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단체(救世團體)’에 대한 단상 news letter No.896 2025/8/19 최근에 몇몇 학생들과 함께 두아라(Duara)의 《주권과 순수성: 만주국과 동아시아 근대》1)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몇 해 전 ‘종교와 노년’ 공동연구 결과물을 작성하기 위하여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제도 관련 자료들을 찾을 때, 본서의 제3장2)에 언급된 구세단체(redemptive societies)에 대한 내용을 접했는데, 찾던 내용과는 전혀 맥락이 달랐지만 상당히 흥미로웠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는 독서 모임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라서―이끄는 것 같아도 실은 이끌린다.―번역서를 읽다가 조금이라도 석연치 않으면 원서와 대조해 보기도 하고 이것저것 찾아보기도 하면서 읽었는데, 구세단체의 면모는 예전보다 선..
‘(故)황선명 선생님의 추모집’에 수록할 논문들을 읽고 나서 news letter No.895 2025/8/12 2025년 1학기를 마치며 시간에 쫓겨 밀렸던 학업을 마무리하고 약간의 여유를 갖던 중, 7월 말에 고(故) 황선명 선생님의 여러 논문들을 읽고 검토할 뜻밖의 기회를 얻었다. 필자가 선생님의 글을 처음 접했던 것은 2-3년 전에 ‘협의의 정감록’으로 분류되는 감결류 문헌들을 읽고 공부할 때1)였다. 다만, 그때 선생님의 ‘십승지(十勝地)’ 관련 글2)을 접한 이후로는 부끄럽게도 황선명 선생님에 대해 과문했던 처지였다. 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종교에 관심이 있는 후학으로서 선생님의 문제의식과 다양한 논의점들을 글을 통해 소통하며 즐거운 배움의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 내가 읽은 글들은..
2025년 여름에 읽는 무속의 현실 news letter No.894 2025/8/5 2025년 7월에 진행된 특검 수사를 통해 지난 정권의 비행에 관한 정보가 쏟아지는 동시에 여기에 종교계가 광범위하게 연계되었음이 알려지고 있다. 보수 개신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불교와 무속이 혼합된 일광조계종, (국민의힘 경선과 관련해서는) 신천지, 그 외의 여러 점복 관련자가 조사 대상이 되거나 거명되었다.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각종 종교를 아우른 광범한 범죄 행위의 개요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시점이라 논평할 수는 없지만, 학자로서 잘 알지 못했던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지적 갈증에 시달린다. 이 종교 현실을 설명할 이론적 자세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그리고 주지하다시피 이 종교 현실의 복판에..
땀을 흘리다가 땅강아지 news letter No.893 2025/7/29 너무 덥다. 체온보다 바깥 기온이 더 높다. 그래서 숨을 토해내며 체온을 낮추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열기를 뿜어대는 선풍기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지금은 6월 윤달에 속하므로, 이 무더위가 자리 잡고 거듭하는 느낌이다. 두 개의 고기압이 한반도에 겹쳐있어서, 두꺼운 이불 두 채가 덮고 있는 모양이라는 기상발표를 들으니, 더욱 숨이 막힌다. 그렇다고 ‘공기조절’이라는 핑계를 대며 갑질을 일삼는 자에게 동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쪽 더위를 저쪽으로 전가하며 결국 더위의 총량만 더 하는 자의 횡포를 보면서 어찌 그와 함께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남은 것은 수백만 년 전부터 이어져 온 방법뿐이다. 그저 땀이 흘러나와 마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