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B. 타일러와 《원시문화》 news letter No.563 2019/2/26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상상 따위를 표현하기 위해 글을 쓰곤 한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른 글이 한 권으로 묶인 것을 우리는 책이라고 한다. 잘 만들어진 책은 자체로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 책이란 것이 재미있는 까닭은, 저자와 그가 쓴 책 사이의 관계가 생각처럼 선명하지도 않고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가령, 어떤 책(가령 말리노프스키의 책이라든지)의 경우에는 저자의 개성이 강렬히 느껴져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저자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되는 반면, 또 어떤 책을 읽을 때는 책 자체의 세계에 빠져들면서 그 세계를 창조한 저자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지 않게 된다. 타일러의 책은(..
담 쌓기와 토대 희생제의 news letter No.519 2018/4/24 "튀링겐의 전설은 다음과 같이 전한다. 사람들은 리벤슈타인 성을 견고한 난공불락의 성으로 만들기 위해 어미에게 돈을 주고 아이를 사왔고, 성벽을 만들 때 그 속에 아이를 집어넣었다. 이야기는 계속 이어지는데,석공들이 일할 동안 아이는 케이크를 먹고 있다가 외쳤다. “엄마, 난 엄마가 아직 보여요.” 좀 있다가 아이는 소리쳤다. “엄마, 난 엄마가 아직 조금 보여요.” 석공들이 마지막 돌을 쌓아올렸을 때아이는 울부짖었다. “엄마, 이제는 엄마를 전혀 볼 수 없어요.” E. B. 타일러, 『원시문화』 중에서. 1. 담이 무너졌다. 시골집을 보러 왔다가 첫눈에 반했던, 초록 덩굴식물이 우거져 있던 우리 집 예쁜 담이 무너졌다. 동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