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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도 신종교 연구 동향을 일별하다

2012.2.7


한국의 신종교 연구는 적지 않은 연구자들이 수행해온 것처럼 신종교의 교단별 연구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교단별 연구는 기초연구이자 근본적인 연구여서 꼭 필요한 연구이기는 하지만 종교연구의 전초 자료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교단연구에도 ‘보다 주관적인 연구’와 ‘보다 객관적인 연구’로 그 유형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보다 주관적인 연구’는 호교론적 연구라고 해서 종종 비판적 관점이 요청되는 경우도 없지 않으나 그런 것을 연구자들이 백안시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이다. 교단 자신의 입장에서 연구하는 ‘보다 주관적인 연구’를 우선 잘 살펴서 그 진위 여부와 찬사에 담긴 진정성을 잘 알아 치리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그렇게 할 때 신종교를 연구하는 것이‘보다 더 충실한 객관적인 연구’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신종교를 충실히 이해를 위해서는 양자가 서로 보완관계라고 볼 수 있다. 강돈구 교수(한중연)는 이러한 ‘보다 객관적인 연구’에 후학의 귀범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지난해(2010년)에도 일련의 교단 연구에 덧붙여 ‘대순진리회의 종교교육’을 『종교연구』지(한국종교학회)에 게재했고 ‘금강대도의 현재와 미래’를 후반기 학술대회에서 발표하였다.

올해 『종교연구』지에 실린 신종교에 대한 연구물로는 먼저 ‘근대 한국의 신선 관념 변용: 대순진리회의 지상신선사상을 중심으로’(제62집, 2011년 봄)에서 한국 종교문화 원형 중의 하나인 신선사상의 시대적 변용을 살피고 그와 같은 신선 관념이 대순진리회의 지상신선사상에 어떻게 전승되어 왔나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의 신선사상의 전개를 알 수 있는 귀중한 글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2011년도 후반기 학술대회에서는 주제(종교와 마음, 그리고 자살)에 맞춰 ‘원불교 단전주선에 나타난 심신수행론’(김수인), ‘한국 신종교에서 본 마음과 몸’(차옥숭), ‘대순진리회와 전진교의 마음을 본으로 한 수행에 관한 비교’(박마리아)가 발표되었다. 이들은 한국의 신종교에서 마음이 중요한 주제라는 것을 또 한번 확인시켜주었다. 그리고 새로은 교단연구로는 ‘그리스도의 교회의 정체성과 특징’(박영란),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의 가족가치와 이웃종교의 가족가치 비교연구’(노희정)가 발표되었다.

동 연구지 제64집(2011년 가을)에는 한국종교학회가 기획한 ‘한국종교학회 40년의 회고와 전망을 싣고 있다. 그 글 중 『종교연구』수록 논문(1972년~2010년) 분석’(오지섭)에서 그간 수록된 신종교연구 논문이 “다섯 번째로 많은 수의 분야”라며 모두 54편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이들 수록 논문들이 역시 동학/천도교, 원불교, 증산교 등 한국 근대에 형성된 신종교들에 집중되어 있다고 하였다. 내용적으로 한국종교 분야에 연관되는 것이니 만큼 앞서 한국종교분야 분석에서도 언급했듯이 한국의 종교연구가 아직도 한국종교 분야에 많이 집중되어 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라고 그 의미를 밝히고 있다.

본격적인 신종교연구의 기치를 세운 한국신종교학회의 2011년도 연구 업적은 『신종교연구』지에 고스란히 실려 있다. 우선 기획논문으로 전년도에 이은 ‘한국신종교의 생사관과 의례’(제24집, 2011.4)에서 ‘동학 수운교의 생사관’(이찬구), ‘원불교의 죽음교육과 생사관’(김도공), ‘승리제단의 생사해탈과 영생의 원리에 관한 연구’(한강연)가 실렸다. 또한 ‘세계화 시대의 신종교’(제25집, 2011.10)에서는‘종교시장의 세계화와 신종교운동의 대응’(박승길), ‘한국 명상단체의 세계화 기획과 서구 사회의 대응’(우혜란), ‘세계화 시대의 원불교 세계교화 방향’(박혜훈), ‘세계화 시대의 통일교’(김항제)가 실렸다. 특히 추계학술대회에서는 기왕에 논의된 세계화와 신종교를 심화시켜 ‘세계화 시대의 한국민족주의와 신종교’라는 주제로 ‘세계화 시대 신종교와 민족주의’(신광철),‘세계화 시대의 민족주의와 민족종교’(김용환), ‘한국 신종교운동에서 민족주의 담론의 변화와 전개’(이재헌), ‘개항기 신종교의 민족주의’(고남식), ‘한국 신종교의 민족주의와 세계주의 융합과정 연구’(조응태)가 발표되어 주목을 끌었다.

그 외에도『신종교연구』 제24집에는 연구논문으로 ‘대순진리회와 도교의 신앙체계에 관한 비교’(박마리아), ‘통일교 정치사상으로서의 공의론’(김항제), ‘한국신종교운동의 미래와 금강대도’(윤승용), ‘통일교 사상과 주자학의 비교연구’(주재완), ‘한국 신종교의 개벽사상에 관한 고찰’(나권수), ‘바하이신앙과 통일교 평화론에 대한 비교연구’(안신,허우성), ‘신종교의 다문화가정시대의 도래에 따른 대응’(김계정)이 실렸다. 『신종교연구』 제25집(2011.10)의 연구논문으로는 ‘한국 신종교의 생명문화’(조응태), ‘초기 원불교의 신화적 변용에 관한 연구’(권동우), ‘보천교와 무극도의 신앙대상에 대한 고찰’(진정애), ‘대순진리회의 정신개벽론 연구’(나권수), ‘대순진리회 사회복지의 현황과 과제’(이경원최경익), ‘금강대도 사상에 나타난 심성의 위상’(이병욱), ‘한국전쟁이 신종교 형성에 미친 영향에 대한 연구’(양편승)가 있다. 2011년 『신종교연구』지에 실린 연구논문의 연구경향은 총 14편 중 2개 교단 이상의 비교연구가 6편이어서 비교적 적절한 연구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신종교연구』지(제25집)에 실린 신종교자료 곧 ‘21세기 세계화된 동양(Globalized East)에서 신종교연구의 새로운 흐름’(안신)을 통해 세계신종교학회와 2011년 대만 세계신종교 국제학술대회의 참관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신종교학회는 국제저널(International Journal for the Study of New Religions)을 2010년부터 발행하기 시작함으로써 학회수준의 세계 신종교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2년 모로코 국제학술대회를 기약하여 신종교연구에 관심하는 한국의 참여자들을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www.cesnur.org 참조)

한편, 종교교육을 연구 발표하는 『종교교육학연구』지(한국종교교육학회)에도 심심치 않게 신종교에 대한 연구가 실리고 있다. ‘증산의 유교 비판과 수용’(윤재근, 제35권 2011.2), ‘다문화사회와 통일교의 종교교육’(문선영, 제36권 2011.7), ‘다문화사회에 있어 상생을 위한 대순사상의 제언’(윤재근), ‘다문화사회와 원불교의 종교교육’(고시용)이 있다. 2011년도 추계학술발표회에서는 ‘통일교 중등학교 종교교과서 개발’(이재일), ‘원불교 중등학교 종교교과서 개발’(김귀성)이 발표되었다.

2011년 한국의 신종교 연구를 일별하면서 아쉬운 점은 글 쓴 사람의 천학비재로 연구 성과를 다 살피지 못하고 몇 몇의 학회에 집중한 것이다. 한국의 신종교 연구는 각 종단에서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물론 각 종단에서도 ‘보다 객관적인 연구’가 수행되고 있으나 ‘보다 주관적인 연구’가 대부분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여 ‘보다 객관적인 연구’가 학회를 통해 더욱 진작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앞선다. 그런 좋은 조집들이 나타나고 있다. 기쁜 일이다. 잔설이 남아 있어도 훈풍이 불면 벌써 봄이 와있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김항제_

선문대학교


hjbuli@hanmail.net


주요논문으로 〈통일교의 생명사상와 생명윤리〉,〈한국 신종교 창교자의 위격〉등이 있고 주요저서로 <<통일교의학

연구>>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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