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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레터

147호- 마음인문학의 학문적 지평(박광수)

한국종교문화연구소 2011. 4. 27. 16:01

마음인문학의 학문적 지평

2011.3.1


현재, 우리 인류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경제적 부는 이루었지만, 심각한 문명의 충돌, 인간성 상실과 존엄성 파괴현상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인류문명의 위기는 바로 인문학의 위기입니다. 이는 인문학자들이 인간이 처한 문제들에 대해 충분한 해답을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왜 마음인가? 인간의 존재와 가치를 깊이 자각하고 삶의 행복과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것은 인류의 오랜 희망이며, 그 근간을 이루는 것이 곧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마음과 몸, 그리고 자연과 생명을 뗄 수 없는 생명적 관계를 가지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라 볼 수 있겠죠.

인간이 처한 문제들을 근원적으로 치유할 수는 없는 것인가?라는 화두를 통해 마음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시도하려는 것이 마음인문학입니다. 아마도, ‘마음’의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학문적 가능성과 효용성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요. 최근, 서구학계는 철학과 정신과학이 만나면서 마음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분석심리학, 정신과학, 신경과학, 뇌과학, 인지과학뿐만 아니라 물리학과 연관한 마음체계에 대한 연구는 마음이 개인적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집단, 자연환경, 물리현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마음에 대한 연구가 늦어지면, 마음에 대한 연구를 외국에서 수입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예상됩니다. 결국, 마음인문학은 동양과 서양의 문학, 사상,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립적으로 전개되었던 마음에 대한 연구결과를 통시대적으로 소통하는 학문이며, 정신문명의 조화로운 발전을 실현하는 보편적 학문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마음인문학의 학문적 비전은 한국 인문학의 세계화를 이루고 조화로운 세계질서에 크게 이바지하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사상분야를 중심축으로, 그것을 치유와 도야분야에 응용하고, 그 연구 성과를 공유를 통해 사회적으로 확산시키는 융합적인 연구체계를 갖추는 작업이 중요할 것입니다.

동서양의 철학과 문학, 사상과 종교의 마음담론에 대한 종합적 성찰을 통해 학문적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음에 대한 사상적 연구성과를 치유분야에 응용해서 개인의 몸과 마음뿐만 아니라 사회문제를 진단하고 병리현상을 치유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하겠죠. 그리고, 사상과 치유의 학문적 성과를 도야 즉, 교육분야에 응용해서 인간다운 삶과 행복을 추구하고 이러한 성과를 교육 매체로 활용해 사회적 확산을 이루는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현시대에 겪는 다양한 문제들이 개인적, 국지적 문제에서 범세계적인 문제로 확산되었고, 인류공동체가 다함께 풀어내야 할 과제로 다가왔습니다. 현대 사회의 병폐와 인간의 실존적 위기는 이를 치유하려는 의지와 실천을 통해 극복가능할 것입니다. 마음인문학이 어느 특정 사상에 편중되지 않고, 문학, 사상, 철학 등 인문학 전체가 공유할 수 있도록 학문적 객관성과 보편성을 갖추는 작업도 중요합니다.

마음에 대한 화두와 인류사회 갈등과 위기를 넘어설 대안을 고민하면서 여러 사람들이 모여 마음인문학의 학문적 체계를 구상하고자 하였습니다. 연구소 미래의 장대한 꿈은 ‘마음인문학’을 발전시켜 인류사회가 처한 정신적 위기, 문명위기 현상을 극복하는 대안을 만들어,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한 두 사람에 의해 이루어질 수 없는 거대한 연구과제인 셈이지요.

지난해 봄과 여름은 인문한국 연구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땀흘렸고, 지난 2010년 12월 1일,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산하 마음인문학연구소가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한국(HK) 중형사업에 선정되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겨울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게 벌써 석달이 지났군요. 인문학 위기의 추운 겨울이 지나, 이제 막 인문학의 봄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HK연구프로젝트의 후발주자라, 세세한 행정 절차, 대학내에서의 실질적인 지원을 얻어내는 과정, HK연구교수의 선임 등 어려운 점이 많이 있군요. 앞으로도 “마음관련” 3명의 HK연구교수(종교사, 종교철학, 교육심리)를 3월 중에 선임하는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이 글은 윤승용 소장님이 마음인문학이 도대체 어떤 인문학인지 소개해 달라는 말씀에 마음인문학의 학문적 지평을 간략하게 소개해 드리고자 하였습니다. 이왕에 종교문화에 마음인문학을 소개하니, 인연있는 분들이 함께 참여해 줄 수 있으면 좋겠군요. 인문학의 씨앗을 뿌리고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기 위해선, “마음을 얻어야 사람을 얻고, 사람을 얻어야 천하를 얻는다”는 속담처럼 이 글을 읽는 분들의 마음을 얻고 싶군요.

박광수_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교수 / 마음인문학연구소 소장 / 한국종교문화연구소 편집위원


kscosmos@wonkwang.ac.kr


최근 논문으로 ,<원불교의 후천개벽 세계관>등이 있고, 주요 저서로 <<한국민족종교>>,<<한국학 여명기의 인물과

학문>>(공저)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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