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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와 절벽 위의 관음당 news letter No.808 2023/12/12 마르크 블로크(Marc Bloch)의 『역사를 위한 변명』에는 다음과 같은 인상적인 구절이 있다. “좋은 역사가는 전설 속의 오우거를 닮았다. 인간의 살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이라면 그는 자기 먹이가 거기에 있음을 알고 있다.” 인간을 잡아먹는 괴물인 오우거가 사람 냄새로 먹잇감을 찾듯이, 좋은 역사가는 산더미 같은 문헌 속에서도 인간의 역사를 서술하기 위한 자료를 찾아낸다는 것이다. 종교학자의 생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얼핏 보기에 종교와는 별 관계가 없어 보이는 자료들 속에서도 종교사적 정보의 냄새를 맡고 군침을 흘리는 포식자들이다. 몇 가지 계기가 겹쳐서 지난 몇 달간 조선통신사 기록을 검토하게 되었다. 기대..
뉴스 레터
2023. 12. 12. 1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