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지나는 길목에서 조미아를 생각한다 news letter No.692 2021/8/24 태풍 오마이스는 멀리서부터 기세를 뽐내려 했던지, 이곳에 도달하기 전부터 굵은 빗줄기를 뿌려댔다. 태풍이 내가 사는 지역을 거쳐 간다고 해서 이틀 전부터 부산을 떨었다. 1주일에 한 번 쓰레기를 수거해가는 탓에 마당 한구석에 쌓여 있는 온갖 쓰레기들을 분류하고 정리하여 비닐하우스에 보관하고, 강풍을 대비해서 비닐하우스를 고정하는 끈들을 다시 확인했다. 그런데 주렁주렁 열매가 열려 이미 고개를 깊이 숙인 대추나무와 중심 줄기가 반쯤 썩은 커다란 자두나무가 눈에 거슬리고, 서서히 세월의 무게를 드러내어 군데군데 썩어가는 처마와 몇 해 전에 비가 새서 시멘트로 대충 발라놓았던 지붕의 틈들이 마음에 걸린다. 태풍이 지나..
질병과 종교를 대하는 우리의 시선 news letter No.691 2021/8/17 인류학자 빅터 터너가 아프리카 은뎀부족을 찾아가 현장 조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부딪친 난점 중의 하나가 과학적 관점에서 보면 미신에 불과할 수도 있을 치료 행위가 현지인들 사이에서 실제 효과를 발휘할 때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곤혹스러움에 처했을 때였다. 상징 인류학자인 빅터 터너는 자신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원시 부족이 몸에 병이 들었을 때 행하는 치료 행위를 상징체계로 보고 거기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는 데 주력하였다. 그가 보기에 이들의 치료 행위는 서구 의학과 대비하여 거의 종교에 가까운 것이었으므로 상징론적인 접근법을 택하는 편이 더 합리적이었을 것이다. 서구 인류학자들이 아프리카를 비롯한 여러 오지에서 살아..
《관자》에 나타난 노인에 대한 시선 news letter No.690 2021/8/10 필자는 지난 두 해 동안 우수하고 또 성실하신 연구자분들과 함께 ‘동아시아 종교의 노년 담론 및 실천’이라는 제목의 공동연구를 해왔다. 담론과 실천을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2차년도의 과제인 ‘실천’의 영역을 공부해 나가면서, 그간 의문의 여지없이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을 재고하게 되었다. 그 결과, 중국의 전통문화를 특징짓는 것 중의 하나인 ‘양로’를 포함하는 ‘경로’1)의 사상과 실천 및 그 제도적 측면을 의문의 여지없이 유교적인 것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아마도 유교의 경서 안에서 지나치리만큼 강조되었고, 또 조상 제사를 비롯하여 유교 문화권의 일상생활에 깊이 각인되어왔던 ‘효’를 매개로 하여 ..
북미 종교학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 news letter No.689 2021/8/3 출판된 해가 2008년이니까 벌써 ‘옛날’입니다. Gregory D. Alles는 미국의 McDaniel College의 철학 및 종교학과의 교수입니다. 종교학사와 R. Otto를 살피는 분인데 문득 엉뚱한 생각을 합니다. ‘글로벌한 시대’인데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제각기 다른 지역에서, 종교학(그는 Religious studies란 용어를 사용함)이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 ‘조망’하고 싶은 꿈을 꿉니다. 이를 곧 실행에 옮기죠. 알고 싶은 호기심만이 그를 충동한 건 아닙니다. 그는 종교학의 미래에 대한 ‘글로벌한 비전’마저 다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나온 책이 Routledge에서 출판한 Religious Stu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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