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 기호학 단상 newsletter No.642 2020/9/8 동아시아 전통사회에서 자연을 비롯한 비인간 세계의 각종 기호(sign)를 해독하는 일은 삶을 영위해 나가는 과정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예컨대, 동물의 출현과 몸짓, 기상의 흐름, 천체의 움직임 등을 포착하고 그것이 지닌 의미를 해독하는 일이 그런 것이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풍수지리설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지형지물의 분포나 형태 등을 근거로 삼아서 죽은 자를 포함한 인간의 삶에 가장 적합한 장소를 분별하고 물색하는 일이 목표였을 것이다. 인류학자 웹 킨(Webb Keane)의 말을 빌려 말한다면, 이와 같은 비인간 세계가 자아내는 여러 움직임이나 징후를 넓은 의미의 기호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사회일수록 언어와 숫자 ..
인간희생제의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news letter No.486 2017/9/5 상왕조(기원전 17세기 ~ 11세기 경)의 갑골문을 보면 인간희생제의에 대한 기록이 상당히 많다. 현재 고고학적 발굴 작업을 통해서 확보된 상왕조의 갑골문은 600여 년에 이르는 왕조의 전 역사를 아우르는 것이 아니라, 그 중 후기에 해당하는 약 200여년에 걸쳐 기록된 자료에 불과하다. 이러한 갑골문을 토대로 상왕조 후기 인간희생제의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동원되었는지를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거의 1만 5천여 명이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왕조에서 인간희생제의는 동물 희생제의와 비교할 때 빈도나 규모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무시하지 못할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상왕조..
임현수 선생님 사진은 지난 번에 인문학스터디 2강 안내를 하면서 몇 개 올려드린 바 있습니다. "알라딘과 함께 하는 인문학 스터디 두 번째: 종교와 신화, 그 밀고 당기는 관계"http://crrc.tistory.com/2369 이번에는 새로운 사진을 올려 보겠습니다. 임현수 선생님은 현재 '중국 신화'를 주로 연구하고 계십니다. 지난 번 인문학스터디 2강의 주제도 신화였죠. 크게 봤을 때는 '중국 종교' 분야의 연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논문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공부 범위가 '한국 사회의 근대성', '스포츠와 놀이', '종교학 이론', '문학' 등 다방면에 걸쳐 있습니다. 임현수, 1989, 「시간에 대한 종교학적 연구의 재평가」, 서울大學校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2, 「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