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3.1운동 발상지 봉황각에서 心學을 공부합시다

 

 

2012.6.19

 


        다음 달 7월 21일(토), 한종연 회원들의 봉황각(鳳凰閣) 방문을 환영합니다.


        봉황각은 1912년 6월 19일 의암(義庵) 손병희 선생이 일제에 빼앗긴 국권을 찾기 위해 천도교 지도자를 훈련시키는 목적으로 세운 건물이다. 선생은 1912년부터 3년간 전국의 교역자들을 일곱 차례로 나누어 49일 이신환성(以身換性)의 수련(煉性修煉)을 시켰다. 이신환성이란 육신에 물든 마음에서 벗어나 한울의 본래 성품을 회복하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개인적 이기심에서 벗어나 민족을 생각하고 인류를 생각하는 큰 자아로 거듭나게 했던 것이고, 이로써 일제에 대한 죽음을 무릅쓴 저항의식을 고취하였다. 이 교육을 받고 나간 교역자는 총 483명이었다. 이들이 훗날 3.1운동 때 각 지역의 지도자로 성장해 민족운동의 최선봉에 섰다. 특히 3.1운동을 앞두고 1919년 1월 5일~2월 25일까지 49일 동안은 전 교인이 참가한 가운데 ‘나라를 위한 특별기도’를 봉행했다. 또한 이 곳에서 1월부터 손병희 선생을 비롯하여 권동진, 오세창, 최린, 이승훈 등 종교지도자들이 여러 차례 모여 3.1운동의 거사를 모의하였으니, 봉황각이야말로 실질적인 3.1운동의 발상지라고 할 수 있다.


        봉황각의 건축양식은 '弓乙(궁을)'자형으로 평면이 구성된 한식 목조건물이다. '弓乙'자형의 몸채는 정면 5칸, 측면 2칸이고, 왼쪽 머리를 구성하는 부분은 정면 4칸, 측면 2칸 규모인데, 오른쪽 모서리 한 칸은 몸채 왼쪽 모서리와 겹쳐 있다. 몸채는 한가운데에 정면 2칸의 대청을 두고 오른쪽에 정면 1칸, 측면 2칸의 누마루가, 왼쪽에 전퇴를 둔 정면 2칸의 방이 배치되어 있으며, 정면 가운데 칸 처마 아래에는 '鳳凰閣' 현판이 걸려 있다. 기단은 두벌대의 장대석 기단을 두었고, 그 위에 사각형의 초석을 두어 사각기둥을 세웠다. 처마는 부연을 단 겹처마이고, 지붕은 팔작지붕을 하였다. 이 건물은 얼른 보기에는 민가풍의 건물로 보이나 격식은 궁궐의 부속건물 양식이 가미되어 있다. 봉황각 바로옆 서편 안채의 부속건물은 봉황각과 함께 지은 것으로 일제 패망이후 손병희 선생의 부인 수의당 주옥경 여사가 살았다.


        수운 선생은 신비적 종교체험으로 천도교를 창도하였지만 결코 한울님의 권능에 의해 세상을 바로잡으려 하지 않았다. 선생은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 속에 모시고 있는 본래의 한울마음을 깨달아 그것을 지켜내도록 함으로써 자발적인 도덕 실천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것이 유학의 ‘인의예지’를 대체하는 ‘수심정기(守心正氣)’의 도법이라고 하였다. 주자학적 윤리 규범들은 이미 형식화되고, 명분만을 중시하면서 더 이상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지도적 기능을 상실하고 있었다. 이에 선생은 외재적인 천리에 근거한 윤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실질적인 실천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해, 마음과 기운을 실질적으로 맑고 밝게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서 ‘수심정기’를 내놓았던 것이다.


        수심정기가 동학천도교 수도의 원리라면, 주문 공부는 수도의 구체적인 방법이자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주문은 단순히 주술적인 효과를 바라는 기원의 도구가 아니라, 수심정기를 하기 위한 구체적인 공부 방법이다. 수운 선생은 “열세자 지극하면 만권시서 무엇 하며 심학이라 하였으니 불망기의 하였어라” 라고 하여 주문만 열심히 외워도 누구나 현인군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해월 선생도 “주문 삼칠자는 대우주대정신대생명을 그려낸 천서(天書)이며, 시천주조화정(侍天主造化定)은 만물 화생의 근본이며, 영세불망 만사지(永世不忘萬事知)는 사람이 먹고 사는 녹의 원천”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천도교 주문은 천도교의 핵심을 압축적으로 드러낼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중요한 수도법이다.


        천도교의 주문수련은 크게 두 가지로 진행된다. 하나는 현송법이라고 해서 큰 소리로 21자(강령주문 至氣今至願爲大降 8자와 본주문 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 13자)를 일정하게 반복해서 외운다. 이는 기운공부를 위주로 하는 수련법이다. 이를 반복하면 한울의 기운을 접하게 되어 심신이 정화, 치유되며, 마음과 기운이 맑고 밝아지며 힘이 생기게 된다. 이를 통해 왜곡된 마음과 균형을 잃은 기운이 조화롭게 되면서 항상 심화기화(心和氣和), 즉 마음이 화하고 기운이 화한 상태로 변화되게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묵송법은 강령주문을 뺀 본주문 13자를 소리 내지 않고 조용히 읊어 마음의 본체와 우주의 근본을 관하는 공부다. 이를 통해 “마음이 곧 하늘”이라는 것을 온전히 깨닫고 나면 세상 티끌에 물든 마음에서 벗어나 본래의 청정한 마음을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본래의 비고 고요한 본성(성품)을 회복하는 공부이며, 참 나를 찾는 공부이기도 하다. 성품의 본성은 본래 생함도 멸함도, 죽고 사는 것도 없는 것이라고 한다. 마음이 비고 고요한 성품자리에 들어가게 되면 그 어떤 것에도 물들지 않고 모든 것에 걸림이 없는 대자유의 쇄탈자재한 인격에 도달하게 되고 저절로 참된 지혜가 나온다고 한다.


       천도교의 주문공부는 한마디로 하면 심학이라 하여 마음공부이지만, 나눠서 보면 한편으로는 현송을 통해 몸과 기운을 변화시킴으로써 마음공부를 하며, 또 한편으로는 묵송을 통해 마음의 비고 고요한 경지에서 저절로 들어나는 본성을 공부하는 성품공부를 겸하고 있다. 이처럼 주문이라는 간이한 방법으로 몸과 마음, 그리고 성품 공부를 겸하는 것이 천도교 수도법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김용휘_

천도교 한울연대 사무총장


not-two@hanmail.ne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