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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종교, 폭력, 평화>

 

제 1발표

 

 

제 목: 현대 평화연구에서 종교의 위치

 

발표자: 김명희(서강대) 

 

논평자: 박규태(한양대)

 

제 2발표

 

제 목: 인도 종교문화의 평화적 종교사상과 종교폭력

 

발표자: 류경희(한국외국어대)

 

논평자: 류성민(한신대)

 

제 3발표

 

제 목: 불교에서의 폭력과 평화

 

발표자: 류제동(금강대)

 

논평자: 송현주(순천향대)

 

제 4발표

 

제 목: 한국 천주교회의 평화교리와 평화운동

 

발표자: 박영대(우리신학연구소)

 

논평자: 박준영(아시아가톨릭뉴스)

 

제 5발표

 

제 목: 유일신 신앙과 폭력

 

발표자: 김형민(호남신학대)

 

논평자: 이혁배(숭실대)

 

 

<발표문 요지>

 

1. 현대평화연구에서 종교의 위치

발표: 김명희 (서강대학교)

평화연구의 역사는 오랜 기원을 갖지만 현대평화연구는 제2차세계대전을 전후로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 그 접근법으로는 인간적, 개인적 접근과 국가수준의 접근 그리고 국가간의 교섭이나 기구를 통한 국제적 수준의 접근방법이 있었다. 주로 정치학이나 사회학에서 활발히 진행된 평화연구는 최근 들어서는 평화학의 창시자 요한 갈퉁에 의해 스칸디나비아 평화학이 주목받고 있다. 직접적, 구조적, 문화적 폭력과 평화론으로 전개되는 갈퉁의 평화연구는 종교의 평화사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갈퉁이 주장하는“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는 인도종교를 대표하는 힌두교와 불교의 아힘사 진리에 절대적 영향을 받고 있다. 이렇듯 오늘날 진행되고 있는 평화연구와 평화운동은 종교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게 된다.

따라서 본 발표에서는 먼저 현대 평화학의 동향에 대해 간략히 다룬 후 거기서 종교가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려고 한다. 또한 현대평화연구에 있어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요한 갈퉁의 평화연구를 중심으로 평화론에 나타난 종교의 역할을 밝히고자 한다. 이어 제종교의 틀 안에서 시도된 비폭력 평화운동이 종교와 관련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주요 인물들을 중심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여기서는 특히 간디와 달라이 라마, 함석헌 등의 비폭력 평화운동을 살펴보게 될 것이다. 이것을 토대로 21세기 미래의 평화학에 있어서 종교의 새로운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2. 인도 종교문화의 평화(아힘사)정신과 종교폭력

발표: 류경희 (외국어대학교)

일반적으로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등 인도에서 발생한 종교들은 자타가 공인하듯이 타 종교에 대해 매우 관용적인 태도를 취하며 오랜 세기를 평화적으로 공존해왔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와 이슬람 공동체 등 일찍이 인도에 유입된 여러 외래종교집단들과도 (비교적)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런 역사적 사실과 아힘사(비폭력)와 같은 인도종교들이 제시해온 평화적 종교사상을 바탕으로 ‘인도종교’가 다양한 사상과 신앙에 대해 포용적이고 관용적인 태도를 취하며 비폭력 정신이 인도종교문화의 두드러진 특성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근대 이후 힌두와 (인도)무슬림 간의 끝없는 분쟁과 충돌 그로 인한 폭력의 악순환, 배타성을 강하게 띠는 종교 근본주의 또는 종교민족주의의 등장 그리고 최근의 선교와 관련된 테러사건 등은 인도 종교문화에 대한 위와 같은 일반적인 인식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이 상반되는 현상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모순적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폭력이나 평화와 관련한 인도종교의 태도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부정확한 이미지화의 결과이거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럴만한 역사-문화적 배경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해 볼 수도 있다. 이 글은 바로 이러한 문제에 대한 검토를 통해 과연 인도종교가 종교간 배타적 갈등과 충돌, 그리고 그로 인한 유혈폭력 등을 극복하고 평화를 구현하는데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지 검토해 보려고 한다. 이를 위해 다음의 두 가지 주제를 다룰 것이다. 하나는 인도종교문화가 과연 전적으로 관용적이고 포용적인 전통을 유지해 왔는가? 이고 다른 하나는 근래에 인도에서 발생해온 종교 집단 간 유혈사태들의 근원이 전적으로 종교적 요인들에 의한 것인가? 이다.

첫 번째 주제에서는 인도인들의 관용적 태도를 가능하게 해온 평화적 성격의 종교 사상들, 특히 인도종교의 핵심실천윤리 가운데 하나인 아힘사를 중심으로 힌두교, 자이나교, 불교 등 인도종교의 폭력과 평화 개념을 다룰 것이고 더불어 인도종교가 평화적이라는 인식을 대외에 심어주는 데 큰 역할을 한 간디의 비폭력 사상과 그 의미를 다룰 것이다. 더불어 우리가 인도종교에 대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평화적이고 관용적이라는 인상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는, 앞서 언급한 폭력적인 현상들이 발생하게 된 요인들을 분석할 것이다. 이는 주로 힌두와 무슬림 사이에서 발생해온 충돌양상으로 이에 대한 분석은 힌두교의 폭력/비폭력 개념을 재고하고 인도종교의 평화적 사상과 종교폭력 간의 괴리 또는 모순의 원인을 파악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발표는 바로 이러한 두 사항들을 검토 분석하여 인도에서 종교와 폭력 사이의 상관관계를 밝힘으로써 종교가 진정 폭력이 아닌 평화를 위한 하나의 도구(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인 지에 대해 성찰해보고자 한다.

이상적인 평화이론을 제시하는 일은 어찌 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 문제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찾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실제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분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 글이 기존에 일반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인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 두 가지 사항을 검토하는 궁극적인 목적도 여기에 있다. 종교로 인한 충돌과 갈등 그리고 폭력을 방지하고 평화로운 상호 공존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실제적이고 존립 가능한 실천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이다.

 

3. 불교에서의 폭력과 평화

발표: 류제동 (금강대학교)

현대 평화학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요한 갈퉁은 평화에 이르는 수단은 평화적이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불교의 매력으로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러나,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명제라고도 할 수 있는 이 가르침은, 현실에 있어서는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군비경쟁을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는 역설적인 주장 앞에서 무력하기만 한 것 같기도 하다. 냉혹한 현실 앞에서라고 해야 할까, 불교는 빈번히 그 자체의 근본적인 가르침을 축소하거나 왜곡하여 오기도 했던 것이다.

이는 한국불교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니, 호국불교라는 명분하에 줄곧 그 가르침을 외면해온 역사를 갖고 있는 것이 한국불교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날에도 한국불교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는커녕, 군승제도 확대에 박차를 가하면서도 그다지 부끄러워하는 모습조차 보기 어려운 것은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부정적인 모습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도법 스님이나 수경스님, 또는 최근에 소신공양으로 입적하신 문수스님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평화에 이르는 수단은 평화적이어야 한다는 원래의 가르침이 진정으로 적극적으로 주창되고 실천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비추어볼 때, 특히, 최근 천안함 사태와 관련하여, 군비 축소가 아니라 군비 확대가 스스럼없이 이루어지리라는 우려 앞에서, 한국 불자들의 보다 적극적인 행동이 절실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4. 한국 천주교의 평화교리와 평화운동

발표: 박영대 (우리신학연구소)

가톨릭교회는 1891년 교황 레오 13세가 <새로운 사태>(노동헌장)을 발표한 뒤 지금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회문제에 대해 교회의 가르침을 제시해 왔다. 지난 2004년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는 그 동안 발표해온 가톨릭 사회적 가르침을 일목요연하게 엮어서 <간추린 사회교리>를 펴냈다. 이 <간추린 사회교리>를 중심으로 가톨릭교회가 평화와 전쟁에 대해 어떤 판단 기준과 행동 지침을 가지고 있는지를 정리한다.

가톨릭 사회적 가르침은 실천을 위한 지침이다. 한국천주교회는 평화에 관한 가톨릭 사회적 가르침을 어떻게 실천해왔는가? 한국천주교회가 평화운동을 어떻게 전개해왔는지를, 최근 이라크 파병을 둘러싸고 전개되었던 천주교 평화운동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2005년 가톨릭대학생회 회원이었던 고동주 학생이 천주교 신자로서는 처음으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2009년 백승덕 학생이 뒤를 이었다. 이제 막 시작된 가톨릭 양심적 병역거부운동을 살펴본다. 고동주 학생의 양심적 병역거부가 있은 다음 우리신학연구소는 한국남자수도회 ․ 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의 의뢰로 신학생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학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지지하는 가톨릭교회의 공식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평화에 대한 가톨릭 사회적 가르침이 잘 정리되어 있는데도 한국천주교회의 평화운동은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5. 유일신 신앙과 폭력

발표: 김형민 (호남신학대학교)

2001년 9월 11일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의 펜타곤을 향한 이슬람의 테러공격은 현대사회에서 종교가 갖는 공적이며 정치적 기능에 대해 질문을 환기하였다. 이 사건으로 인해 이슬람만이 아니라 모든 종교의 폭력성이 논의의 화두가 되었다. 그러면 기독교는 어떠한가? 폭력에서 자유로운 종교인가? 중세의 십자군 운동, 종교재판, 유대인 박해, 종교개혁시대의 종교전쟁만이 아니라 기독교적 근본주의의 영향을 받고 있는 미국의 패권정치적 현실을 볼 때 기독교 안에 내재하고 있는 폭력성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왜 평화의 종교인 기독교가 폭력에 취약한 종교가 되었는가? 최근 역사학자이며 종교학자인 얀 아스만은 “모세구별이론”을 통해 그 원인을 기독교의 유일신론적 성격에서 찾았다. 유일신교적 신앙에 근거하고 있는 기독교의 배타적 신 개념은 그 안에 폭력의 가능성을 배태하고 있으며, 기독교가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허나 히브리 성서에서 아스만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본문들을 찾을 수 있으나 성서비평적 작업에 충실하지 못하다. 뿐만 아니라 유일신 신앙이 신화의 세계에서 인간을 해방함으로 인간이 신 앞에서 자유롭고 책임적 존재로 살아가도록 인도했던 사실도 고려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오늘날 기독교가 폭력의 유혹에서 벗어났다는 말은 아니다. 이를 위해선 신앙의 본질에 대한 자기비판적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믿음이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진리에 대한 배타적 확신이 아니라 타자로서의 신과 이웃에 대한 인격적 신뢰관계로 이해함이 필요하다. 타자에 대한 신뢰는, 사랑이나 기쁨과 같이 자기 자신에 대한 집착에서 해방될 때 가능하다. 특히 기독교는 이러한 타자를 위한 신학을 삼위일체의 신학을 통해 극복해 나갔다. 유일신교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표상이 종교와 정치를 통일시키는 세계의 지배자였다면 삼위일체론에서 말하는 신적 세 인격의 특징은 사랑과 사귐이다. 오늘날 다원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종교 간에 진리에 대한 논쟁은 정상적 현상이다. 다만 이러한 논쟁은 반드시 자유의 공간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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