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테미즘에 관한 단상 news letter No.858 2024/11/26 최근 중국 상대(商代) 토테미즘 설을 검토하는 중에 국내 사정이 궁금해서 이런저런 자료를 뒤져보다가 흥미로운 대목이 있었다. 동양철학 관련 학회지에 실린 어떤 논문에서 지적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여기서 굳이 이 논문의 서지사항을 밝힐 필요는 없을 듯싶고, 현재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윤리나 한국사 교과서에서 한국사상의 연원을 어떻게 기술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거기서 도출된 문제점을 수정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한 글이었다. 흥미롭다고 여긴 대목은 다름이 아니라 이들 교과서를 보면 동양사상의 연원은 유불도 삼교에서 찾고, 서양사상의 연원은 그리스 사상과 헤브라이즘에서 찾으면서도 한국사상의 연원은 단군신화에 근거하여 샤머니..
대중(大衆)의 시선으로 보는 수행(修行) news letter No.857 2024/11/19 우리나라에 단일한 ‘종교법’은 여전히 만들어지지 않고 있지만, 가톨릭의 「교회법」, 개신교의 「총회헌법」 그리고 조계종의 「조계종법」은 있다. 이들 종교계의 법률들은 종교계 내부의 조직, 제도, 규범 및 행위들을 규율하고 통치‧감시하는 기능을 한다. 그러면서 오늘날 국가의 법제 형식을 반영하면서 확대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개별 종교의 자율성은 보장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 봐야 할 점은 우리 주변의 교인(敎人)들이나 신도(信徒)들까지 종교법의 관할 아래 있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목회자, 성직자, 승려의 여러 비위(非違) 행위들이 소위 세간(世間)의 재판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것..
恨江은 흐른다 news letter No.856 2024/11/12 1986년 5월, 저는 서울대 국사학과 대학원생 몇 명과 함께 광주 망월동 묘지를 찾았습니다. 민주화 운동의 열사들에게 슬픔의 꽃을 바치며, 1980년 5월 희생된 한 초등학생의 무덤 앞에서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이듬해에는 학생과 농민, 노동자들이 신군부 정권에 맞서 거리로 나섰습니다. 저는 한국이 곧 민주적인 정치 체제를 갖춘 '동방의 등불'이 되어 세계무대에서 떳떳하게 설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타고르는 “그 등불이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 조선은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고 말했습니다. 타고르의 예언은 오늘날 전 세계의 젊은 층을 매료시키는 한류를 통해 실현되고 있는 듯합니다. 2024년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이 예언..
폭력과 종교 news letter No.855 2024/11/05 어찌 보면 그 차원과 성격이 다른 용어를 맞붙이는 것이, 독자들 심경에 불편을 끼칠까 봐 조심스럽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근년에 빈번하게 내 생각 속을 헤집고 다니는, 저 어휘들의 의미를 솔직히 짚어보고 싶다. 나와 상관없는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간주하며 한 걸음 물러나서 본다고 하더라도,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레바논- 이란 등지에서 반복되고 있는 전쟁과 테러야말로 인간이 초래할 수 있는 폭력의 최극단이다. 그 폭력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꼬리표 즉, 민족 · 종교를 거듭 주목한다. 특정 종교의 신앙심에 투철한 성년의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전쟁터에 나가서 싸우다 죽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치자. 그런데 아직 아무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