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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새해입니다
news letter No.451 2017/1/3
새해입니다. 정초에는 누구나 꿈을 꿉니다. 사람들은 제각기 자기 ‘주인’에게 소원을 빌곤 하죠. 자기한테 하는 다짐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정초의 풍경은 이러합니다.
저도 소원이 있습니다. 그 꿈을 실현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꿉니다. “이 나이에 무슨....”하는 부끄러운 자의식이 없지 않습니다만 “이 나이에 욕을 먹은들....”하는 생각이 겹치니 여간 다행스럽지 않습니다.
제 올해 소원은 이러합니다.
내 언어가 맑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추고 가린 것이 없는 언어. 겉에 발언되는 언어와 다른 속내언어가 없는 언어. 그렇게 투명한 발언을 하는데도 그 언어가 예(禮)에 어긋나지 않는 언어. 다른 사람이 내 발언을 듣고 나서 나를 잘못 알게 되지 않는 언어. 흐린 흐름이 흘러들어도 마냥 맑은 그런 언어를 발언하고 싶습니다.
내 언어가 순했으면 좋겠습니다. 결이 고와, 아니면 잘 다듬어진 결이 고와, 엉키지 않는 언어를 발언했으면 좋겠습니다. 멍들게 하지 않는 언어. 상처 내지 않는 언어. 남녀노소빈부귀천이 함께 있어도 누구나 두루 다 알아듣는 언어. 질기지 않고, 딱딱하지 않은 언어. 그런 언어를 발언하고 싶습니다.
내 언어가 따듯했으면 좋겠습니다. 시린 마음이 더 듣고 싶어 하는 언어. 따듯한 마음이 공명(共鳴)하는 언어. 오래 기억되어 문득문득 되살아나 온기를 전해주는 언어. 그래서 그 언어 속에서 유영(遊泳)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하는 언어. 마침내 그 언어의 메아리 안에서 손발이 얼었던 시절을 회상할 수 있는 그런 언어를 발언하고 싶습니다.
내 언어가 아름다웠으면 좋겠습니다. 듣고 있노라면 소리가 아니라 풍경이 보이는 언어. 갑자기 무지개가 뜨고 별의 운행이 보이는 언어. 높고 낮은 소리나 모질고 둥근 소리들이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보이는 언어. 즐겁고 행복하여 그 발언에 참여하여 함께 춤추고 싶어지는 언어. 이런 언어를 발언하고 싶습니다.
“꿈도 야무지지....”하시는 말씀이 그대로 들립니다. 그렇습니다. 꿈인데, 현실이 아닌데, 그거야말로 한번 야무져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삼가 우리 한국종교문화연구소 모든 분들과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분들 모두에게 새해 소원성취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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