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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로 본 종교학>>을 번역자가 다시 해부해 본다



201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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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연은 9월 월례포럼으로 9월28일(토) 4시에 최근 출판된 책 <<문화로 본 종교학>>의 번역자를 초대하여 책에 대한 소개와 평가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많은 참석을 부탁드리며, 한종연 회원들에게는 당일 이 책을 무료로 배부할 예정입니다.

그에 앞서 책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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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우리에게 친숙한 ‘종교학’이란 용어 대신에 대안적인 느낌을 주는 ‘종교와 문화 연구’라는 용어를 사용 한다. 이는 문화적 시각으로 종교를 탐구하는 것과 관련 된다.

 

종교 전통들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종교 전통들이 어떻게 문화와 사건들을 형성하는지를 다루는 것이다. 종교와 문화를 완전히 구별할 수 없다. 왜냐하면 종교는 문화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문화는 주로 그 문화의 지배적인 종교들에 의해 형성된다. 종교는 문화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문화는 그 자체로서 종교가 경험되고 실천되는 매개체이다.

 

저자의 ‘종교와 문화 연구’ 접근법은 인류학, 정치학, 철학, 페미니즘, 사회학, 문화와 미디어 연구 등 다양한 이론을 다루는 학제 간 연구라 할 수 있다. 종교와 문화 연구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세계와 역사를 이해하고 바라보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면에서 이 책은 인문학으로서의 종교학을 새로운 관점에서 다룬다는 점에서 읽어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 책속으로================================================

 

이 책은 (이슬람, 그리스도교, 불교 혹은 유대교처럼) 특정한 종교 전통에 대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근대 세계를 형성하는 특정한 갈등이나 종교적 이슈에 대한 것도 아니다. 이 책에서 나는 우리가 어떻게 종교 전통들의 복잡성을 이해하기 시작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종교 전통들이 어떻게 문화와 사건들을 형성하는지(그리고 그것들에 의해 형성되는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려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우리 자신의 종교적 시각이 무엇이든 간에 ―우리가 전혀 종교적이지 않든지, 아니면 신앙심이 매우 깊든지 혹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든지 간에― 우리는 이러한 현대 세계에서 종교가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종교와 종교들은 오늘날의 세계에서 크고 작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주제를 탐구하기 위해, 우선 내가 이 책 전반에 걸쳐서 어떠한 접근법을 사용할 것인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단순하지만 심오한 사항을 전제한다. 곧 우리가 ‘종교’라고 부르는 것은 인간이 행하는 어떤 것이며, 따라서 종교 연구는 주로 사람들과 문화들에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1장 종교- 몇 가지 기본 사항들)

 

종교와 사회적 맥락을 관련짓는 시도들 가운데, 프랑스의 사회학자이며 20세기 초에 집필활동을 했던 에밀 뒤르켐(Emile Durkheim)의 연구가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 뒤르켐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할 사람들은 거의 없겠지만, 종교를 사회의 기초로 보는 뒤르켐(1964[1915])의 종교 관념은 여러 세대에 걸쳐서 사회학과 종교학 개론 시간에 계속해서 교육되었다. 뒤르켐은 종교의 기원을 찾는 것, 곧 종교는 어디에서 왔으며, 종교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는 것을 자신의 과제로 삼았다. 그는 자신의 책 『종교 생활의 기본 형태들(The Elementary Forms of the Religious Life)』(1964[1915])에서, 종교가 가장 기본적이고 초보적인 형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기 위해서 우리의 문화와는 매우 다른 문화들(특히 오스트레일리아 토착민들의 문화)을 조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즉 종교는 사회적, 문화적 요소들과 매우 직접적인 관계성을 지닌다는 것 그리고 종교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종교의 내용(사람들이 무엇을 하는가)을 살펴봐야 할 뿐만 아니라 종교가 더 큰 사회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기능하고 실천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2장 문화)

 

1990년대의 소위 ‘제3의 물결’ 페미니즘을 통해 이러한 복잡한 문제의 일부가 재검토되었다. ‘제1의 물결’ 페미니즘은 19세기 서구에서 소수 엘리트 여자들이 가부장제의 지배에 도전하기 시작한 것을 가리킨다. ‘제2의 물결’ 페미니즘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서구와 다른 여러 곳에서 일어난 페미니스트 학문과 행동주의의 훨씬 더 광범위한 폭발을 가리킨다. ‘제2의 물결’ 페미니즘이 여전히 발전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대체로 그것은 ‘제3의 물결’에 의해 대체되어왔다. 이것은 젠더 범주를 다른 여러 차이의 범주들로 이루어진 틀 속에 포함시켜서, 더 교차 문화적인 일련의 관점들을 제공한다. 젠더는 문화적, 종교적 실천의 중요한 측면이지만, 계급, 인종, 권력, 나이, 섹슈얼리티 그리고 지역에 근거한 차이 역시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종교와 문화 연구는 이러한 다양성을 전제하는 폭넓은 접근법을 요구한다. 다시 말해서, 종교는 그러한 차이들의 정치학의 산물이며, 정체성의 고유한 조합에 의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형성되는 사람들 각자의 특정한 렌즈를 통해 경험된다.(4장 젠더)

 

의례 활동에는 의미와 상징을 고찰함으로써 이해될 수 있는 요소들이 확실히 존재한다. 의례는 퍼포먼스, 소통, 반복의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많은 의례들의 명백한 목적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벨이 주장하듯이, 의례라는 용어는 가장 일반적으로 개인과 집단이 수행하는 ‘전략적 행위 방식’을 의미하는데, 참가자들은 그것을 통해 특정한 유형의 의미와 가치에 관련되고 또한 그것을 구축한다. 따라서 단지 의례가 권위를 표현할 뿐만 아니라 의례를 수행하는 과정은 ―혹은 의례화의 감각을 가지고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권위와 복종의 관계를 구축하는 수단이 된다.(6장 의례)

 

텍스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이며, 우리 모두는 텍스트에 의해 구체화되고 형성되는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 이제 서구 문화의 사례로 되돌아가보면, 하나의 특정한 텍스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계들을 뿌리 깊게 형성해왔다. 각각의 텍스트는 텍스트 내부에서 그리고 텍스트들 사이에서 의미들과 단어들의 작용이기에, 모든 텍스트는 서로 다른 수많은 방식으로 읽힐 수 있다. 이것은 종교적 텍스트의 연구와 관련해서 뮐러의 관점과는 거의 완전히 반대되는 접근법이다. 뮐러의 충고를 따라서 종교 전통의 위대한/고급의 저작들을 읽는다 하더라도, 그렇게 하는 가운데 우리는 그 특정한 텍스트에 대해 존재하는 모든 다른 해석에 우리 자신의 해석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독서는 단지 출발점이며, 종교 전통을 ‘알기’ 위한 혹은 ‘이해하기’ 위한 일차적인 토대로 여겨질 수 없다. 모든 텍스트는 독서를 통해 알려지기에 텍스트의 모든 지식은 곧 해석이다. 종교적 텍스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그것을 읽는 것 이상이 요구된다. 우리는 그 텍스트가 어디서 생겨났는지 그리고 누가 그것을 썼는지, 좀 더 중요하게는 어떻게 그것이 읽혀지도록 의도되는지(되었는지)까지도 알 필요가 있다.(7장 텍스트)

 

21세기에 종교의 미래에 대해서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물론, 중요한 반응은 어떤 종교들인가를 되묻는 것이다. 어떤 종교들은, 예컨대 영국이나 유럽 다른 지역의 그리스도교 교회들은 쇠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아프리카, 아시아 그리고 남미와 같은) 세계 다른 지역들의 그리스도교는 번영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그럴 것 같다.…근본주의(혹은 부흥주의와 같은 다른 추세들은 세속화 과정과 반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들 자체는 식민주의와 식민지 독립 이후의 불평등 그리고 서양의 정치적 지배라는 최근의 역사를 통해 생산된 것들이다. 대부분의 유럽 민족들이 다문화 사회로 전환했다는 사실은 어떤 도전을 제기하는데, 그러한 도전은 이제야 깨달아지고 언급되기 시작하였다. 그러한 도전 가운데 하나는 어떻게 현저히 그리스도교적인 문화를 지닌 나라들이 다양성을 받아들일 수 있으며, 어떻게 ―다양한 무슬림 전통들과 같은― 초민족적 종교 문화들이 서양의 문화 영역과 조화를 이루고 그 일부로서 인정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서양 문화에서 그리스도교의 외관상의 쇠퇴는 결코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영국 혹은 다른 어떤 곳에서 그리스도교의 ‘죽음’을 예언하는 것은 아마도 너무 이르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 동안 종교적 실천들과 정체성들은 실질적으로 변화되어 왔으며, 그러한 변화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이것이 ‘종교’로 묘사되든 혹은 ‘영성’으로 묘사되든, 종교 연구를 통해서 이러한 인간 활동의 중요한 측면들을 그것들이 속해 있는 문화적 힘들과 관련지을 수 있다.(8장 현대 종교, 현대 문화)

 

===★ 차례======================================================

 

서문

 

 


1장 종교- 몇 가지 기본 사항들


기본 사항: 종교와 문화/ 종교와 문화/ 종교와 종교들/ 종교들: 특정 전통들/ 보편으로서의 종교/ ‘종교’라는 용어를
정의하기(혹은 상세히 나타내기)/ 종교와 문화 연구


 

2장 문화


 레이먼드 윌리엄스: 문화의 세 유형/ ‘엘리트 문화’/ 대중적 수준에서의 문화/ 스튜어트 홀: 대중 문화/ 다수에 대
한 호소력과 문화산업/ 대량 문화와 ‘사람들이 행하는 것’으로서의 대중적인 것들/ 문화와 대중 종교/ 권력과 문화/ 문화와 저항/ 종교, 문화 그리고 사회/ 클리퍼드 기어츠: 문화 체계로서의 종교/ 문화의 문제/ 문화적 혼종성과 종교적 혼합주의/ 문화와 종교


 

3장 권력


 칼 마르크스: 이데올로기로서의 종교/ 안토니오 그람시와 헤게모니 개념/ 알튀세와 이데올로기적인 기구/ 막스 베버:
종교적 이데올로기와 경제적 변화/ 미셀 푸코: 종교, 담론 그리고 권력/지식


 

4장 젠더


분석을 위한 토대로서의 젠더/ 성, 젠더 그리고 섹슈얼리티/ 종교와 젠더 이데올로기들/ 루스 이리가라이와 그레이스
얀첸/젠더와 그리스도교/ 종교, 젠더 그리고 행위주체성/ ‘베일을 쓴’ 무슬림 여자/ 젠더 뉘앙스의 종교와 문화 연


5장 믿음


 ‘믿음’의 문제/ 믿음과 환원주의/ 종교와 믿음에 대한 인지적 접근/ 힉과 엘리아데: 종교에 대한 비환원주

적 관점들/ 믿음과 ‘종교’의 부재/ 믿음의 분류/ 믿음, 교리 그리고 상식/ 믿음과 실천/ 캐서린 벨, 피에르

부르디외 그리고 아비투스


 

6장 의례


 의례와 의례 만들기/ 의례란 무엇인가?/ 의례와 의미/ 의례와 상징성/ 의례와 소통/ 의례와 퍼포먼스/ 의례와 사회/ 의
례와 반복/ 의례와 변형/ 의례와 권력


 

7장 텍스트


 텍스트란 무엇인가?/ 『성서』의 텍스트적 형태들/ 텍스트, 맥락 그리고 세계/ 텍스트의 맥락과 사용/ 텍스트 읽기와
번역하기/ 원저자/ 텍스트, 해석 그리고 주석/ 독자와 읽기


 

8장 현대 종교, 현대 문화


 탈식민주의와 지구화/ 민족주의와 지역화/ 종족성/ 다문화주의, 초민족주의 그리고 디아스포라들/ 근본주의와 폭력/서구
에서의 세속화/ 다원주의, 대안들 그리고 탈/재전통화/ 현대 종교


 

참고문헌/ 역자후기/ 색인


 

★지은이: 맬러리 나이(Malory Nye)
런던 정치경제대학교를 졸업하고 에든버러대학교에서 사회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최근까지 스코틀랜드 알-막토움 연구소 소장, 애버딘대학교와 애버테이 던디대학교의 명예교수 등으로 활동했다. 그는 현대세계의 종교적, 문화적 다양성에 관심을 가지고 특히 다문화주의, 서구사회의 이슬람, 영국의 소수종교집단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수행해왔다. 종교학 저널인 문화와 종교(Culture and Religion)의 초대편집자이다.


★옮긴이: 유기쁨
주요 논저로 <<생태학적 시선으로 만나는 종교>>(2013),<<산호섬의 경작지와 주술: 트로브리안드 군도의 경작법과 농경 의례에 관한 연구 1~3>>(2012, 역서), <<세계종교로 보는 죽음의 의미>>(2005, 공역),<생태운동의 의례적 차원에 대한 이론적 고찰>(2005),<애니미즘의 생태주의적 재발견: 믿음의 방식에서 삶의 방식으로>(2010),<인간과 종교, 그리고 생태: 더 큰 ‘이야기’ 속으로 걸어가기>(2010)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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