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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거룩한 상상’과 ‘상식’ 사이에서 news letter No.809 2023/12/19 종교, 빌런이 되다 벌써 2023년이 끝나가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올 한 해 역시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도처에서 많이 일어났던 것 같다. 올해 여름 미국에서 일어난 애틀랜타의 살인 사건도 그중의 하나이다. 이 글은 이 사건으로 인해 촉발된 단상이다. “종교는 왜 상식을 벗어나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허용(혹은 양산)하는가?”라는 의문이 그 핵심이다. 이창동 감독의 2007년도 개봉작 〈밀양〉은 여주인공 신애 역을 맡은 배우 전도연에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이창동 감독에게는 각본상을 안겨주었다. 영화에서는 신애가 아이의 유괴와 죽음이라는 비극 속에서도 종교에 귀의하며 꿋꿋하게 삶을 지탱한다. 그런 ..
하느님의 올바름을 묻는 요즘 영화들 news letter No.543 2018/10/9 세상이 이 모양인데 하느님이 도대체 어디에 있다는 건가? 서구 유일신 전통에서는 납득하기 힘든 일들을 겪을 때마다 세계관에 대한 회의가 하느님의 존재를 묻는 형식으로 솟아올랐다. 이에 대한 신학적 대답을 신정론(神正論)이라고 부른다. 오래된 물음과 답변이지만, 문제가 사그라들기는커녕 더 강렬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서양에서는 아우슈비츠 이후에 이 물음이 전면적으로 재검토되었고, 한국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에 이 문제를 더 진중하게 끌어안고 있다. 필자는 직업적 필요 때문에 종교와 관련된 영화가 나올 때마다 꾸역꾸역 보는 편이다. 그런데 최근에 본 영화들에서 신정론의 문제는 꾸준히 그리고 더 신랄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