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공주》에 담긴 ‘효(孝)’를 생각하며 news letter No.833 2024/6/4 《바리공주》는 망자의 넋을 저승으로 인도하고, 남겨진 이들의 슬픔을 위로하는 무당의 노래다. 이 무가는 주인공 바리공주(이하 바리)가 어떤 연원으로 망자의 영혼을 이승에서 저승으로 이끄는 천도신(遷度神)이자 무조신(巫祖神)이 되었는지를 풀어낸다. 사령제(死靈祭) 혹은 위령제(慰靈祭)에서 바리의 일대기는 꽤 길게 구송되는데, 서울 진오기굿의 말미거리, 호남 씻김굿의 오구풀이가 대표적이다. 버림받은 딸이 온갖 시련을 이겨내고 약수를 구해와서 자신을 버린 부모를 살린다는 서사무가 《바리공주》는 효(孝)라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형상화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바리는 바리공주(鉢里公主), 바리데기, 벼리데..
기후위기와 종교> 참관기 news letter No.832 2024/5/28 지난 토요일인 5월 18일에 숭실대에 다녀왔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에서 주관하는 기후위기와 종교>라는 심포지움이 열린다는 걸 3월에 이미 알았고 오래 기다렸다. 1시 반 개회부터 저녁식사까지 함께 했다. 주제넘게도 마지막 질문자로 한 가지 질문과 한 가지 제안을 하였다. ‘기후위기와 종교’라는 주제로 읽을 만한 책이 무엇인가 물었고 다음 심포지움에서 기후위기-완화와 기후위기-적응이라는 각 단계별로 종교의 역할과 권능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사회를 맡은 최정화 선생님께 좋은 제안이라는 상찬을 받았으니 괜히 기대가 된다. 이후 오늘까지 머리 속을 맴도는 생각들을 메모하고 있다. 익숙한 학문 분야의 내용에..
‘문화재’, 이제 ‘국가유산’으로 불러주세요 news letter No.831 2024/5/21 “5월 17일부터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새롭게 출범한다. 1962년 문화재보호법 제정 이래 지난 60여년간 이어져 온 ‘문화재’ 명칭과 분류 체계도 5월 중순부터 ‘국가유산’ 체제로 탈바꿈한다. 국가유산은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으로 나누고 각 유산의 특성에 맞는 보존·전승 활동도 지원한다.”(「‘문화재’의 새이름 ‘국가유산’」, 『경기일보』 2024.05.05.) 필자는 몇 주 전 우연히 앞의 기사를 접하고, 뜨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 드는 생각은 “왜 갑자기.. 이런 명칭을?” 그러나 관련 기사들을 찾아 읽고 보니 이 계획은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된 것으로, 단순히 명칭 변경..
기후위기와 종교 2024년도 상반기 정기 심포지엄 news letter No.830 2024/5/14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주관, 종교문화비평학회가 주최하는 2024년 상반기 심포지엄이 ‘기후위기와 종교’라는 큰 주제 아래 다양한 논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현대 세계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구 행성의 상황이 해마다 점점 나빠진다는 것을 감지하고 있습니다. 근래에는 인간이 지구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으로 인해 기후가 근본적으로 변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로 인한 파국이 멀지 않았으며 대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기후위기의 문제의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후위기가 일견 종교와 무관한 주제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후위기는 단지 일부 지역이나 영역에 국한된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