은 누가 언제 주조한 것인가? 중국학자 황석전(黃錫全)은 『先秦貨幣硏究선진화폐연구』(252쪽)에서 첨수도는 연(燕)나라에서 주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학자 진융문(陳隆文)은 이를 ‘융적(戎狄)의 첨수도’라고 보았다. 중국화폐가 아니라는 말이다.



        4. <돈> 첨수도 출토지역이 현재로서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요서(遼西랴오시)의 장가구(張家口짱지아커오) 일대에서 출토된 침수도(針首刀바늘돈칼)에서는 < >자가 발견되었는데, 중국학자 주활(朱活)은 첨수도 화폐문자의 죽(竹)자는 분명히 고죽족(孤竹族)과 관련된 것이라 했다. 역시 중국학자 팽방형(彭邦炯)은 갑골 복사(卜辭)중의 죽( )후(侯)가 문헌에서 말했던 고죽국(孤竹國)인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필자도 이에 따른다.


        영토침탈만이 침략행위는 아니다. 역사를 침탈하는 것도 같은 의미의 침략행위이다. 동북공정은 중국 땅에서 한국역사를 송두리째 지우겠다는 야욕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우리는 중국 땅에서 전개된 우리 조상의 역사를 드러내 중국사와 한국사를 구별하는 경계 작업을 해야 한다.


        필자는 이런 차원에서 현 중국의 요서(遼西)지방이 고조선의 강역이라는 것이 이미 비파형동검의 분포로 확인된 상태에서 그 지역의 정치체가 고조선의 제후국인 고죽국임을 고대화폐로써 추론하였다. 특히 그 고대화폐에서 유사 한글의 출토로 중국문화와 구별되는 한국 고대문화의 독립적 존재를 찾게 되었다. 아울러 이 옛 한글에 의해 고죽국은 더 이상 은(殷)나라 제후국이 아니고, 고조선의 제후국으로 볼 수 있는 유물이 확보된 것이다. 이로써 요서지방에 대한 중국의 역사 조작에 대항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요서지방은 고사하고 요동지방과 만주지역에 대한 역사날조가 망상임을 일깨우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나아가 현재 비파형 동검의 분포지역이 승덕의 난하(?河)에 한정하는 것을 서부(西部)의 장가구까지 요서의 강역을 더 확대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되었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찬구_

민족종교협의회


lee2918@empal.com


주요 저서로《천부경과 동학》, 《주역과 동학의 만남》, 《채지가 9편》, 《돈: 뾰족돈칼과 옛 한글연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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